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公熱記 (팔공열기)

                                                                                           저니

  통일신라시대 오악(五岳)의 중악(中岳) 팔공산.

  동으로는 토암산, 서로는 계룡산, 북으로는 태백산, 남으로는 지리산

  그 중심 팔공 !! 영남의 명산이다.

  동화사의 말사 송림사 오층전탑을 보고 느낀 과거로의 초대가

  전망대에서 비로봉을 바라보자 현실이 되었다.

  봄의 온기 마저  칼날 능선을 넘지 못하는 위용에 입술은 타는 듯 떨린다.

  가슴을 맞대어 녹이는 열명의 사나이들.

  팔공온천에서 드러낸 나신의 모습으로 경건해진 자세는 강산의 세월을

  뜨겁게 건너고 있다.

  나작은 서로의 경계를 물흐르듯 넘나드는 코뮨이다.

  팔공산 품으로 우리의 몸을 빨아드리던  케이블카의 마력처럼

  불혹에서 고희까지 강산이 세 번 바뀔 세상이 만나는 타임머신이다.

  똥지게의 "향기"

  콘트라베이스의 연주 "소리"

  승자의 "미소" 패자의 "썩소"

  잔에서 잔으로 전해지는 대화와 입으로 듣고 귀로 말하는 컨버전스.

  캠프 파이어의 불길속에 타들어가는 장작의 타닥거리는 소리에 맞추어

  나를 분해하고 용해하었다.

  삶의 운전면허증의 소유자들.

  19路 361 팩토리아의 가능성을 펼쳐가는 젊은 가슴들.

  아들과 배낭 하나 툭 짊어지고 떠나던 치악산이던

  창문하나 없이 묵던 상해 민박집 이던

  고호를 찾아가던 발길이던

  떠날 수 있는 패기가 내가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게한다.

 동화사의 봉황알을 만지는 손길에서 우리의 미래를 기원하며

 시인의 시집에 남은 노래가

 목도리에 담겨진 따뜻한 온기가

 대구 사나이들의 환대와 환호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고개를 남쪽으로 돌아보는 미소를 짓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