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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조훈현 이창호 두 거장의 이야기가 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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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부’는 한국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두 거장의 실제 이야기를 다뤘다. ‘전성기에 제자를 들인 스승 그리고 불과 10대 중반에 스승을 꺾고 일인자가 되는 제자’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이다. 조용하며 총명해 보이지 않는 눈빛을 지닌 제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천재성으로, 황제였던 스승의 영토를 한칸씩 점령해 간다. 반면 스승은 심리적 중압감과 체력 소진으로 가상의 숫자 반집에 무너져 간다. 이 대비가 영화 속에서 잘 그려지고 있었다. 살아있는 드라마가 영화가 되었다. 3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승부' VIP 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이 자리해 기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 ![]() ![]() ▲ 시사회.
![]() ▲ 기자를 대상으로 한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저녁엔 프로기사·바둑관계자, 감독·주조연 배우들이 참여한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신진서 9단은 “두 선배기사의 싱크로율이 대단했다. 특히 조훈현 국수님의 싱크로율에 더 놀랐고, 대국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천만 영화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 ▲ 조훈현 9단(왼쪽), 이병헌 배우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기존의 바둑을 다룬 영화가 대체로, 도박이나 범죄조직에서 벌어질 법한 가상의 서사를 다룬 것과 달리 영화 승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데서 나오는 진중함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였다. 또 바둑 자체가 주제라기보다는 액션 영화의 ‘이채로운’ 배경 정도로 바둑을 소재로 사용하던 기존 작품들과는 성격을 달리했다. 승부사 내면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힘을 쏟은 것으로 보였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조훈현 역을 맡은 이병헌의 헤어스타일이었다. 얼핏 화면이 흔들리면 조훈현을 보는 듯 착각할 정도로 비슷하게 스타일링했다. 절로 미소가 나왔다. 이병헌은 “8대2 가르마 가발을 쓰고 분장을 한 채로 거울을 보니 이게 참 재미있었다. 그 시대의 헤어스타일로 고증을 하니 보는 분들도 참 재미있다고 생각하시겠다고 생각하면서 촬영 현장을 갔는데 다른 분들 분장을 보고선 ‘내가 졌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타이틀 전선에서 이창호에게 점차 밀려갈 때 ‘장미 담배’에 더 의존하게 되는 모습이나 ‘와기(臥棋)’처럼 조훈현이 대국 도중 체력 한계에 허덕이는 모습은 익히 잘 알고 있는 모습이면서도 스크린에서 이병헌 배우의 연기로 접하니 묘했다. 다만 바둑인 중엔 영화에서 중간 중간 나오는 대국 내용 자체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다. 기보 내용이 섬세하지 않아서다. 영화는 그보다는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에 더 중점을 둔 듯했다. 바둑판과 바둑알을 다각도로 비추고 그것을 머릿속 수읽기의 시각화로 바꾸느라 애쓴 흔적이 보였다. 그덕에 영화를 보다가 집중력이 흐트러지진 않았고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궁금해졌는데, 어떤 바둑계 바깥의 여성 기자가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몰입해서 봤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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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 ▲ 김형주 감독.
두 사람 중 누가 주인공이냐는 물음에 김형주 감독은 월간 바둑을 많이 참고했다면서 “이야기의 무게추는 조훈현 국수에게 있지만 결국 두 사람의 대결과 성장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을 때 때로는 승자에게 때로는 패자에게 마음이 가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그래서 균형을 맞추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고증에 관해선 “미술, 소품, 의상, 공간 같은 경우 촬영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하나의 공간을 네 다섯 군데로 나눠서 촬영하면서 시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면서 “두 실존 인물(조훈현·이창호)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극적인 효과를 위해 선택이 필요했다. 예를 들면, 스승과 제자가 처음으로 만나는 타이밍이나 첫 대결 장면 등은 영화적 연출을 가미했다. 또 조훈현 국수께서는 영화에서처럼 완강하게 몰아붙이며 훈육하시지는 않았고 이창호 9단의 경우는 어릴 때 장난기 많고 쾌활한 성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영화에서는 자신의 바둑을 찾기 전까지는 아이 같은 모습을 부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바둑을 잘 모르는 관객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제작하려 한 의도도 밝혔다. “저는 바둑을 하나도 모르는데, 바둑을 모르고서도 이 영화를 보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원칙이었다. 그런 기본 토대 위에서 여러 가지로 디벨로프하고 준비했다.”고 했다. 한편 이창호 역을 맡았고 시사회에 나오지 않은 유아인 배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아인은 마약 혐의로 2024년 9월 징역 1년 선고 후 수감되었고, 2025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5개월 만에 석방됐다. 석방 한 달 후 ‘승부’가 개봉 확정되었으나, 배급사는 모든 홍보에서 유아인을 배제했다. 이 영화는 원래 2023년 넷플릭스 공개 예정이었으나 유아인 사건으로 연기되었다가 극장 개봉으로 변경됐다. 감독은 “사실 주연 배우로서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회구성원으로서 잘못을 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있는 중이기에 제가 더 할 말은 없다”면서 “영화의 대사처럼 ‘지옥 같은 터널에 갇힌 느낌’이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막막했지만, 개봉이라는 한줄기 빛이 보이면서 숨통이 트는 기분이다. 감격스럽다. 저뿐 아니라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개봉을 기다렸기에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요즘이다”라고 했다. ![]()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 ![]() ▲ 이병헌 배우(조훈현 역).
