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상처 경험해야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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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상처 경험해야 꽃은 핀다
| 박치문 중앙일보 바둑칼럼니스트 2023-06-24 오후 09:32 [프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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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서(오른쪽) 9단이 지난 14일 제1회 난가배세계오픈 결승에서 구쯔하오(25) 9단에게 164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사진 한국기원] |
○● [출처: 중앙일보_박치문의 검은 돌 흰 돌] 뼈아픈 상처 경험해야 꽃은 핀다 ☞클릭
세계 최강자 신진서 9단이 제1회 난가배 세계오픈 결승에서 중국 3위 구쯔하오 9단에게 패배했다. 신진서는 도저히 질 수 없는 기사였다. 모든 기록에서 그는 무적이었다. TV 중계를 보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탄식했다. 한편 그렇게 탄식하는 나 자신이 우스웠다. 도산검림의 승부세계에서 신진서는 어째서 매번 이겨야 하는가.
2년 전 삼성화재배 결승전에서 똑같은 일이 있었다. 상대는 박정환 9단. 신진서는 세계대회서 17연승 중이었고 더구나 박정환에겐 12전 12승을 거두고 있었다. 박정환은 더 이상 신진서의 적수가 아니었다. 더구나 첫판은 신진서의 승리. (부끄럽지만 나도 신진서의 승리 스토리를 미리 써놓았던 기억이 있다)
결과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2국과 3국에서 박정환이 잇달아 승리하며 우승컵을 가져간 것이다. 구경꾼들은 할 말을 잃었다. 본인은 얼마나 허망했을까. 아무도 그에게 패인을 묻지 않았다.
이번 난가배는 그때의 데자뷔였다. 결승전 시작 직전 신진서는 국내대회 13연승, 세계대회 7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92.2%(59승 5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이었다.
지금까지의 최고 승률은 신진서 자신이 세운 88.37%. 그는 이창호 9단이 갖고 있던 최고승률(88.24%)을 32년 만에 경신한 데 이어 올해는 바둑 사상 전례가 없는 90%대 승률에 도전하고 있었다.
난가배 결승 첫판은 신진서의 완승. 흠잡을 데 없는 바둑 내용에 중국 측은 아마도 절망했을 것이다. 대국이 열린 저장성 취저우시까지 미위팅·셰커 등 많은 기사가 몰려와 함께 연구하는 등 신진서 타도에 몰두하는 분위기였지만 신진서는 이미 천상에서 노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며 모든 게 변했다. 2국은 구쯔하오의 완승이고 신진서의 완패였다. 그리고 3국은 처음엔 앞서갔으나 어느 틈에 바둑이 엷어졌고 고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구쯔하오는 승리 후 감동적인 어조로 “나는 돌파했다. 그러나 신진서는 여전히 강한 선수다”고 말했다. 신진서에게 당장 전화해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신진서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법이 없고 그게 일인자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참았다. 스승도 없이 혼자 커온 신진서는 이제 23세다. 젊고 격정적인 그의 마음은 지금 어디론가 한없이 표류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그에게 어떤 위로나 충고도 하고 싶지 않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느니 승부는 어차피 자신과의 싸움이라느니 하는 말들은 다 부질없다. 이럴 때면 나는 그가 처음 프로가 되었을 때(13세 때)의 발언을 떠올린다.
“저는 바둑을 미칠 듯이 좋아한 적도 없지만 굉장히 싫어한 적도 없습니다. 바둑은 저에게 평범히 생활하는 것과 같습니다.”
신진서에게 바둑은 아주 어릴 때부터 생활 그 자체였다. 밥숟가락처럼 더불어 사는 존재였다. 3년 전 커제 9단과의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마우스 오작동으로 바둑 수가 1선에 찍혔다. 그때 신진서는 처음 분노와 격정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그는 “이제부터 세계대회서 한판도 지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게 세계대회 17연승까지 이어졌다.
신진서도 뼈아픈 패배에는 상처를 입는다. 그 터널을 지나 꽃이 만개한 듯싶을 때 아픈 패배는 어김없이 찾아오고 신진서는 다시금 어두운 터널을 걷게 된다. 그게 천재기사 신진서의 삶이다. 그러므로 신진서라는 꽃이 다시 만개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9월엔 바둑 종목에 3개의 메달이 걸린 상하이 아시안게임이 있다. 남자 개인전, 남녀 단체전이 열리는데 한·중의 불타는 시선이 오래전부터 여기를 향하고 있다. 그 앞 8월에는 응씨배 결승전이 역시 적지 상하이에서 열린다. 결승의 주인공은 신진서와 중국의 신예 셰커.
