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군 병곡면에서 매실농사를 짓고 있는 이정수 씨는 함양군바둑협회 홍보이사직을 맡고 있다. 지난 대회 때도 초청인사들을 농원으로 불러 토종닭 20마리를 잡아 원없이 들게 한 분이다. 그런데 대회준비에 너무 무리했을까. 하필 대회를 하루 앞두고 허리를 삐끗하여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를 맞았다. 그렇다고 병상에 누워 있을 위인이 아니다. 저녁, 각지에서 온 손님들이 모인 자리에 택시대절해 환자복 차림으로 불쑥 나타나셨다! 그러고선 정상인마냥 "위하여!"를 남발하시었다. 대사를 코앞에 두고 멧둥지(묘지)에 누워 있을 때가 아니라나. 항일운동하듯 이 한몸 던지시는 초개와 같은 정신에 감복하면서도 조마조마했다. ^^;;

▲ 이번은 말쑥한 차림이시다. 대회 개막식에 또 나타나시어 태연히 바둑구경을 하고 계신다. 기자는 이 사진을 찍으면서 밖에 앰블런스가 대기하고 있지 않은 상황을 내심 걱정했다.

▲ 인구 5만도 안되는 농촌 작은 군에 많은 기객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함양버스터미널을 나오니 도로 건너편에 노사초배를 알리는 현수막이 먼저 반겼다.

▲ 함양군은 2008년 8월, 노사초 국수 사적비를 선생의 고향인 지곡면 개평마을에 세웠다.

▲ 당시 천사령 함양군수는 "향후 개평마을이 바둑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와봐야 할 바둑의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사초 국수 사적비 아래로 한옥체험마을인 개평마을이 내려다보인다.

▲ 노사초배는 대회개막 오전에 대회를 고하는 제를 군수가 제주가 되어 지낸다. 초헌을 하고 있는 임창호 함양군수.

▲ 군수나 군민이나 바둑협회 회원이나 이렇듯 한마음으로 지극정성을 다하고 연대하여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니 어찌 남다르지 않으리오.

▲ 제를 지내면 음복을 하고 사적비 앞에서 참배를 한다. 임창호 군수는 이 일대를 노사초바둑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 대회시작과 끝나기까지 군수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행마를 줄곧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임군수는 함양군바둑협회 2대 회장 출신으로 함양군에서 10등 안에 드는 강자이기도 했다. 김혜민 7단과 하호정 4단에게 석점을 붙이고 1무1패면 결코 화초바둑이랄 수 없다. 노사초배의 원동력으로 "행정의 뒷받침, 협회의 추진력과 열정, 함양이 접근성이 좋은 교통의 요지"라는 세 가지 점을 들며 손님을 맞는 함양군민의 열의와 애정을 가장 큰 힘으로 꼽는다.

▲ 만찬장에서도 몸을 낮춰 일일이 잔을 권했다.

▲ 이 지역 국회의원인 신성범 의원 역시 폼(?)을 잡지 않았다. 격식 차리지 않고 선수들 틈에 뛰어들어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 더한 분도 있다. 함양군의회 임재구 부의장(가운데)은 대회장에 붙박이로 살다시피하며 열의를 보였다. 아예 대회장에서 함양군청 실무자, 노사초 국수의 손자인 노문환 씨(오른쪽)와 대회발전과 바둑공원 조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지도다면기를 하고 있는 프로기사, 이 분들 손에 손에 뭔가를 들고 마시며 바둑을 두고 있다. 지역특산물로 만든 액기스 음료를 누군가 손수 가져와 권했다. 기자에게도 한 봉 챙겨준다. 마시니...힘이 난다. 함양의 진액 인심을 폭풍흡입했으니까!

▲ 이 사진이 6회 노사초배에서 기자가 마지막으로 찍은 컷이다. 시상식을 마친 직후 이번 대회를 위해 불철주야 뛴 세 분을 꼭 담고 싶었다. 대회를 가능케 한 숨은 핵심, 노사초배의 터보엔진이다. 왼쪽부터 함양군바둑협회 심재용 경기이사, 이종욱 수석부회장, 김영길 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