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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잠은 진짜 잘 안오더라
함부르크에서의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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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어린 시절, 독일은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는 선진국이자 일종의 제품 브랜드였다. 백인 하면 으례 미국인이겠거니 하던 시절이지만 독일 제품들은 좀 더 독립적으로 인상에 남아있다. 국민학교 1학년쯤이었을 무렵, 왠일인지 물 건너왔다는 독일 칼, 독일 가위, 독일제 손톱깎기는 일제 전자 제품들과 더불어 어른들이 좋아하고 아끼는 일종의 인기 품목들로 자리잡고 있었다. 잘 드는 독일 칼, 주부들의 로망(?)이었던 것 같다. 아마 그 시절 독일제 쵸콜릿과 더불어 독일제 생활용품들이 우리 주위에 보였던 것은 독일로 건너 간 한국 간호사들과 광부들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들이 한국에 다시 올 때마다 그런 것들을 선물로 가득 들고 오곤 했으니까.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예전에 독일로 건너갔던 그런 간호사 분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6월 10일, 독일 뮌헨행 루프트한자 비행기 안에서 독일 간지 40년 넘었다는 간호사 출신 여성분이 옆자리에 앉게 되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나자신 그닥 사교적이지않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이분은 68년 한국을 떠나, 현재는 독일 남부 도시 뮌헨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고 했다. 독일 스튜어디스와 능숙하게 독일말을 주고 받기에 '뭔가?' 했더니 그런 사연이 있었다. 독일인과 결혼해 아이도 낳고 잘살고 있다는 이 여성분은 역시 '한국인'답게 옆자리 여행객에 대해 이것저것 호구조사를 하셨고 나 또한 그분에 대한 예의로서 간략한 호구조사를 마쳤다.  이분, 한국의 고향(경남)에는 3년에 한 번 정도 오신다. 독일에 처음 자리를 잡을 때, 한국이야말로 더욱 어려울 때라 한국에 가끔 오면 '나도 독일에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들도 많았단다. 내게 무슨 용무로 독일에 가냐 물으시길래 '출장'이라 하였더니 걱정을 해주신다. - 독일어를 잘하나 봐요? "아뇨! 전혀 몰라요." - 그럼 영어를 굉장히 잘하나 봐요? "음..사실, 굉장히 못해요" 이런 대화가 오고 가니 옆 자리의 동포청년에 대해 근심어린 얼굴을 하신다. 독일서 며칠 있느냐 길래 '3일 묵었다가 떠난다' 했더니 '그러면 굉장히 피곤할 거다'라고 말씀 하신다. 보시기에 요즘 오랜만에 본 한국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한국 물가가 이미 굉장한 수준이라 서비스 업종 빼곤 독일과 물가 차이가 별로 없다, 어떤 건 더 비싸다'고 하신다. 그리고는 '한국사람이 영어 못 하는 건 학교에서 시험을 치기위한 목적으로 영어를 가르쳐서 그래요. 그냥 영어로 말하고 듣고 쓰고 하는 것을 가르쳤으면 다들 지금보단 잘했을 거에요."라는 말까지 덤으로 해주신다.  ▲ 함부르크, 물이 이렇게 많은데 물값은 맥주보다 비쌀 때가 많다. 또 파는 물에 탄산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맥주가 오히려 낫다는 느낌을 줬다. ○●... 물 대신 맥주 독일이 이렇게 먼 곳인줄 몸으로 알았다. 오래 앉아있다보니 엉덩이가 썩는 느낌이다. 뮌헨에서 목적지인 함부르크로 가는 독일 국내선으로 갈아탔다. 국제선보다 좌석이 크다. 그런 느낌이다. 함부르크에 가는 비행기안에는 체구가 큰 게르만 인종이 100%에 가깝고 동양인은 동행한 이세미씨와 딱 둘이다. 한국에선 유럽-인도어족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도 길에 지나가면 안그런척하면서도 신기하게 오래 보곤 했는데 여기선 우리같은 '몽골리안'들이 딱 그 꼴이다. 