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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착오가 빚은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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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의 특기할 사항은 루이나이웨이가 중국대표로 출전한다는 점. 국적에 따른 국가대항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측은 ‘철녀’ 루이나이웨이가 모국을 떠난 이후 줄곧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으나 세월이 약이 됐는지 시간이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세계최강 루이나이웨이의 합류로 힘의 중심은 중국측으로 약간 쏠린다는 게 전전(戰前)의 기상도. 그런데 3국까지의 중간성적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제3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4국 ○예꾸이 5단(중국) ●현미진 3단(한국) - 장소 : 중국 베이징 - 날짜 : 2004. 11. 12 - 결과 : 298수끝, 백6집반승  ※기보 안보이시는 분은 여기 클릭 장면 (돌이 역행하는 공격) 1라운드를 마감하는 일전. 연말 웨딩마치를 울리는 예비신부 현미진이 예꾸이의 2승 길목을 가로막기 위해 나섰다. 낭군이 될 김영삼도 중국까지 동행해 힘을 보탰는데…. 서로 실리작전으로 맞대응하며 평온하던 국면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흑1의 공격부터. 그러나 이 수는 명백한 방향착오. 백6으로 붙여나오니 되레 흑1이 고립될 듯한 형국이다. 참고도1 (중앙의 요처) 사실 그 전에 백이 상변에서 A 이하로 2선을 타고 넘은 수는 문제가 있었다. 집으로 별 게 없을 뿐만 아니라 흑을 두텁게 해준 죄값도 적지 않다. 백1로 중앙의 요소를 차지하면 보통. 그렇지 않으면 B로 지켜서 계속 집바둑으로 다툴 수도 있다. 상대가 지키지 않았으니 공격하고픈 마음이 강하게 솟구친 걸까. 참고도2 (올바른 방향) 지금 국면을 둘러보면 하변과 우변 백은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만큼 견실한 자세. 그런 상황에서 공격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세력을 쌓아도 효용가치가 없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잡으러 간다? 그것은 실패하면 껍데기만 남는 위협한 착상이다. 공격을 주창한 수로는 흑1로 눌러가는 감각이 바람직했다. 상변쪽에 쌓아놓은 세력을 살리는 대세관. 9까지 훌륭한 모양이다(9로는 A에 두텁게 이어도 좋다). 백은 단지 자기 세력권으로 공배연결을 꾀한 것뿐이다. 실전진행1 (공격 실패) 고심 끝에 흑1로 붙였으나 백2로 빠진 다음, 그 두점을 버림돌로 삼는 예꾸이의 타개법이 멋졌다. 4, 6으로 시원스럽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라. 공격으로 쌓은 흑의 두터움은 △에 의해, 또 상변쪽의 두터움은 백이 안정을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퇴색시켰다. 대실패. 공격이라고 표현하기가 무색하리만치 실패작이었다. 실전진행2 (비참한 결과) 공격 실패가 남긴 후유증은 집부족증. 현미진은 두리번거리다가 흑1로 발끈했다. 그러나 명을 재촉했다. 백2가 강수. 흑3은 안 되는 수다. 초읽기에 쫓겨 계산이 서지 않았던 모양이다. 14까지 처참하게 잡혀 버렸다. 이게 다 방향착오에서 기인한 결과다. 참고도3 (회돌이축) 첫발을 내디딜 때는 흑1로 젖힐 생각이었던 것 같다. 백이 3으로 받으면 흑2로 이어서 약간 벌어들인 모습. 그랬는데 백2로 끊고 4로 기어나가는 강수를 뒤늦게 발견한 듯하다. 흑이 고집을 피우면 회돌이축. 혹시 결혼준비로 경황이 없었던 건 아닌지. 아니, 비단 그뿐만이 아니었다. 처음 치르는 시스템이 낯설고 부담스러웠는지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든 기사가 실수투성이였던 1라운드 내용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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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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