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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가는 ‘쎈돌’, 추락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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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시작됐다. 바둑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전세계 바둑인의 눈과 귀가 집중하는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공교롭게도, 희한하게도 한국바둑의 계보와 같이 해온 우승자 계보. 그렇다면 이번에는 누구에게 면류관을 씌워줄까. 첫 출전하는 이세돌일까, 최철한일까, 송태곤일까. 아니면 사상 최초로 이창호나 유창혁에게 V2의 문을 열어줄까. 그렇지 않으면 또다른 제3의 얼굴일까. 제5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1회전 ○이세돌 9단 ●콩지에 7단 - 장소 : 중국 상하이(上海) - 날짜 : 2004. 04. 20 - 결과 : 327수끝, 흑3점승  장면1 (힘싸움) 첫판부터 우승후보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강자끼리 격돌했다. 후지쯔배 2연패와 LG배 우승에 빛나는 이세돌과 중국랭킹 2위 콩지에(孔杰). 실적면에서는 이세돌에 크게 못 미치는 콩지에지만 그간 ‘한국기사 킬러’로 명성을 쌓아왔다. 우상 변형정석에서부터 파생된 변화가 우상일대를 복잡하게 수놓고 있다. 흑1의 공격을 맞아 이세돌은 백2에서 4로 맞부딪쳤다. 이하는 힘싸움과 수읽기의 경연장. 참고도1 (도망에 급급) <장면1> 흑1에 대해 달아나는 데 급급해서는 곤란하다. 백1은 고지식한 도망치기. 흑2로 요석 같은 △가 힘을 잃는다. 뿐만 아니라 우변 백도 정처없는 유랑 신세. 반면 흑은 이쪽 저쪽이 깔끔하게 정돈된다. 기백도 없고, 승부호흡도 없다. 참고도2 (흑대마 함몰) 흑백이 난마처럼 뒤엉켰다. <장면1>에 이어 흑이 곳곳에 드러난 백의 단점을 공략해야 할 순서. 그렇다고 직접 끊어가는 흑1은 경솔하다. 백4의 축이 성립하며, 흑5로 내려서서 우변을 노리려 해도 백6, 8로 씌움당해 파탄. 승부끝이다. 참고도3 (활짝 피어난 백) 흑1로 끊은 다음 3으로 붙여가는 변화도 좋지 않다. 백은 두점을 달아나지 않고 4로 따내서 충분. 그 두터움을 6의 공격에 향하면 활짝 피어난 모습이다. 흑은 1로 끊은 점이 악수. 빵따냄을 제공한 결과가 돼 버렸다. 실전진행1 (정확한 수순) 흑1부터 두어가는 것이 올바른 수순. 지금이라면 백도 2로 나가지 않을 수 없다. 거기서 콩지에는 흑3, 5를 기분좋게 선수하고 나서 7, 9로 이번에는 우변 백을 압박했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주도면밀한 수읽기. 장면2 (대형 사활) 백이 중앙쪽을 수습하는 사이 우변 대마가 안형을 잃었다. 흑1이 매서운 추궁. 콩지에는 일단 거기까지만 행사해 놓고 흑5로 위쪽 말을 돌봤다. 공은 백에게로 넘어왔다. 우변을 살려야 하는데 외곽의 흠집을 찌르는 수뿐. 그 과정에 있어 중앙 백말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 참고도4 (승부를 다툴 수 없다) 백1에서 3은 당연한 흠집내기이나 5쪽을 먼저 움직이는 수는 책략이 모자란다. 백9 때 흑10으로 변신할 여지를 주고, 백11, 13 때에도 흑14, 16로 중앙을 제압당한다. 두점을 잡고 우변은 살렸지만 덩치가 큰 중앙쪽의 출혈이 너무 커서 도저히 승부를 다툴 수 없다. 실전진행2 (희생 전법) 백7, 9로 키워버리는 것이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한 희생 전법. 축으로 잡힌 모양새가 비참해 보이지만 흑 넉점을 잡아들여 그런대로 위기에서 탈출한 모습. 그러나 이세돌은 수순의 테크닉으로 궁지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 싸움에서 잃은 점수가 부담이 됐는지 아쉽게 패퇴하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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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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