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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정석에서 일으킨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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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한국기원의 울타리를 벗어나 봄기운이 완연한 남녘 제주에서 벌인 여전사들의 무예. 콧속으로 스며드는 그윽한 유채꽃 향내와 시각을 자극하는 에메랄드빛 바다. 8살 차이나는 윤영선과 조혜연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잠시나마 소녀 적 감성에 젖어들었다. 봄바람이 하늘하늘 치맛자락을 날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화사한 날에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하는 승부사의 현실이 오히려 야속하기도 했다.  제10기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제2국 ○조혜연 5단 ●윤영선 4단 - 장소 : 제주도 하얏트호텔 - 날짜 : 2005. 04. 09 - 결과 : 338수끝, 백1집반승 장면 (족보에 없다) 눈사태형으로도 불리는 밀어붙이기는 바둑판 4분의 1을 메울 정도로 대형 정석. 워낙 방대하다 보니 아직도 나날이 변화하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여류국수의 왕관은 그 공방에서 임자가 가려졌다. 백2, 4가 비교적 최신형. 어정쩡한 듯한 백10이 맥이다. 이때 흑11은 족보에 없는 수. 비세로 밀어넣은 주범이 됐다. 참고도1 (이전 버전) <장면> 이전에 활발하게 두어진 수가 꽉 잇는 백1. 흑은 2로 한번 젖혀놓고 4에 막는다. 계속해서 백5로 석점을 제압하면 흑도 6으로 잡아서 무난한 갈림. 백5로는 A에 젖혀 흑B를 맞아 복잡하게 판을 벌일 수도 있다. 단, 그 경우 흑C의 패맛이 남는다. 참고도2 (사나운 모양) 급소를 지켜둔 것은 정수. 흑1쪽을 돌볼 겨를은 없다. 백2로 끊기는 수를 견뎌내기 힘들다. 흑은 공배가 메워진 형태. 석점을 살려나오는 모양새가 사납다. 실전진행 (싸바르기) 백1이 날카로운 붙임. 이 수를 얻어맞기 때문에 ▲는 좋지 않을 걸로 판정이 나 있는 상태이다. 백9의 씌움이 제격. 도중에 좀더 강하게 둘 수도 있었으나 조혜연은 두텁게 세력을 쌓는 것으로 만족했다. ■의 움직임을 제어한 것도 소득. 참고도3 (파탄) △에 흑1은 큰일날 수. 공배가 메워진 흑은 움직임이 부자유스럽다. 8 다음 백A의 씌움과 B의 막음이 맞보기. 흑이 파탄난다. 참고도4 (지리멸렬) 위쪽의 흑도 다급한 상황이므로 1로 완만하게 받고 있을 수 없다. 백2에서 6을 당하면 지리멸렬. 또 흑1로 4에 호구쳐서 숨통을 트이려 하면 백A로 끊겨 아래쪽이 풍비박산. 참고도5 (정석 진행) 흑1이 정석의 수. 9까지가 부분적인 절충이다. 이후 백은 A가 호점이며, 흑은 B의 움직임이 노림. 수순 중 백4로는 한때 5에 막고 흑C일 때 백D로 넘어가는 수도 많이 두어졌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흐름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건지, 나름대로의 주관이 있었던 건지…. 결과적으로 윤영선은 사석작전에 말리며 조혜연의 여류국수 2연패에 등불을 밝혀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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