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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5억 거머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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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과 새가슴. 서슴없는 결단력과 주저하는 우유부단. 승부는 애당초 결정났다고 해도 지나칠 게 없었다. 비중이 컸던 탓에 적지 않은 실수가 나왔지만 이세돌의 강심장은 굴하지 않는 정면돌파로 난국을 극복한 반면 창하오의 새가슴은 고빗길에서 심신이 경직돼 버렸다. “창하오는 약하다. 지고서는 귀국하지 않겠다.” 어찌보면 교만하게 들릴 법도 하나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자신감을 다지는 언행의 표출. 이세돌은 불과 한 달 사이 굵직한 세계대회를 연속우승하며 5억원이 넘는 상금을 두둑히 챙겼다. 닭울음 소리와 함께 동이 튼 2005년은 ‘이세돌 세상’이다. 제2회 도요타덴소배 결승3번기 제3국 ○이세돌 9단(한국) ●창하오 9단(중국) - 장소 : 일본 나고야 - 날짜 : 2005. 01. 08 - 결과 : 188수끝, 백불계승  장면1 (최강의 칩임) 창하오가 변했다. 특징 없이 밋밋한 바둑이었으나 최근 달라진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파이터 이세돌을 상대로 맞받치기와 역습. 그러나 아직은 옛 습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우유부단함과 나약한 태도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이세돌이 흐름을 역류시킨 장면은 우하. 흑의 철옹성에 폭파특공대를 투입하면서부터다. 실전진행1 (꼬리 내린 창하오) 창하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와 1은 최강 수단. 흑1로 A는 모가치가 적다. 진로가 난감하다. 나아가야 할 사방에 흑의 철벽이 포진하고 있다. 고민하던 이세돌은 2부터 기대면서 정형을 도모하려 했으나 무거운 걸음걸이. 그런데 돌연 후퇴한 흑7이 웬말인가. 기세좋게 잘도 몰아치더더니 갑자기 꼬리를 내렸다.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졌을까, 수읽기에 혼선을 빚었을까. 참고도1 (백, 위험)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한 침입. 형세가 여의치 않은 점도 있고, 여기서 끝장보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세돌의 배포에 화들짝 놀랐을까. 왜 흑1로 겨누지 않았을까. 백2로 이으면 흑3으로 치받아 명줄을 끊으러 간다. 백이 믿을 곳은 아래쪽 흑의 약점이나 보다시피 이렇다할 수단이 없다. 백6에 흑7로 버틸 수 잇는 것도 강점이다. 장면2 (한가로운 끊음) ‘실패의 최대 원인은 결단력의 결여’라 하지 않았던가. 결단을 만들어 내는 근원은 신념과 용기. 창하오는 자신의 수에 대한 신념도 진격하는 용기도 모자랐다. 흑1은 차라리 유유자적이랄 수밖에. 한가롭게 즐길 형편이 아니다. 백도 2로는 가에 지켜두는 게 무난. 흑3의 틈새를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참고도2 (급소 공격) 강력한 맛은 조금 떨어졌지만 아직도 백대마를 몰아붙일 불씨가 살아 있었다. 역시 흑1이 짜릿한 급소 공격. 흑3까지를 선수하고 5로 덮어씌웠더라면 과연 백대마가 무사했을까. 따라서 △로는 A로 경쾌하게 틀을 잡는 정도였다. 실전진행2 (맥점 퍼레이드) 최대의 승부처. 우승상금 3억원의 향방이 우하 공방에서 결정될 판국이다. 백5가 최선. 흑6이 다시금 움츠렸다. 아마 이세돌의 다음수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백7 이하가 초반의 역경을 딛고 역전승으로 몰아간 맥점 퍼레이드. 25까지 우변도 뚫었고 하변도 돌파했다. 마치 혼자 두는 듯한 일방적 전개였다. 참고도3 (괴로운 회돌이) <실전진행2> 백5가 좋은 수였다. 단순히 백1로 끊으면 흑2부터 회돌이를 당하는 게 아프다. 앞서 두었던 △가 고스란히 떨어져 나가며 안형도 불확실하다. 이후 백A, 흑B, 백C로 잡아도 흑D. 또 백2로 3으로 호구치면 흑4를 당해서 역시 안형이 무너진다. 참고도4 (흑의 저항) 실전은 맥없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코스. 그럴 바에야 흑1로 끼워서라도 저항할 도리밖에 없었다. 백8은 13까지 끊어잡히므로 무리. 백이 손뺄 경우 흑A부터의 공격도 매섭다. 따라서 백8로는 10, 흑8이 예상되는데 백B 등을 남겨주어 흑의 손실도 크지만 백도 모양이 사납다. 참고도5 (가벼운 선수( 지고 나면 곳곳마다 후회스럽다. 애당초 우하를 가볍게 선수하고 당면 시급한 곳인 좌상으로 달려가느니만 못했다. 백은 미생이며 우변 흑집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창하오로서는 뼈에 사무칠 패배. 준우승만 6번째 다. 결단력 부족! 정상에 오르려면 기량보다 정신력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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