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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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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공간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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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말하는 내용들은 사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 현재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과거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비가 온다. 5시만 되어도 어둑어둑해지는 계절에 오는 비다. 갑자기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어린시절 눈이 오늘 날 자전거를 타고 상당히 먼거리를 가고 있었다. 손도 꽁꽁 얼고, 얼굴도 꽁꽁 얼었다. 이사를 한 후, 이발을 해야할 만큼 머리카락이 길게 되었을때 이발하는 게 뭐라도 예전살던 이발소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것이다. 동(洞)이 다른 것이 아니라 구(區)가 다른 곳까지 이사를 갔는데도 말이다. 그날 항상 폭신하고 부드럽게만 느껴지던 눈송이가 단단한 돌멩이가 되거 언 얼굴에 부딪혔다 그때 부드러운 눈송이가 돌이 되어 몸을 멍들게 한 것이었다면 오늘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마음을 헤집고 들어온다 그 속에서는 톱이 되어 마음을 천천히 그리고 끊임 없이 벌을 받아야 하는 지옥에서의 긴 시간처럼 멈추지 않고 긁어댄다. 눈을 감으면 그 아픔에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린다 잠이 들고서야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고 늘 눈물을 흘리면서 흘리면서 잠이 들어야하는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슬픔이 가득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슬픔에 몸이 견디지 못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비가 오지 않고 늘 맑은 날만 있는 그런 공간이 내게는 필요했다 우리는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공간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고 있다하지만 그건 막연히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이가 서로를 인식할 수 있는 한 공간에 살고 있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그건 가정일뿐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동안 우리는 시간에 대해서 너무 집착을 했다 시간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닥 많지 않았다. 만약 시간기계가 있어 시간을 멈추고 시간을 빨리 돌리고 시간을 뒤로 돌려봤자 우리가 그 시간을 따라서 같이 움직인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시간보다는 공간이 더 중요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공간분리만이 나로 하여금 슬픔에서 해방시켜줄 것 같았다 오늘 내가 공간기계를 개발하기로 했다 물리학적으로 엄청난 발명이 될 것 같았고 초우주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그것보다는 과연 나로부터 슬픔을 떼어 줄 것인가하는게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는 나는 공간기계를 만들었다 내가 만든 공간기계에 들어가면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이 되었다 외부에서 볼 수도 없을뿐만 아니라, 전혀 들을 수도 없었다 이런 공간이 있는 것조차 사람들은 볼 수 없다 그리고 나와 내가 허락하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통과할 수 없다. 아직 이 공간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이곳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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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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