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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의 황홀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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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옥득진! 그것은 차라리 쿠데타였다. 8연승 파죽지세로 도전자가 됐을 때에도 다수의 분위기는 ‘거기까지’였다. 첫 본선, 첫 타이틀전, 꿈꾸었던 이창호와의 첫 대결. 일으키는 일마다 ‘최초’ 수식어가 붙는 신출내기가 세계최강이 9년째 쌓아온 철옹성의 귀퉁이에 흠집을 냈다. 스스로 밝혔듯 ‘특별히 준비한다고 해서 뛰어넘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닌’ 웅장한 자태에 위축될 법도 한데 그런 기색이 없었다. 착점에 힘과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막연한 꿈을 현실화시킨 무명 전사의 반상혁명은, 아직 진행형이다.  제39기 왕위전 도전5번기 제1국 ○이창호 9단 ●옥득진 2단 -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 날짜 : 2005. 06. 10 - 결과 : 149수끝, 흑불계승 장면 (초강경 대응) 줄곧 균형을 유지해 온 국면. 굳이 꼽는다면 흑쪽이 재미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앞섰다. 이창호의 백1은 흑집을 견제하며 우중앙 백의 안위를 신경 쓴 수. 다만 반발을 각오해야 한다. 흑2는 당연. 그 뒤 흑4가 두둑한 뱃심이었다. 이창호가 머릿속에 넣지 않았던 강경 대응. 최장의 시간을 들이며 백5로 맞받아쳤다. 엎질러진 물이기도 했다. 참고도1 (지나친 활용) 서로 하중앙쪽이 무척 두고 싶은 자리. 백1은 흑A, 백B, 흑C로 봉쇄당하는 것을 방비하는 수이다. 그렇더라도 당장 두면 흑2부터 우상이 뒷맛 없이 통째로 굳어진다. 부풀어 오르기 전에 조금이라도 견제하고 싶은 것이다. 참고도2 (무난한 응접) 단순히 4에 막지 않고 한번 끊어간 △는 흑1로 받아달라는 주문. 좀더 득을 보겠다는 의도이다. A의 곳이 선수로 들어 백의 안형 확보에 도움이 된다. 흑의 입장에서도 이 그림이면 가장 무난한 응접이었는데…. 참고도3 (악수교환) 이제사 백1, 3으로 결정짓기란 승부를 떠나 자존심의 문제. △와 ▲는 명백히 악수 교환이다. 장차 백A로 내려섰을 때 B로 달리는 끝내기를 없앤 이적행위인 것. 실전진행1 (독수 연발) 〈장면〉 흑4는 실리의 손실이 크기 때문에 여간해선 결행하기 힘든 수. 모험이 따른다. 그런가 하면 백도 우중앙 대마가 미생이어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옥득진은 흑집이 붕괴된 보상을 1, 5, 9 등의 독수를 터트리며 얻어내려 했다. 성적을 올리는 이유를 가늠케 하는 굉장한 기백! 참고도4 (실리로 변신) 굳이 잡으러 가지 않고 실리로 대항하는 방편도 있었다. 흑1부터 5로 백 두점을 취하는 변신. 〈실전진행1〉 흑9로도 가능한 변화이다. 그러나 패기가 넘치는 옥득진은 한번 빼든 칼을 도로 집어넣지 않았다. 실전진행2 (주고받은 대실착) 사느냐, 잡느냐의 긴박한 상황. 피차 겁난다. 그럼에도 옥득진의 착점에는 그다지 망설임이 없다. 수읽기를 끝냈다는 듯이. 대마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쌍방 큰 실수를 주고받는다. 흑4가 패착이 될 뻔했으며 백7, 9가 그것을 묵인해 준 최종 패착. 특히 7, 9는 우직하기 그지없는 우형이다. 이창호의 컨디션 난조! 참고도5 (효과적인 활용) 〈실전진행2〉 흑4로는 1로 활용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이 자리도 절대선수로 듣는다. 약간의 집이 불어나는 백2, 4는 대수롭지 않다. 대마 공방에서 몇 집 손해는 하찮다. 참고도6 (맞끊는 맥) 한편 백은 묵묵히 1로 이을 곳. 흑2로 잡으러 오면 7, 9로 맞끊는 맥이 도사리고 있다. A와 B가 맞보기. 〈참고도5〉처럼 ▲가 C의 곳에 놓여 있다면 이와 같은 수단은 성립하지 않는다. 백을 쉽게 살려주므로 흑도 이렇게 두지는 못한다. 참고도7 (잡기 어렵다) 백을 잡으러 가려면 흑8, 10. 그러나 백9로 돌파당하면 흑의 울타리가 너무 엷다. 백21에 흑22는 불가피(백A의 차단이 선수이기 때문). 29까지는 되레 흑이 궁지에 처한 모습이다. 백은 B의 장문과 C쪽을 끊어가는 수가 맞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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