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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한 코붙임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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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기에서 분수령은 일단 2국이다. 뒤진 쪽이 좇아가서 동률을 만드느냐, 막다른 길목으로 몰리느냐가 결정된다. 일류끼리의 대결에서 2연패 후 3연승이라는 대역전극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므로 격차가 벌어지기 전에 필사적으로 따라잡아야 한다. 첫판을 아깝게 잃었던 창하오. 이내 냉정을 찾아 넘치는 기재로 승부를 처음 그 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초반 상대의 신수에 맞서 우변과 좌상을 연계짓는 패싸움. 멋진 솜씨로 빛을 본 그는 운명을 건 좌반부 공방에서도 재기 발랄한 착점으로 흥미를 북돋웠다. 제5회 응씨배 결승5번기 제2국 ○최철한 9단(한국) ●창하오 9단(중국) - 장소 : 소공동 롯데호텔 - 날짜 : 2004. 12. 28 - 결과 : 179수끝, 흑불계승  ※기보 안보이시는 분은 여기 클릭 장면 (코붙임 세 방) 우변 패싸움에서 필승지세를 탄 창하오. 그래도 찬가를 부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어지러운 국면에서 고삐를 바짝 당겨간 한수가 흑1의 코붙임이었다. 그리고 흑5. 떠올릴 수는 있어도 결행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수. 나아가 또 한번 흑9의 코붙임으로 이어졌다. 성공 여부를 떠나 코붙임 세 방은 바둑의 묘미와 재미를 더해준 본국의 백미였다. 참고도1 (팻감이 문제) ▲에 대한 최강의 저항이라면 머리를 눌러가는 백1. 단, 흑2부터의 반격을 각오해야 한다. 백이 먼저 따내는 천지대패. 웬만해선 흑이 버티기 어렵지만 지금은 하변 백대마를 절단하는 팻감이 받쳐주고 있어 백도 섣불리 실행에 옮길 형편이 못 된다. 성산이 없다고 판단한 최철한은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참고도2 (유력한 대안) 다음은 두번째 코붙임. 얌전한 실전응수에 대해 검토진의 절대 다수가 비판적인 시각이었다. 지금 백의 걱정거리는 하변 대마. 반대로 흑은 그 대마의 공격이 노림이다. 좌상 방면은 당장 급하지 않으므로 백1이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안형 확보에 숨통을 트이는 이 수는 7의 건너붙임이 후속 수단. 가령 18까지의 바꿔치기가 이루어진다면 선수를 뽑은 백이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참고도3 (돋보이는 수습) 사실 위쪽은 흑A면 백B가 흑모양을 깨뜨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또 흑B면 그때 백A로 실리를 챙기면 되므로 손을 빼는 수가 상당히 설득력을 얻는다. 백1을 주장하는 이유는 약점을 보강하는 흑2가 자체로 활용당한 꼴인 데다 1의 곳에 돌이 놓이면 백3 이하의 노림이 성립하기 때문. 17까지 넉점을 끊어잡은 백의 수습이 돋보인다. 참고도4 (편한 여정) 이상을 종합할 때 중단없는 강공책이 국면을 흐트리는 결과를 빚었다. 좀더 편하게 결승점으로 달릴 수 있었던 것. 거슬러 올라가, 백1은 집을 늘리면서 흑A를 방비한 뜻인데 실전처럼 흑3으로 차단할 게 아니라 흑2로 공격을 중지했더라면 간결했다(차단하더라도 B쪽이 나았다). 우상 방면에 듬직한 모양도 있어 확연한 흑의 페이스. 실전진행1 (희망의 빛) 창하오의 완고한 태도로 인해 시야가 불투명한 난전. 흑6도 고집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 힘차게 뚫고 나간 백7이 호착. 이 수를 간과한 듯하다. 11까지 흑의 외벽이 허물어졌다. 12부터의 패가 승부인데…. 참고도5 (흑모양이 승부) 검토실에서 등장한 그림이다. 좌변을 전부 헌납하고 우상 일대를 건설하는 실로 호호탕탕한 작전. 백16 이후 A든지 B든지 모양에 심지를 박아서 얼마만큼 집이 되느냐가 승부. 흑은 실전보다 이 편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전진행2 (영문 모를 불청) 1국에 이어 패싸움이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그렇긴 하나 좌상은 흑의 부담이 큰 패. 난관을 헤치고 비로소 승부를 맞추었다. 그 찰나 흑2의 팻감을 불청한 백3이 도통 영문을 헤아리기 어렵다. 흑4로 생때같은 대마가 떨어져 나가고 흑6, 8로 철심을 박아 버리니 역전 기회가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참고도6 (백승의 진행) 형세판단에 착오을 일으킨 걸까. 백1로 받아 주었더라면 창하오는 다시금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을 것이다. 그리고 다섯번째 응씨배는 최철한과 입맞춤을 예약했을 것이다. 백3의 팻감을 받아줄 수 있어도 백9에는 일일이 응수할 수 없다. 11까지 바꿔치기는 백이 질 수 없다. 백3의 팻감을 받지 않으면 백4로 따내는 수가 두텁다. 계속해서 좌하 흑을 살릴 때 백A로 공격을 퍼부어 역시 백이 지기 어렵다. 종국 상황은 서로 바둑판을 양분하며 100집이 훌쩍 넘는 대가를 지은 진기한 장면을 연출. 그러나 형세는 흑이 덤을 내고도 여유있게 앞서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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