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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친구죠'
바둑교육 시작한 동그라미 유치원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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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 평면 위 하나의 점이 일정한 거리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움직이면 궤적이 나타난다. 그 모습이 둥글다. 어른들은 흔히 원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은 그보다는 ‘동그라미’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수많은 네모들의 뾰족한 부분이 한없이 문드러지고 뒤엉켜 동그라미를 만들어가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해진 해상도 속에서 작동하는 우리 눈에, 동그라미는 그저 곡선의 연속이다. 부드럽고 신비하다. 그 동그라미가 정말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닐까. 왜 그렇게 믿고서 가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건물도 동그라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스한 햇살이 파란 하늘을 향해 눈부시게 활 쏘던 날 동그라미 유치원에 당도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구청을 살짝 돌아 들어간 골목 어귀 동그라미 유치원의 쇠 담벽 너머론 비온 뒤도 아닌데 마치 씻긴 듯 진한 녹색으로 찐득찐득해 보이는 풀과 노랑다홍 꽃들이 봄바람에 살랑인다. 여기가 정말 맞나. 가만히 들여다 보니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착시인지도 모르겠지만 유치원이 마당을 둘러싸고 건물이 있는 형상이 동그라미라고 자꾸만 생각하고 있었다.  ▲ 동그라미 유치원의 입구.  ▲ 안녕하세요. 동그라미 유치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동그라미 유치원.  ▲ 한쪽에는 풍향계가 있다.  ▲ 축구를 즐기고 있는 동그라미 유치원생들. 이곳의 어린이들이 수업의 하나로 바둑을 배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2015 유치부 바둑교실’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 49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어린이 바둑교육 전문가를 파견하고 수업에 필요한 바둑교구와 교재를 무상제공한다. 전국 2,740명의 7세(만5세) 어린이가 대상이며 12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바둑 수업이 시작되려면 20분 정도는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그 전에 강현덕 동그라미 유치원장을 먼저 만났다. 프로를 지망하려면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는 게 바둑계의 정설이다. 프로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바둑이 지능과 정서에 주는 유익한 효과가 현저하다는 사실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잘 알려졌다. 지금에 와서 초등학생들에게 바둑은 친숙한 존재가 되었지만 그보다 어린 유치원 아이들에게 바둑은 어떤 모습으로 접근하고 있을까, 또 현장 관계자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 강현덕 동그라미 유치원장. “참 도입하길 잘했다 생각한다. 바둑이 집중력을 키워주는 두뇌 훈련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교육적 매력을 느끼고 진작에 도입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았는데, 이번에 이런 지원이 마련된 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강현덕 원장은 말했다. 유치원으로 찾아온 바둑을 무척 반기고 있었다. 아이들은 네 개 반이 각각 매주 월요일 30분씩 수업받는다. 유치원 바둑교육에서 어린이들은 수업 내용의 70~80%를 소화해낸다고 알려졌다.  ▲ 유치원 내부 곳곳에는 어린이들의 예술작품이 걸려 있다.  ▲ 창가에도~  ▲ 벽에도~  ▲ 이곳은 아담한 우리들의 화장실. 이날 수업에선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서 바둑돌 잡는 법을 배우고, 9줄 바둑판에 놓아보는 연습을 했다. 강사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은 본능적이로 줄과 줄이 만나는 곳이 아닌 네모칸 안에다 착수했다. 강사는 지적하지 않았다. 이번 시간엔 돌을 잡는 법을 잘 익히며 되었고, 착수하는 법은 나중에 배우게 될 것이었다.  ▲ '2015 유치원 바둑교육'은 바둑판과 바둑돌 등 교구를 지원한다.  ▲ 이것은 바둑돌.  ▲ 이렇게 꺼내어...  ▲ 이렇게 놓는다. 아직은 엄지를 사용하는데 이제 제대로 놓는 법을 배울 참이다.  ▲ 오늘은 바둑돌 집는 법을 배워볼 거예요!  ▲ 자, 이렇게.  ▲ 그래 잘한다. 이렇게~  ▲ 우리 조만간에 진정한 승부를 벌여 보자구, 친구^^.  ▲ 이번엔 스티커로 답을 맞혀 볼 거예요.  ▲ 이렇게 떼어서  ▲ 다른 쪽에 붙이는 거지요.  ▲ 저희가 더 잘해요.  ▲ 우리가 더 잘하는데~  ▲ 모두모두 잘 붙였나요? 네~ 당분간 어린이들은 바둑과 관련한 예절교육을 위주로 배울 것이다. 유치원 어린이의 바둑교육은 진도를 빨리 빼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시간의 압박감을 받게 할 필요가 없다. 그저 바둑이 재미있고 친구 같은 존재가 되게 하는 것이 유치원 나이의 어린이들에게 하는 바둑교육의 특징이다.  ▲ 장인지 바둑강사.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바둑강사 경험이 있는 장인지 바둑강사는 “유치원 어린이들은 초등학생들보다 바둑의 습득 속도가 느리다. 그러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유치원 바둑교육은 ‘완성’을 하는 단계가 아니다. 바둑과 친숙해지게 하는 게 목표다. 바둑을 친구처럼 느끼게 하고 바둑과 놀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더 배우고자 할 때 흥미를 잃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 바둑, 재밌나요?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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