조훈현 역을 맡은 이병헌 배우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소감으로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드라마틱한 일이 실화로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았다. 두 레전드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고 그런 과정을 겪었다는 게 정말 흥미로웠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 촬영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 변화 없이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무표정하고 정적인 가운데 폭발하는 감정, 절망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또 “조훈현 국수가 제자에게 패배한 후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과정은 영화에서는 단 한 줄의 대사로 표현되지만 실제로 그 마음은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복잡했을 것이다. 그 감정을 읽어내고 제것으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또한 유아인 배우와 호흡을 맞춘 기억을 되새기면서 이병헌은 “유아인 씨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었기에 제 쪽에서 기대가 더욱 컸다. 촬영하면서 느낀 건, 예상보다 과묵한 후배였다는 것이다. 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회식을 자주 하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역할에 몰입하고 함께 리허설을 하며 대사를 맞춰보는 시간에 유아인 씨는 굉장히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저 역시 몰입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바둑과 친숙해지게 된 과정도 말했다. “바둑을 두는 방법이 급선무는 아니었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의 눈빛, 행동, 손짓, 마음가짐 그리고 경기 중 감정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기본적으로 바둑돌을 놓고 치우고 하는 동작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하는 것 외에 답이 없었다. 영화가 결정되자마자 바둑판을 집에 갖다 놓고 아들과 함께 손동작을 익혔다”고 했다. 제자 이창호가 빠르게 성장하고 추격해오면서 마치 속이 좁은 사람이 된 것처럼 초조해하는 연기를 하던 때에 대해선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제 안에 이미 그런 면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표현됐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병헌은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만약 저보다 훌륭한 후배가 있다면 그 배우의 연기가 훌륭할수록 나도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전체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왼쪽부터) 조현훈 9단과 아내 정미화 여사, 배우 문정희(정미화 역), 배우 이병헌(조훈현 역)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 ![]() ▲ 문정희 배우(정미화 역)
조훈현 국수의 부인 정미화 역을 맡았던 문정희 배우는 영화 속 감정선과 연기로 구현하며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집에서 남편과 아들처럼 키운 제자가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을 때 정미화 여사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같이 차를 타고 갈 때, 결승전을 마치고 돌아올 때, 집에서 각자의 방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 정미화라는 인물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바둑을 직접 두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마음을 숨기면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존재가 되어야 했다. 실제로 정미화 여사님은 강단있는 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점을 연기에 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 ▲ 조우진 배우(남기철 역).
라이벌 서봉수 9단을 나타낸 듯한(그러나 많은 면에서 다른) 영화 속인 인물 ‘남기철’을 연기한 조우진 배우는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에게 생각과 마음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에 조언을 건네는 인물이 제가 맡은 역할이었다. 조언의 한마디 한마디가 어떻게 하면 진정성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께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담백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담백함이란 것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작품을 통해 깨달았다”고 했다. 영화 승부는 3월26일 개봉한다. ![]() ![]() ![]() ![]() ![]() ![]() ![]() ![]() ![]() ![]() ▲ 프로기사·바둑관계자, 감독·주조연 배우 저녁 시사회에서 함께했다. [제공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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