독일서 생활했던 황인성 아마 7단도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현재는 바둑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스위스에서 바둑보급중이다.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제3회 기도컵 최강부 영문해설을 맡았다. 2년전 황인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 독일에 대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이렇게 직접 독일서 만나게 될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숙소에 조금 늦게 나타난 황인성이 엄청나게 반갑게 맞아준다. 나말고 나와 동행했던 이세미씨를. "여기선 아침,점심은 커피와 빵, 저녁은 맥주로 채우게 될 수도 있어요." 황인성이 그런 말을 했다. 정말 그렇게 됐다. 물을 그냥 한 잔이라도 공짜로 주는 경우는 없어 무조건 사 먹어야 하는데, 그게 커피값이나 맥주값보다 그리 싼 편이 아니고, 맥주보다 비싼 경우도 종종있다. 약간 갈등을 했는데 물 대신 맥주를 택했다. 위도가 높은 곳의 여름에 온다는 백야현상은 처음이다. 도착하고 나니 현지시간 저녁 9시인데 그냥 오후 3~4시쯤라는 착각을 했다. 10시 11시쯤 되야 어두워 지는데 실제로는 가로등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밝다. 피곤해 죽겠는데 한번 깨면 말똥말똥해진다. 독일에 있던 3일 내내 그러했다. 황인성은 유럽 바둑연맹의 랭킹 2인자다. 2005년 독일서 처음 바둑보급을 할 때는 한국에서 온 아마추어지만 자신이 상당한 실력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 바둑의 '마스터'라는 느낌이 안 들면 당연히 보급도 힘들다 - 유럽의 여러 토너먼트에서 닥치는 대로 참가해 중국프로들을 포함한 현지의 강자들을 이겼었다. 최근에는 대회참여가 그 때 보단 적어진 편이다. 유럽바둑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면서 바둑밖에 모르는 현지의 강자들에 대한 어떤 미안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럽에도 수준급의 바둑'실력자'들은 있다. - 모르겠다. 황인성이 그런 미안함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는. 다른 사람에 대한 미안함이나 배려심이 많은 바둑고수는 승부 자체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 바둑계에 있다. 함부르크에서 꽤 괜찮은 것이 '사우나'이고 게다가 그 사우나가 '남녀혼용'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곳엔 반드시 가야한다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감'과 '불요불굴의 투쟁정신'이 몸속에서 작렬했지만 결국은 가지 못했다. 식사때 물대신 마시던 맥주 때문이었다. 맥주도 술은 술이라서 누적이 되면 피곤하다. '오늘은 피곤하니 그냥 자고 내일은 꼭 한 번 가리'이러다 보니 그냥 그렇게 금방 귀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 함부르크 시청앞,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예술가와 이세미씨, 동전을 통안에 넣어 주면 움직인다. ○●... 함부르크와 서울 산업이 발달한 독일, 그런 독일 제2의 대도시 함부르크는 매우 쾌적했다. 우리 한국의 대도시에 비교하자면 함부르크는 조용한 중소 도시의 느낌까지 난다. 도시전체가 서울에 비하면 낮은 건물이다. 건물의 끝을 보려면 목을 뒤로 꺾어야만 하는 마천루들이 잘 안보인다. 대신 3~4층 혹은 도심내 5~7층 정도의 건물이 주류를 이룬다. 도로는 2차선도 많고 인도가 있고 자전거가 많다. 대형차가 없다. 100% 중,소형차다. 카페가 많은 거리는 깨끗해 보이고 예뻐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실제로는 담배꽁초도 많이 떨어져 있다. 그래도 크게 신경쓰일만큼 더럽다는 느낌까진 들지 않았는데, 도시전체에 먼지가 없고 공기가 좋기 때문이었다. 