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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포인트-매니아 잉창치의 룰
잉창치는 없어도 그의 숨결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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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바둑대회에서 유일하게 기업 명칭이나 브랜드가 아닌 개인의 이름으로 치러지는 대회가 있다. 우리에게는 응씨(應氏)배로 아주 잘 알려진 잉창치(應昌期)배 세계 바둑선수권대회가 바로 그 것인데, 대회 창시자인 故 잉창치(應昌期)선생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응씨배는 대회 이름 그대로 다른 세계대회에 비해 '잉창치 개인'의 취향이 짙게 배여 있는 대회다. 다른 대회들이 국가별 바둑협회(한국,중국,일본기원등)의 영향아래 기업의 이름을 따서 대회가 진행되는데 반해, 응씨배는 대만재벌인 응창치 선생이 별도의 기금을 조성해 대회 운영자금(4년에 1번)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응씨룰'로 불리는 아주 독특한 계가 및 대국 진행 규칙을 선보여 대회에 참가한 세계 정상급 기사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것. 잉창치의 세계대회 창설은 중국에 대한 그의 애정과 바둑매니아로서 그의 작품인 '응씨룰'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보는 것이 바둑계의 정설이다. 잉창치씨는 자신이 직접 관여해 만든 응씨룰이 바둑에 있어 가장 합리적인 규정이라는 자부심에 꽉차 있었고, 중국 기사들이 자신이 만든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진정 원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응창치의 소망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의 바둑룰은 응씨배를 넘어선 보편적인 규정으로 자리잡지는 못했고, 4회까지의 대회동안 중국기사가 우승을 차지하지도 못했다. (4기까지 한국 우승) 잉창치 선생은 98년 8월 27일 지병으로 숨졌다. 그리고 그의 체취가 깊게 배인 응씨배는 응창치 사후에도 계속됐으며 2000년 제4회대회를 이창호 9단이 우승한 이후 4년만인 2004년에도 어김없이 열린다. 그리고 여전히 그가 만든 독특한 규정과 룰은 다른 대회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응씨배의 독특한 규정이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영향을 끼치고 특이한 긴장감을 주는 것도 사실. 20일부터 22일, 24일 3일간 매회 오후 2시부터 중계되는 대국들의 관전포인트로 삼아도 좋을 듯 하다. 20일 오후 2시 - 김승준 8단 중계해설 클릭!  시간과의 싸움 응씨배는 제한시간이 3시간 30분이다. 그리고 응씨배만 초읽기가 없다. 응씨배는 초읽기 대신 벌점제가 시간을 제한한다. 규정 시간에서 30분을 초과할 때마다 벌점으로 2점(点)씩 감점당하는 것. 시간을 초과사용해서 계가시에 벌점을 당할 것인지 아니면 주어진 계가시간을 정확히 맞출 것인지 승부사들은 결정해야 한다. 덤8점(点) - 흑이냐, 백이냐?! 응씨배는 백번이 8점의 덤을 가진다. 이는 우리식 계가로는 '7집반'에 가까운 수치라고 보면 될 것이다. 돌가리기에서 흑백선택권을 홀,짝을 맞춘기사가 직접 선택한다. 98년 1회 대회가 열릴 당시 세계바둑계는 덤 5집반이 대세였다. 따라서 1회 대회에 참가한 정상급 기사들은 덤 8점(7집반상당)은 불공평한 룰이라고 불평이 많았으나 응씨는 '정상기사들의 통계에서 흑번승률이 50%가 넘으므로 합당하다'며 밀어 붙였다. 기사들의 흑백 선택은 최초의 관전 포인트다. 대부분의 정상급 기사들은 선택권이 주어지면 백을 택했으나 3회대회에 참여했던 루이나이웨이 9단처럼 흑을 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덤 6집반이 대세로 통용되는 지금, 승부사들은 과연 흑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8점의 '현금같은 실리'를 택할 것인가? 공배도 끝내기다 중국룰은 반상의 돌을 세는 계가이다. 응씨배는 중국룰의 통상적인 계가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특징은 계점제(計點制, 돌을 센다는 의미)와 전만법(塡滿法, 모두 메꾼다는 의미). 중국룰과는 기본적으로 비슷하고 한국과 일본의 계가방식과는 매우 상이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공배도 끝내기라는 점. 반상에 돌을 하나라도 더 채워야 한다. 그러나 자충은 금물! 공배를 하나라도 더 채우려다 자충으로 바둑을 진 허망한 이야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승부는 없다? 응씨배는 장생, 삼패빅, 사패등의 희귀한 모양이 발생했을 때도 별도의 규칙을 마련해 놨다. 물론 한국과 일본등에서는 그냥 '빅' 즉 무승부로 처리하고 한판 더 두게 한다. 해결방식을 보자면 장생및 삼패의 경우 형태를 단패로 규정 팻감을 쓰게 했으며, 사패와 순환패의 경우 딱 한번의 반복을 허용한 뒤 관련된 전체모양을 빅으로 규정한다. 응씨룰에 대한 잉창치 선생의 자신감은 별도의 대회 규정을 하나 더 추가하게 만들었는데 '응씨룰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참가기사들이 만들어낼 경우 미화 5만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잉창치가 과연 '매니아'였다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규정이다. 시드 - 1회대회때 한국은 혼자였다 대회 운영에 관한 사항은 '잉창치바둑교육기금회'에서 전담한다. 마치 여타 세계대회를 각 나라의 협회에서 전담하는 것과 마찬가지. 한국기원,일본기원, 중국기원이 세계대회를 주최할때 자국 티오를 많이 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이 대회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잉창치 기금이 특히 신경을 쓰는 곳은 역시 중국과 대만이다. 5회 응씨배는 전기인 4회대회 8강진출자에게 시드를 부여했다. 한국은 4회대회를 우승했던 이창호 9단만이 4회대회 8강에 들었으므로 5회대회 참여자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숫자가 적다. 2회대회부터는 중국 일본과 비슷한 대우를 받으며 나아졌지만, 88년 1회 대회때는 한국기원 소속으로 조훈현 9단만이 홀로 참가했었다. 바둑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 낸 신화창조가 이뤄졌던 무대가 바로 응씨배였던 것이다. (재)한국기원은 88년 별세한 대만 바둑계의 대부 잉창치 선생의 영결식에 당시 정동식 상임이사를 단장으로해 김수영 7단과 하훈희 과장을 조문사절로 파견했으며 아마 8단을 추증했었다. 조훈현 9단의 1회대회 우승을 기점으로 붐을 일으켰던 한국 바둑계는 故 잉창치 선생에 대해 최대한의 존경과 예의를 갖춘 셈이다. ※참조 : 월간바둑 - 한중일 계가방식 글 99년 4월호 바둑룰을 다시 생각한다 -홍태선 98년 6월호 바둑룰 이대로 좋은가 - 귀곡사등 한중일 룰비교 91년 10월호 중국룰과의 차이 - 정수현 88년 10월 응씨룰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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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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