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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감각, 완벽한 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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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천하를 호령 중인 최강 한국바둑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면 서해 너머 대륙으로부터 몰아쳐 오는 중국바람. 풍부한 인적자원에다 체계적인 훈련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두 나라의 다음 세대를 짊어질 신진세력간의 경연장인 한중신인왕전은 그런 의미에서 미래의 판도를 미리 그려볼 수 있는 좋은 무대. 작년 6회 대회까지는 3승 3패의 팽팽한 균형이다. 제7회 한중신인왕전 결승3번기 제1국 ○치우쥔 6단(중국) ●안조영 8단(한국) - 장소 : 강원랜드 - 날짜 : 2004. 06. 25 - 결과 : 186수끝, 백불계승  장면1 (기막힌 타이밍) 한국은 최고령 신인왕 안조영 8단(25), 중국은 신인왕뿐만 아니라 명인까지 보유 중인 메이저 타이틀홀더 치우쥔(邱峻) 6단(22)이 출장했다. 첫 대면. 흑이 우하 패를 이긴 대가로 우상은 백집으로 바뀌었다. ▲로 잡은 데까지 공방이 일단락됐는데 여기서 백1이 기막힌 타이밍에 등장한 호수. 5까지 빵따낸 자세는 전국을 압도하는 듯하다. 참고도1 (양축머리) 흑은 1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파국을 자초할 뿐이다. 흑7까지면 일단 축이나…. 다음수 백8이 평범한 듯하지만 천하의 묘수. 당장 A로 나가는 수, 또 상변쪽에서 B로 나가는 수를 동시에 성립시키는 일석이조의 양축머리인 것이다. 참고도2 (검토실의 대안) 그렇다면 빵따냄을 허용한 실전진행은 어쩔 수 없는 길이었을까? 넉넉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검토실에서는 흑1로 끄는 수를 대안으로 제시해 보였다. 백2로 따낸다면 흑3으로 여섯점을 접수해서 실전보다 낫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실전진행 (미흡한 절충) 안조영은 흑1로 몰았다. 진작부터 작심했는지 모르나 어쨌든 강수! 그러나 흑은 이 패를 다투려면 충분한 팻감이 뒷받침돼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좌상을 차지하는 정도. 하지만 하변에서의 손실을 보충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판정. 치우쥔의 빛나는 감각이 대세를 휘어잡는 원동력이 됐다. 장면2 (완벽한 수읽기) 흑1은 마지막 시비거리. 모두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기 위해 자세를 고쳐잡는 순간 백4가 치우쥔이 준비해 놓은 수수 늘이기. 그리고 가만히 이은 백8이 관전자와 안조영이 품었던 한가닥의 희망마저도 앗아가버린 호착이었다. 치우쥔이 <장면1>에서 1수 더 들이지 않은 것은 이와 같은 주도면밀한 수읽기를 마쳐 놓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참고도3 (1수 늘어진패) 흑1 때 백2, 4로 직접 수상전에 돌입하는 것으로는 일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다. 흑5로 따내고 7로 메워서 패. 백의 입장에서는 1수 여유가 있지만 질 경우에는 우변 백의 안위까지도 극도로 불안해지므로 큰소리 칠 입장이 못 된다. 참고도4 (양패) 한사코 흑이 패싸움을 고집하는 것은 보다시피 양패. 다른 곳에 패가 발생했을 때 절호의 팻감으로 작용하겠지만 이 부분만으로는 별 효용이 없다. 따라서 실전이 최선. 흑이 두드러지게 실수한 대목이 없었음에도 치우쥔이 완승을 이끈 것을 보면 명국이라 칭찬받을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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