건물은 갈색도 많았지만 하얀색도 꽤 있었다. 역시 먼지를 많이 안탄다는 이야기다. 코가 상쾌하다. 눈도 편안하다. 건물이 낮기 때문이고, 건물에는 간판이 없기 때문이다. 조명도 거의 없다. 건물에 대한 규제가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신 함부르크에 거주하는 시민들과 이곳에 들른 관광객들은 눈과 코, 피부로 도시의 쾌적함과 편안함을 맛 볼 수 있다. 매일 같이 느끼면 그것도 좀 지겨우려나. 전 유럽을 무대로 활동했던, 특히 프랑스와 독일을 주 무대로 활동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이런 의미의 말을 했다. " 가장 위험한 거짓말은 50%의 진실이 섞여 있을 때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거짓말이 가장 위험하다"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대도시는 언제나 땅이 모자라다. 즉 도시에 집중이 되기 때문에 쓸 땅이 언제나 좁은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듣던 '이데올로기'중 하나가 바로 "땅이 좁아서 높이 져야한다"는 것이다. 함부르크에 와보니 이 말이 절반은 진실이 섞인 거짓말인 것을 눈과 코로 알겠다. 독일북부 물류의 중심도시이자 항구도시, 제2의 대도시 함부르크는 마천루 위주의 도심개발을 하지 않았다. -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말했듯이 '(한국에서 대단위 고층 아파트 방식처럼 고층위주로 개발하는 것은 그것이 모두가 아닌 어떤 누군가에게) 개발 이익이 가장 많이 나기 때문이다'. 독일은 고층 위주의 그런 개발방식을 택하지는 않은 것 같다. 황인성의 말로는 독일의 거의 모든 도시들이 비슷하다고 한다. 대체로 도시의 건물들이 높지 않은 것이다.  ▲ 어린이 특별 시상. 각 부문에서 열심히 활약한 어린이들에게 부채 바둑판 학용품을 선물로 줬다. ○●... 3일간의 기도컵 아마추어 대회가 3일간이니 일종의 축제가 된다. 물론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의 기도컵은 참가자에게도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령 대국장인 하인리히 폴거스트 주변의 숙박시설에서 3일간 부부동반으로 지낼 경우 우리돈 50만원 정도는 필요하다. 이게 가장 편하고 좋겠지만 돈이 너무 없으면? 그래선지 개별적으로 침낭을 가져와 학교 체육관에서 씻고 자고 하는 참가자가 많았다. 끼니는 대회본부 학교내에 마련한 임시 매점을 이용하면 된다. 학교 밖 세인트 게으로그 거리는 노천카페가 많은 곳이지만 경제적 부담이 된다면 값이 싼 매점이 좋겠다. 매점 운영은 조직위원회에서 - 실은 대회 운영을 맡은 토비아스씨 부부, 독일에서 유일하게 바둑사업을 한다고 봐도 좋다. - 맡고 있다.  ▲ 함부르크의 연인, 내 눈치 보랴, 주위눈치보랴, 일 하랴, 척 보기에도 대회기간 내내 과격한 애정표시를 자제하느라 몹시 힘드셨을 이세미(왼쪽)와 황인성 커플, 이제 눈치 그만 보고 과격한 시간 가지셔요. 쑥스러워 하면서 최대로 취한 급진적인 포즈 특별히 시간과 돈을 들여, 황금같은 3일 연휴를 이용해 참가한 대회인만큼 많은 바둑을 두고, 대회에 참관한 한국 프로와 고수들에게서 더 많은 복기와 강평을 듣는 것이 이들의 주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세돌의 스승'이자 '윤영선의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최고의 프로기사로 여겨졌다. 권갑용 8단이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약간의 표정과 '제스처'를 섞어 유럽 바둑인들을 즐겁게 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한국에서 온 '특급 마스터'의 지도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권 8단, '아마추어들을 지도할 때 절대 지루하면 안되요, 각자 수준에 맞는 게 있고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는데 말이 잘 안통하니까 다 보여주지는 못하겠네'라고 하신다. 고수 맞다. 바둑을 두는 아이들은 당연하게도 모두 부모와 왔다. 