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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전사의 반상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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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ㆍ득ㆍ진. 99년 입단, 00년 2단. 총 토너먼트제로 면모를 바꾼 왕위전 도전권 싸움터는 무명(無名) 기사의 파란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파죽의 8연승. 안달훈 박정상 조한승 윤준상 그리고 원성진까지,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그의 거침없는 질주에 길을 내주었다. 181대1의 바늘구멍을 뚫은 반상혁명이었다. 절대 성주(城主) 이창호와 겨룰 도전5번기 결과를 떠나 3대기전 왕위전 도전권 쟁취는 옥득진의 기사인생에 이미 찬란한 이력으로 기록됐다.  제39기 왕위전 도전자결정전 ○옥득진 2단 ●원성진 6단 - 장소 : 바둑TV 스튜디오 - 날짜 : 2005. 05. 31 - 결과 : 144수끝, 백불계승 장면 (파괴의 콤비블로) 작년 11월 군복무를 마치고 제자리로 복귀한 옥득진은 마스터즈 4강에 진출하며 이변을 예고했다. 강약조절과 균형감각이 뛰어나다는 평. 긴박하던 추의 균형을 기울어뜨린 승부처는 우상이었다. 백1에서 3이 흑진을 일그러뜨리는 콤비블로. 도전권에 힘을 실어준 맥의 연타였다. 실전진행1 (지나친 활용) 좌상 일대를 백집으로 허용해서는 안 되는 원성진은 흑1로 붙여 삭감의 전단을 구했다. 7까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모습. 그러나 재차 흑9를 활용하려 한 것이 문제수였다. 백8로 인해 흑진의 맛이 고약해진 것. 참고도1 (차단) <장면> 백8은 필요한 수비. 흑진의 엷음을 노리기도 하지만, 그보다 그 수가 없으면 당장 흑2부터 차단당하는 뒷맛이 꺼림칙하다. 죽지 않을지라도 삶을 도모하는 사이 우상이 전부 흑집으로 굳어질 터. 참고도2 (효과적인 응수) 우상은 어떤 식으로든 손질이 필요하다. 단순히 받아주는 것보다 흑1이 효율적인 응수. 백2를 강요한 다음 5의 곳에 선점할 수 있는 것이 흑1의 효과. 이 자리가 매우 큰 수로 남아 있다. 물론 우상은 흑1로써 약점이 방비되는 건 아니지만 실전처럼 진행되더라도 1에 흑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크다. 참고도3 (주객전도) 흑1에 대해 손을 빼기는 어렵다. 백2를 서두르면 당장 흑3의 젖힘이 날아든다. 잡혔던 중앙 흑 석점이 부활하면 되레 백일단을 살리기에 급급해진다. <참고도1>과 다를 바 없다. 실전진행2 (실수 연발) 상대방이 장단을 맞추어 주지 않으니 ▲는 겸연쩍기까지 하다. 한가한 수가 되고 말았다. 덩치가 커져서 버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시간에 좇겨서 둔 흑1도 실착. 1과 ■를 백에게 제공한 격이다. 11도 엷은 수. A에 잇지 않은 바람에 몇 수 뒤 백B의 카운터펀치를 맞는다. 참고도4 (피해 최소화) 흑1로 올라설 곳. 흑진의 일각이 허물어지는 것까지는 막지 못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를 완벽히 제압한 것도 실전에 비해 득. 이 상황에서 <참고도2>처럼 A의 곳에 흑돌이 놓여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의 목숨이 완전히 끊긴 게 아니기 때문. 참고도5 (결정타)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펀치는 백1. 도중에 이 수를 방비할 기회는 있었지만 그것은 어차피 집부족으로 진다. 백7까지 사는 수단이 없다. 흑2로 3에 이으면 백7, 흑A, 백B로 역시 무사치 못한다.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원성진은 마스터즈 준우승에 이어 왕위전 도전권도 아쉽게 놓쳤다. 반면 질풍노도를 방불케 하는 옥득진의 기세는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위력적이다. 절대강자가 없는 요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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