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통한 감성 교육 (1)

                                                                                                   저니

 다솔이를 가르치기 시작한지 두번째 시간이다.

 처음 태어난 아이에게 엄마가 자신의 어느쪽 젖을 물리는가 통계를 내어

보았더니 십중 팔구는 왼쪽이라고 한다. 아이가 가장 편안한 소리는

뱃속에서 들어 왔던 엄마의 심장의 소리이다.

그 평온에 울음을 멈추고 젖을 받아들이게 된다.

가르침을 위해서 내 안에 들어야 할 것은 나의 가벼운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감성과 배우는 다솔이 감성의 교감이다.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주인공이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강압적인 폭력

이나 죽음의 위협이 아니였다. 약간의 억지와 설정이 있었지만 자기 동생을

구하겠다는 생각이 공부를 하게한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이 시작이었듯

모티브를 찾으면 목적지는 앞에 그려지게 된다.

첫시간 첫번째 질문

"왜 바둑을 배우고 싶어졌을까?" 하는 질문에 "그냥요"

그저 질문으로 쉽게 나오는 답은 아닌 듯하다.

그것을 찾는 것은 나의 숙제가 될 것이다.

바둑돌을 만지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바둑돌이 차갑지만 내안에 머물면서 따뜻해진다.

그 따뜻해지는 바둑돌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 그것은 또 다른 나이기 때문이니까.

바둑판을 어루만지게 하면서 또 다른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고 또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만나는 공간이다.

비록 게임이긴 하지만 이 공간의 나와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잘 배우겠습니다" "잘 배웠습니다" 의 시작과 끝을 가르쳤다.

학교 다닐때 사전을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단지 사전으로 찾는 방법을 배웠을 뿐이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단계별로 표기하는 법을 배운 것은 나이가 들어서 이다.

같은 단어를 몰라 찾을 때마다 연필, 검은색볼펜, 빨간색볼펜, 형광펜...

우리의 뇌는 자극을 좋아한다. 아니 자극에 반응한다.

벌써 서너번째 몰라 찾았다고 느꼈을때 충격을 받게 된다.

문뜩 사전을 들어 새로운 단어를 찾을때 마다 동심원의 파장처럼 등장하는

과거의 색색의 흔적들에 따라 또 한번 웃음을 짓게한다.

한국기원 서점에서 산 바둑 문제집 일부를 스케너로  프린터해서 철을 하게

하였다. 마치 사전을 보는 것처럼 하도록 했다.

훗날 닳고 닳아진 문제철로 인해 웃음을 지을날 있도록...

세번째 시간이 기다려진다.

연필자국으로 만날 문제들이 나를 찾아 올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