이 두 번의 빅매치에서 신진서가 모두 우승한다면 이번 난가배 패배는 오히려 좋은 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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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뽈 |
｜ 2023-06-24 오후 10:05:00 [동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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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아주 좋습니다. 저도 진서를 바둑 신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 진서의 난가배 패배는 저에게 한동안 혼란을 주었네요. 그래도 다시 추스리고 바둑 신으로 빨리 컴백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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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누리☆ |
｜ 2023-06-24 오후 11:29:00 [동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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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길수 있는게 바둑이고 누구나 질수 있는게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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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경 |
｜ 2023-06-25 오전 7:37:00 [동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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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바둑칼럼 잘 읽었습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킹 신진서 9단은 이미 신의 경지에 들어서 바둑을 두는
사람입니다. 그 경지는 바둑를 모르는 아마츄어들보다도 바둑을 잘 아는 프로들이 인정해주는 경지인 것입니다. - 그래서
구쯔하오도, 나는 돌파했다. 그러나 신진서는 여전히 강한선수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 경지의 주인공은 누구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신진서 자신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지게됬는지, 왜 패했는
지, 그 패인은 신진서만이 정확히 알수 있습니다. 누구도 그 과정(중계화면)과 결과(기보)를 분석하여 추측할 뿐 그 원인은
정확히 알수 없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AI가 개발되어 인간은 한수한수를 둘때마다 기계는 한판한판을 두어 수치와 그래프로 나타내기 때문에 대
국자도 모르는 사실을 국후 AI를 가지고 복기를 하며 모르는 것을 깨우치고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킹 신진서도 패배
후 아마 AI를 가지고 복기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AI도 제시하지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바둑팬들은 그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예, 바로 전략적인 수 입니다.
이 전략적인 수는 전투 현장에서 찾아내는 묘책입니다. 그러면 모르는 아마츄어는 말할 것입니다. 바둑돌이 무슨 전투냐고?
바둑판에 무슨 전쟁터냐고? - 그러나 이는 경험세계에서 찾아내는 수가 아니라 직관으로 찾아내는 수이므로, AI도 모르는
수 입니다. 이 수는 신공지능이 전투를 수행하면서 찾아내는 유일한 수 입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도 이 경지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구쯔하오에게 패했는냐? - 왜 2,3국에서 패했느냐? - 그것은 연구력에서 패한 것입니다. 바둑팬들은 특히 이번
결승전이 개인전으로 싸운것이 아니라, 단체전으로 싸웠다는 점을 중시해야 합니다. 한국팀은 고작 신민준+신진서이고 중
국팀은 미위팅+딩하우+셰커+구쯔하오 가 붙은 것입니다. 좋습니다. 다른때도 얼마든지 바둑두고나면 복기과정에서 주변분
들이 참여를 하고, 최종적으로 AI로 참조를 합니다. 그러나 이는 대국후에 기보를 놓고 분석하는 것이므로 당연한 절차이므
로 이를 문제삼으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국과정에서 결승전, 그것도 개인전의 결승전을 위하여 사전에 연구팀을
구성하여 연구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는 이를 돈많은 수험생이 시험전에 집중식으로 배우는 특별과외를 생각하여 정당한 것
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그 자체가 공정하지 못한 꼼수짓(?)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공공연하게
이를 인정해 - 도입해 버렸습니다. 그러니 응씨배도 단체전처럼 치루어질 것입니다. 이에 대응한 한국기원의 대책은 무엇
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그네는 이번 세계난카배에서 실수한 것은 감독 목진석 9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팀인 중국에서 개인전 결승전
을 코칭스테프와 연구팀을 구성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때,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잘못하면 선례가 될
수 있으니, 받아들일수 없다. 안되면 결승전 대국을 거부하겠다는 정도로 강하게 나갔어야 합니다. 힘이딸려 정 안되겠으면,
우리쪽에서도 그렇게 하겠다 하고 맞서야 했습니다. 그러나 힘이 없어 어정쩡하게 가장친한 친구인 신민준 9단을 우승도우
미란 이름을 붙여 데리고 갔던 것입니다. - 참 웃기는 코메디(?)고, 치욕적 사례입니다.
