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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때려눕힌 57세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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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에 도전하는 구리에 맞설 일본 선수는 가토 마사오(加藤正夫). 57세 백전노장으로 21세 구리와는 무려 36년의 나이 차가 난다. 커리어로 무장한 베테랑과 젊은 준재 간의 세대를 뛰어넘는 격돌. 바둑은 두 기사 공히 전투 기풍답게 치열한 난타전으로 일관했다. 제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1국 (○ 가토 마사오(加藤正夫) 9단 / ● 구리(古力) 7단) - 장소 : 상하이 왕바오허 호텔 - 날짜 : 2004.02.12 - 결과 : 170수끝, 백불계승  장면1 (위기의 백) 미세하게 끝내기 승부로 가는 것은 아무래도 집중력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승산이 덜하다고 생각했는지 가토는 초반부터 전투일변도로 판을 이끌었다. 좌변의 공방이 첫번째 하이라이트. △의 건너붙임부터 가토는 힘으로 대항하며 판을 어지렵혔는데 흑1로 총부리를 겨누었을 때 어떤 타개책을 세워 놓았을까. 실전진행 (꼬리 내린 타협) 좌변은 수상전의 양상. 흑이 정확하게 공격했더라면 백이 궁지에 몰렸을 거라는 게 잠정적인 결론. 그러나 구리는 흑1, 3으로 타협책을 꺼내들고 만다. 물론 충분히 수를 읽을 시간이 부족했겠지만 찬스를 잡았을 때 단호하게 칼을 빼들었던 어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백6까지 서로 살고 산 절충은 흑의 큰 불만! 흑진이 대파된 데다 좌하 백집도 크게 헌납했다. 참고도1 (수상전은 백승) 먼저 자신의 삶부터 도모하려는 흑1은 실패. 내가 살면 상대방은 자연사가 아닐까 싶지만 백2가 다음에 3으로 젖혀 귀와 연결하는 수를 엿보는 호수. 그렇게 해줄 수 없노라며 흑3으로 차단하면 백4로 파호해서 수상전이 되는데 흑이 이길 수 없는 모습이다. 참고도2 (흑의 1수 승리) 흑1, 백2를 교환해 놓고 흑3으로 연결을 방해하는 강수가 있었다. 백4는 어쩔 수 없는 파호. 이하는 필연적인 수상전인데 흑7, 9의 젖혀이음이 백의 수수를 줄이는 맥으로 23까지의 진행은 흑이 1수 빠르다. 참고도3 (역시 흑승) 흑5 때 백이 6쪽으로 젖혀서 저항하더라도 잘 안 된다. 이번에는 흑7이 급소의 자리. 이해를 돕기 위해 수순을 길게 늘어놓았을 뿐 흑의 승리에는 변함이 없다. 장면2 (어이 없는 착각) 미흡한 수읽기로 큰 손해를 입은 구리, 반면 뜻밖의 승기를 잡은 가토. 그런데 오늘 가토의 ‘컨셉’인 몸을 사리지 않는 강공일변도가 되레 화를 자초했다. 흑1로 먹여치자 흑5 다음 백은 가에 이어야 겨우 빅. 어차피 6의 곳을 끊기면 이길 수 없는 백6의 버팀에 흑7이 실착. 백8을 불러 자충을 초래했다. 그런가 하면 흑9도 어이없는 착각. 백10, 12로 천지대패가 났는데 흑13의 팻감 키우기에 백14로 손질, 흑대마가 비명횡사했다. 참고도4 (역전 무드) <장면2>의 흑7로는 본도 1로 패를 따낼 자리. 이 대마의 목숨을 담보로 해서 백을 몰아쳤더라면 역전 무드였다. 만일 백A라면 흑도 하변을 접수해 승산이 높은 바꿔치기. 그리고 〈장면2〉의 흑9로도 때가 늦지만 11로 보강하는 게 파국을 막는 길이었다. 그러나 애당초 착각의 늪에 빠져 있는 구리는 이 모두를 간과하고 있었다. 당초 열세일 거라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토는 젊은 상대를 힘으로 맞받아치며 통쾌한 승점을 챙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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