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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힘은 수읽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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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든 지든 이세돌 바둑은 스릴 만점, 박력 만점 그 자체! 마법의 봉을 지닌 듯 현란한 발상과 기기묘묘한 착점은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 추진력의 원천은 수읽기.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수퍼컴퓨터처럼 정밀하다. 그것을 앞세워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때로는 상대가 제풀에 꺾여 수렁에 빠지기도 한다.  제4회 CSK배 한국대만 주장전 ○이세돌 9단(한국) ●왕리청 9단(대만) - 장소 : 서울 프라자호텔 - 날짜 : 2005. 05. 01 - 결과 : 204수끝, 백불계승 장면 (불을 당기는 잠입) 싸움으로 시작해서 싸움으로 끝난 한판. 우하에서 점화된 도화선이 판 전체로 파급됐다. 차츰 승기를 잡아나가다 ‘오직 급전’을 외치며 패싸움을 서둔 바람에 멈칫거린 이세돌은 백1의 잠입부터 다시 불꽃을 당긴다. 흑2에는 백3의 전진 스텝. 실전진행1 (흐트러진 왕리청) 흑1에 백2로 다시 전진 기어를 넣자 흑진이 거덜날 것 같은 상황. 왕리청이 당황하기 시작한다. 실착이 꼬리를 문다. 흑3이 맥을 빗나갔고, 흑9가 지나친 욕심. 왕리청은 전력투구하지 않은 흐트러진 수읽기로 제풀에 꺾인다. 참고도1 (우직한 호수) 이 부근은 이세돌이 잘 두었다기보다 왕리청의 잘못이 크다. 종국 후 왕리청은 세 가지의 실수를 자책했다. △에 대해서는 우직한 흑1이 호수. 백A로 받는 것은 흑B로 백 전체가 위험에 처한다. 따라서 백2로 변신하면 흑3으로 제압해서 충분하다. 참고도2 (정수는 치받음) 또 <실전진행1> 흑9로는 1에 치받아 귀쪽 두점을 수중에 넣는 것이 정수였다. 백2로 밀어올림을 당하는 게 싫었을까. 좀더 다그칠 수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까. 실전진행2 (수읽기의 차이) 1선에 내려선 흑5가 그나마 좋은 수. 그러나 흑11에서 왕리청은 다시 수읽기의 결함을 드러낸다. 반면 백12는 이세돌의 치밀한 수읽기가 뒷받침된 일착이요, 왕리청이 간과한 대목. 이세돌은 채 100수도 안 돼서 상대방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는다. 참고도3 (긴요한 젖힘) 귀쪽을 젖혀두는 흑1이 긴밀한 활용이다. 만일 백2로 받아준다면 흑3부터 압박한다. 백을 2선으로 기게 만드는 모습은 형세의 유불리를 떠나 상쾌한 기분. 그리고 우상귀 흑은 이대로 잡힌 돌이 아니고 A에 이으면 산다. 상변쪽 백이 자충의 형태여서 흑을 잡으러 가는 수단이 없는 것이다. 참고도4 (수상전 백승) △가 호착이라는 건 흑5로 막을 겨를을 주지 않는다는 점. 흑1에 먹여쳐서 수수를 줄이려 하더라도 백2에서 4로 따내면 수상전은 백승이다. 참고도5 (확연한 차이) 이 그림과 <참고도3>을 비교해 보면 우열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상변 백의 수수가 늘어나면 우상 흑이 전부 잡히는 것. 사는 수단을 남긴 것과는 상상 이상의 차이. 심오한 수읽기. 실전에서는 흑이 10여집 나야 할 곳이 도리어 잡혀버리며 백집이 돼 버렸다. 우변에서부터 쭉 연결된 흑집이 70집에 육박하는 대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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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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