실력이 강한 아이들은 일반 토너먼트에 가서 지기라도 하면 엉엉울고, 실력이 낮은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공놀이를 하다 얼굴에 공을 맞고 엉엉울고. 그럴 때마다 가까이에 있던 부모나 어른들이 아이를 안아주고 먹을 것을 준다. 독일이나 유럽의 대회는 한번 일정이 정해지면 그대로 간다. 그리고 꽤 오래전부터 예약을 받는다. 가령 유럽에서 매년 2주 가까이 열리는 '유럽바둑 콩크레스'는 1년전부터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기도컵은 대회 60일 전에 공고해 그 시점부터 예약을 받았다. 예약은 대회 참가비(25유로)를 내는 것도 포함한다. 한국인 이선화씨의 남편, 독일바둑의 강자 딕후트씨는 이번 기도컵에 참가를 하지 않았다. '직장인' 딕후트씨는 사는 곳이 함부르크와는 좀 멀기에 대회 기간내 Wbaduk 서버에서 최강부중계를 열심히 보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딕후트씨는 바둑이 좋아 한국어를 배웠고(한국어가 쉽다고 독일내 한국 유학생이 속였다고 한다, 약간 분개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결국 한국인과 결혼까지 골인했다. 이세미씨의 말로는 최강부 우승자 팔발로그를 비롯한 고수들의 만족도도 좋았다고 한다. 유럽의 큰 대회는 메인토너먼트에 최강그룹도 같이 섞여 스위스리그 대국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기도컵은 따로 유럽랭킹에 따라 최강부 8인을 떼어놓고, 참가하는 사람은 모두 상금을 주기 때문이다. 바둑도 좋지만 상금을 받으면 더 좋다. 누구나 그렇겠지.  "" ▲ "제자를 정말 잘 두셨어요~." 스승인 권갑용 8단과 윤영선 8단 ○●... 전쟁의 추억, 세인트 니콜라이 메모리얼 (성 니콜라이 기념관, 전쟁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복원) '독일인은 혼자 있으면 철학을 하고 둘이 모이면 전쟁준비를 한다'는 농담이 있다. 이런 농담을 독일인들이 듣는다면 별로 좋아하지 않겠지만 독일에 대한 강렬한 인상 하나가 '전쟁'이다. 예전에 '전쟁史 매니아'인 사이버오로 김범준 기획팀장이 읽어보라며 줬던 '2차세계대전史' 시리즈는 유럽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줬다. - 이것들이 정말 전쟁으로 밤을 지새웠군.  '' 적어도 함부르크에서 전쟁의 흔적은 없었다. 독일을 출국하는 날이었던 14일에 '세인트 니콜라이 메모리얼'을 우연히 보게 됐다. 건물 표지판에 보인다. - '전쟁중 고모라 작전에 의해 파괴되었고,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복원했다 ' - 75m가 넘는 이 건물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함부르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지하에는 별도의 추모 기념관이 있다. ◀ 세인트 니콜라이 메모리얼 50여년도 더 된 오래전, 함부르크엔 대 폭격이 있었다. 책에서만 봤던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게 됐다. 오래 전 책에서 봤던 기억들을 조합해 본다. 독일은 2차대전중에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전략적인 폭격과 전략적인 포격을 무수히 받았다. 민간인들까지 몸으로 겪어야 했다. 전략폭격은 주로 영미 연합군에 의해 주도되었다. 전략 폭격이란 1000대 이상의 폭격기를 동원해 특정 도시전체를 초토화 시키는 것이다. 이런 작전은 먼저 침략을 자행한 독일에 대한 보복심리가 기저에서 작용했다. 게다가 1차대전에 이어 2차대전까지 국력을 총동원한 총력전의 양상이라 적국의 시민들에게 싸울 의지를 완전히 포기할만한 심리적 타격을 주고자 했다. 이게 특히 필요하기도 했다. 1942년에 독일의 퀼른이 당했고 수만의 독일 시민이 산 채로 타죽었다. 폭격이 끝난 도시는 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했고 불이 꺼지자 '문명의 폐허'와 '거대한 쓰레기더미'만이 남았다. 연합군은 이를 '퀼른化'라고 불렀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런 종류의 폭격에 대해 잘 알고 있다. - 맞다. 이른바 '융단폭격'이다. 