그냥 신진서 혼자만 데리고 갔어야 합니다. 신진서의 신공지능을 믿고 1당 100으로 싸우게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입니
다. 충분히 이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승도우미라는 어정쩡한 이름을 붙여 신민진 9단을 대동한 것입니다. 그것도 앞으로
국내대회 YK건기배 결승을 앞두고 말입니다. 이러니 코메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히려 도움이 된 것이아니라, 혼선이 되
어 버린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공연히 응씨배의 전철이 되고 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감독은
감독일만 충실(전문의료진, 전문한국식단진, 한국음료수등 대동 등)하시기 바랍니다. 대국의 승패는 선수의 몫이니 참견하
지 마시기 바랍니다. 신공지능도 이번대회를 계기로 혼자 연구하여 싸우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이 과외를 받든 말든 무슨짓
을 하든, 결국 대국자는 1인이니, AI만 참조할 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중국 저들은 신공지능에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힘이딸리니 하는 별의별 짓들- 코칭스테프진을 차린다, 연구진을 차린다는 둥 법석을 떨던 신경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참 치사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반칙을 말리지 못하는 한국기원은 왜 존재하는지....허이그 그냥....
나그네가 분석하건대, 1국에서 흑을 쥔 구쯔하오의 연구포석을 신공지능이 풀어 깨버린 것이고, 2국은 흑을 쥔 신진서의 연
구포석이 시원치않아 구쯔하오가 깨버린 것이고, 3국은 구쯔하오의 집단 연구포석에 신공지능이 말려들어 노림수에 패한
것입니다. 물론 피로에 쌓이면 자신도 모르게 착수가 빠르다는 신공지능의 버릇이 나온 점도 가세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1:4로 패한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기원은 응씨배도 이렇게 치룰 것인지...당시 국후 인터뷰에서 진행자는 구쯔
하오에게 다음에 쎄커대국(응씨배)에는 빚을 갚아야할 것이라는 우수개 소리도 나왔다 합니다. 그러니 칼럼도 진정 바둑발
전을 위한 다면, 앞으로 한국기원의 대개혁과 채찍질을 가하는 칼럼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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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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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흐흐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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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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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대국전 충분한 시간을 주고 대국시에는 신진서 곁에 감독과 관리해 줄 1~2명만 있으면 되고 승부에
관한 한 진서에게 모두 맡겨 옿는 편이 좋을거라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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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정신 |
｜ 2023-06-25 오후 9:47:00 [동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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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의 마음가짐이 반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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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e5106 |
｜ 2023-06-25 오후 12:48: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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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홍석이 한테 질 때 불안했습니다 정신무장 다시 하고 응씨배 잘 두어서 승리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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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eech |
｜ 2023-06-25 오후 4:09: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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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세계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온전히 개인 한 사람
에게 지워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의 실패의 원인이 뭐였는지를 되묻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한것입니다.(신진서 본인 뿐만 아니라 한국기원에
서도) 하지만 그
날 그날 닥친 일만 하는 관료적인 조직이라면 과연 그런걸 누가 할지...
대회 전 일정
은 문제가 없었는지, 컨디션 조절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점은 없었는지, 지원은
충분했
는지 등등. (신진서에게 바둑의 전지전능 올마이티를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신
진서 9단에게 모든 대회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객관적
으
로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예상외로 진것은 분명히 되세겨보아 교훈을 삼아야 합니다.
r>(자책이 아니라) 신진서 사범이 이번 아품을 딛고 꽂을 더욱 피우기를 계속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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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맥캔맥 |
｜ 2023-06-25 오후 4:19: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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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기계가 아닌 이상 대국수 및 대국 일정이 너무 많거나 빡빡해서 피로감에 체력 및 두뇌 성능 저하로 평소에 쉽게 보던 수
순을 못 본 것 아닐까 하는 동네바둑 하수 구경꾼의 허튼 말 보탭니다 (한국기원에서 좀 챙겨주길, 큰 대회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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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소녀 |
｜ 2023-06-26 오후 3:14:00 [동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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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문리대) 출신 박치문 선생님 의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신공지능 신진서의 완벽한 우승을 예상 했었지만,
신진서도 기계가 아닌 사람 이라는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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