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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파란눈 프란츠-속아서 한국말 배웠다
프란츠 - 이선화 부부 '그냥저냥 친해지다 보니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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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LG배 본선1회전, 세계 24강의 첫 일합이었던 5월 18일의 대국에는 '푸른눈'의 기사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푸른눈의 이방인기사가 나타나 눈길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더욱 눈길을 끈 이유는 그가 독일과 유럽을 대표하는 순수 아마추어(아마 6단)인데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국통'이었기 때문이다. 파란눈의 주인공은 프란츠 - 요제프 딕후트(Franz-Josef Dickhut 35)씨, 프란츠씨는 제9회 LG배에 유럽대표로 초청돼 서울에 왔으며 같이 온 그의 아내는 한국인 이선화(李仙華 39)씨다. 5월 18일과 19일 프란츠-이선화씨 부부를 인터뷰 했다. 18일에는 남편의 대국을 관전하고 있는 이선화씨를 19일에는 부부를 사무실에 초대해 간단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두 부부는 키가 몹시 크다. 프란츠씨가 190 cm라 일단 올려 봐야 할 신장이고, 이선화씨도 약 180 cm 가까이 되는 듯하다. "I'm glad to meet you" "Nice to meet you, I'm ~" "어물어물..Uhm~~. 거시기....뭐라카노..엄...hello..Is this pen?" 이렇게 시작되고 진행될 뻔 했던 대화는 금세 이렇게 바뀌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프란츠 입니다." " 핫핫,^^:: 안녕하세요. 오로 곽민호입니다. 반갑습니다" 다음은 부부와의 대화이다. 한국어요? 속아서 배웠죠!  -"한국말을 어쩌면 이렇게 유창하게 하시죠?""취미 활동을 진지하게 하려다 보니, 동양쪽에 관련된 사항을 공부하고 싶었죠. 바둑이라면 한중일이 될텐데, 독일에 유학온 한국 친구가 한국어를 권했습니다. 한글이 중국 한자(漢字)나 일본어에 비하면 엄청나게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한글'은 쉬웠습니다. 근데 한국어는 어렵더군요. 나중에 보니 한국말에 한자도 엄청나던데요. 속았죠! 속아서 배운 거죠. 하하, 맛이가죠." (프란츠씨는 한국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농담을 정확하게 사용했다. 그중 하나가 '맛이 간다'는 표현) "하하. 맞아요. 한글은 쉬어도 한국말은 어렵겠죠." - "오늘 하루종일 이 질문을 많이 받던데요. 두분 결혼은? 이선화씨의 바둑실력은?" "제(이선화)가 98년 독일 방문시에 남편은 친구의 친구였어요. 모임에서 만나게 됐고, 자주 만나다 보니 정들어서 결혼했죠. 2000년에 결혼했구요. 그냥 심심(?)하게 지내며 계속 만나고 해서 특이한 러브 스토리는 없어요. 실망스럽죠?^^, 프란츠가 답답했던지 저에게 바둑을 알려 주더군요. 또 만나는 사람도 독일의 바둑 매니아들이 많고 해서 바둑룰은 알게 됐어요. 남편은 보통때 거의 말이 없고 다른 것에 신경쓰는 것을 무지 싫어해요. 그런데 바둑을 알려줄때만큼은 눈빛을 빛내며 열성을 보이기 때문에 거부하기 힘들죠. 9줄 바둑으로 배우기도 하고." - "독일에서는 주로 어떻게 바둑을 즐기시나요?" "클럽(Go Club)이 160군데 이상있고, 인터넷 바둑을 즐기기도 하죠. 유럽중에서는 독일에 바둑팬이 제일 많아요. 오로에서도 바둑을 두는데(7단*) 두는 시간이 빨라야 한국시간으론 새벽 2~3시이거든요. 시차가 좀 나서 아쉽죠. 중국기사와 두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사람들이 막 응원을 할 때도 있죠. 싫지는 않지만 한국사람들의 응원을 받는 것은 좀. 오로바둑에서 독일 국기를 달고 바둑을 두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음 인터넷 바둑을 언젠가 두는데 '폭탄 바둑'이라는 것이 있데요. '꽝' 놀랐습니다. 두어 보니 살짝 맛이 가던데요. 베팅은 가끔 하긴 하죠." "(이)자기가 건 쪽이 맨날 진다고 불만이에요", "한국에서 이런 바둑도 인터넷으로 둔다고 독일 바둑잡지에 실리기도 했죠^^." (이 독일잡지에는 약간의 만화가 있었는데 바둑판에 사는 일종의 귀여운 '바둑벌레'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회가 되는대로 프란츠씨와 협의해 인터넷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하시라) - "현재 LG-필립스에 다니시죠?" "네. 원래 화학을 전공했어요. 뒤셀도르프 근방 묀헨글랏바흐(Monchengladbach)에 살아요." "(이)아침에 회사가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몰라요" "한국이나 독일이나 직장인들이 회사 가기 싫어하는 것은 똑같군요^^" - "독일에서 바둑은 주로 어떤 분들과 두시나요?" "독일에서는 주로 자연 과학이나 전산관련 전공을 한 사람들이 바둑을 많이 배웁니다. 유럽이 대체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문과계통을 한 사람들은 바둑이나 체스를 잘 안둡니다. 같이 바둑을 두러 모임을 갖는 사람들도 수학, 물리학, 화학등 기초과학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90%이상이죠. (대부분 프란츠씨와 마찬가지로 독학으로 바둑을 배운 사람들)" - "영문 바둑 프로그램을 써본 일은 있나요?" " 몇번 써본 적이 있었죠, 그런데 모두 콩글리쉬..라서(웃음). 거꾸로 한국말먼저 생각한다음 영어 버튼을 생각하면 무슨 의미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저는 한국말을 아니까 한국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아내 덕에 한글 윈도우를 깔고 나서 오로바둑을 사용하게 됐죠. 잘 된 영문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는 자주 오시겠네요? "(이)남편은 회사일로 가끔 한국출장을 옵니다. 저는 2000년 결혼 이후 이번이 처음 한국 방문이에요^^" -바둑용어는 어쩌면 좋을까요? "일본말이 많이 퍼져있고, 한국말도 있고, 중국말도 있는데." "각 나라에서 자기말로 바꿔야겠죠." 프란츠씨는 15살때 고등학교 특별 활동시간등을 통해 바둑을 접한 후 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한국에도 1~2년 한국어 공부를 위해 체류했었고. 96년 독일로 돌아갔다. 특히 돌아간 1년뒤 한국에 바둑학과가 생긴 것을 보고 프란츠 씨는 1년 더 버텨서 바둑학과에 입학할 기회를 놓쳐서 무척 후회했다고 부인 이선화씨는 전한다. 프란츠씨는 현재도 바둑공부를 무척 하고 싶어하며, 프로입단이 아니더라도 항상 굉장한 흥미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독일에서도 2003년까지 독일내 바둑잡지를 출간했으며, 작은 소원이라면 독일이나 유럽에 한국어로 된 '아마추어 바둑대회'가 하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프란츠 - 이선화 부부에게 항상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PS : 아. 프란츠씨 부부가 밝힌 독일 바둑의 자랑 한가지. 독일바둑의 역사가 무려 80년이란다. 80년전 바둑을 두는 독일인 누군가가 바둑에 관한 기록을 남겼고, 이런 기록들이 남아 독일 바둑의 기원을 이룬다는 설명. 물론 한국과 독일의 문화적인 배경과 바둑 역사로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한국기원이 창설된 것이 1945년이니까 자랑할 법도 하다. ※사진 : 월간바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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