단체기합받을 때 쓰는 '원산폭격'이란 말도 여기서 유래한 것일 게다. 6.25 전쟁은 이런 류의 폭격이 많이 쓰인 전쟁이다. 아 불쌍한 우리 한국. 함부르크는 독일 북부의 항구도시이자 물류의 중심지고 전략적으로도 중요해서 폭격 당할 이유가 많았고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 함부르크를 먼지로 만들 규모였다. 그 폭격작전의 이름은 '고모라'였다. 43년 7월에 폭격작전이 진행됐다. 함부르크는 '퀼른화'되었고 폭격이 진행되는 동안 도시엔 섭씨 수백도의 열풍이 불어 콘크리트 도로가 녹을 정도가 됐다. 퀼른과 같았다. 수 시간내 수 만명이 산 채로 불에 녹거나 타죽었다. (독일의 드레스덴도 비슷한 폭격을 당해 같은 운명에 처했다.) 세인트 니콜라이 성당처럼 큰 건물은 도시의 랜드마크다. 폭격 항공기들을 이끄는 선도 비행기들은 이런 랜드마크로 정확한 폭격지점 부근까지 맞게 왔다는 것을 육안으로도 확인했다. 아마 이 커다란 건물은 폭격기간내내 정확한 폭격을 위한 나침반의 역할을 다했을 것이다. 연합군의 폭격과 포격을 심하게 받은 대도시에선 생존자들이 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글쎄,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독일의 나치 친위대는 전쟁중 살기 위해 폐허를 뒤지고 식량등의 생활필수품을 챙기던 피난민과 이재민을 사형에 처했다. 죄목은 '동족의 재산을 훔치는 조국의 배반자'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리의 즉결 심판이 끝나면 도시의 나무에 아무렇게나 목을 매달아 죽였다. 히틀러의 독일제국이 완전히 '몰락'한 45년엔, 히틀러가 '모든 독일 국민들과 군인들은 지금 그 자리에서 싸우다 죽으라'고 계속 명령을 내린 끝에 히틀러가 죽기 전 몇주일간 매일 수만명의 독일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독일은 거대한 잿더미가 되었다. 세인트 니콜라이 메모리얼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 뿐 아니라 어쩌면 독일재건의 상징이기도 할 것이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히틀러의 발악적인 항전 명령에, 현장의 독일 장군들이 명령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이 이끄는 군대와 밀어닥치는 수백만의 피난민을 안전하게 후퇴시키는 것에 힘을 쏟았다. 많은 사람들이 히틀러의 명령을 거부한 장군들 덕에 죽지 않고 살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잿더미가 된 독일을 재건했고, 완전히 파괴되었던 세인트 니콜라이 성당의 일부를 복원했을 것이다.  ▲ 물 대신 맥주를 마시게 되는 일이 많다. 함부르크를 떠나기 전 마지막 시간, 맥주 한 잔으로 이별을 고했다. 맥주맛을 세세히 알진 못하지만 독일 맥주는 거품이 부드러웠다. 입술에 묻어나는 느낌이 좋았다.  ▲ 학교 뒷쪽에 자리한 넓은 공간. 나무가 상당히 크다. 설마 여기에도 사람들을 목 매달았던 것은 아니겠지.  ▲ 기도산업 박장희 회장, 기도컵은 박장희 회장과 윤영선 8단의 우정에서 시작됐다.  ▲ 메인토너먼트(유단자급)와 최강부(8인리그)를 독립시켰다.  ▲ 마약 퇴치 포스터, 하인리히 폴거스트 학교에 걸려 있었다.  ▲ 대회 기간 내 바둑서적과 용품들을 판다. 대회 조직위를 맡은 토비아스, 스테피 부부가 운영하며, 대회 운영을 통해 많지는 않지만 약간의 수익도 함께 얻는다.  ▲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는 않았던 대회장. 3일간 모든 곳을 샅샅이 핥고 다닌 바둑TV 다큐멘터리 제작팀. 대회장 입구에 걸린 대진표와 승부체크사항을 영상에 담고 있다.  ▲ 클라라(왼쪽, 여성부문 우승)와 이야기중인 Wbaduk팀의 이세미  ▲ 등록을 마치고 시합을 기다리는 참가자들  ▲ 최강부(TOP 8) 주요 대국은 wbaduk서버를 통해 황인성 아마 7단의 영문해설로 중계됐다. 대국의 수순을 찍은 현지 기록자, 베런트(좌측 verand) 씨와 요크비트, 둘 다 기력은 그다지 높지 않으셨지만 사명감을 갖고 수순을 찍어주셨다.  ▲ 한 라운드가 끝나면 대회장 주변 탁자에서 다시 바둑을 두기도 한다. 여성 참가자가 점심을 끝낸 후, 미니 바둑 세트로 바둑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한 때 낚시용품과 함께 많이 팔려나갔던 바로 그 것.  ▲ 권갑용 8단의 최강부 바둑 강평. 이세돌, 최철한의 스승임은 물론 현지 바둑보급을 맡고 있는 윤영선의 스승임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매우 좋아했다. 권 8단의 특유의 풍모도 많은 유럽인들을 매혹시켰다.  ▲ 이젠 누구를 인터뷰할까?, 어떤 영상을 찍어야 하지?, 바둑TV 카메라 감독과 PD  ▲ 헝가리 바둑보급을 맡고 있는 김성래 8단도 현장에 왔다. 최강부 대국 강평을 하고 있다.  ''' ▲ 최강부 스위스리그 대진표. '○'은 졌다는 뜻이며 자칫 7처럼도 착각하기 쉬운 숫자'1'이 이겼다는 뜻이다. 대부분 경기가 스위스리그 방식이므로 이런 표기가 자리잡았을 것이다. 중간에 위치한 얀호라(Jan)는 연속 4패를 당했는데 모두 '반집패'였다. 한국의 아마강자들보다야 한 수 아래지만 진지함과 치열함은 그 못지 않아 반집승부가 유난히 많았다.  ▲ 가족이 오는 경우도 종종있다. 바닥을 겨우 길 정도의 갓난 아이, 진짜 식당 바닥을 기어다니기도 했다.  ▲ 알리나와 토니, 부녀지간이다. 알리나가 카메라를 보더니 생긋 웃는다.  ▲ 이세미 씨가 능수능란한 영어로 이 바둑 부녀를 인터뷰하고 있다. 꼬마는 영어가 약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통역이 필요.  ▲ 많은 사람들이 학교 체육관인 여기서 합숙을 했다. 경제적인 부담때문이기도 하다. 학교 밖에 호텔이 많지만 소득수준이 높은 독일물가는 보통 다른 나라보다도 비싸다. 침낭이 가득했지만 마지막 날이어서 많이 치워진 상태.  ▲ 샤니, 예쁘장한 소년인 줄 알았는데 보이쉬한 소녀였다. """네 소개를 해줘, 우린 모두 네가 소년인 줄 알았어""" "내가 머리가 짧아서 그래, 나 여자 맞아, 내 이름은 샤니, 독일 출신이고 한국에서도 3개월간 공부했었어. 이 대회선 3승 3패를 거뒀지.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생각해. 내년 대회에도 꼭 참가할 거야."  ▲ 우승을 결정지은 대국, 왼쪽이 최강부 우승자  ▲ 어린이 대회 우승자 얀과 박장희 회장이 뜨거운 시상 세레모니를 펼쳤다.  ▲ 모든 부문은 스위스 리그 7회전이었다. 자 5승 시상입니다. 우르르르. 4승 시상도 있었는데 너무 많아 단상에 모두 오르지 못했다.  ▲ 바둑판과 부채를 가지고 좋아하는 이 아이. 알고보니 알리나의 친오빠다.  ▲ 여성 부문 시상, 왼쪽이 우승자 클라라(체코)  ▲ 최강부 시상  ▲ 참가자 대부분이 모인 시상식, 상 받는 사람도 많고 박수치는 사람도 많다. 내일(화요일)부터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 많기에 마지막날 대국은 1판의 대국만 하고 곧바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 ▲ "내년에도 반드시 참가할 거에요." 우승자 폴 발로그, 김성래 8단이 운영하는 헝가리 바둑클럽에서 생활하고 있다.  """ ▲ 첫 째날 파티 "Go Party", 생맥주와 몇 가지 요리가 무료로 제공됐다. 경우에 따라선 일정 요금을 내야 하는 요리도 있다. 여기까지 와서 바둑을 연구하는 최강부 무리들."  ▲ 최강부와 메인토너먼트 등급보다 보다 아래의 기력자들은 학교 교실같은 곳에서 바둑을 뒀다. 꽤 바글바글하다.  ▲ 과연 이곳이 대도시인가? 휴일이라선지 한적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다.  ▲ 학교 뒷 편엔 이런 장식을 가진 게이바가 많았다.  """" ▲ 아마도 출입금지 표시겠지?, 자세히 보니 여기부터는 게이바가 즐비하다. 독일서 생활해 본 황인성 7단의 말로는 "여기선 유명한 게이거리"란다. 학교 뒷 편에 이런 거리가 있어도 되냐는 질문에 " 여기선 그렇게 해롭다고 생각하지 않나봐요"라고 답한다.  ▲ 일요일, 학교 앞 너른 공터엔 벼룩시장이 열렸다.  ' ▲ 함부르크 중앙역, 바둑TV 사람들은 '함부르크에서 북적인다는 느낌이 들었던 단 한 곳'이라고 말했다. 안에는 사람이 있겠지만 역시 주말 휴일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다.  ' ▲ 학교 앞은 '성 게오르그' 거리다. 이런 종류의 카페가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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