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고 쌓이고 그리고 녹는 세상

                                                                                                저니

싸리눈이 하늘을 덮는가 싶더니

봄의 눈을 뜬 대지의 온기마저 하얗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 그 하얀 세상을 거부하는 울림에 눈이 녹고 있다.

자연도 그렇게 봄과 겨울의 경계를 넘어 서로를 흠모하고 사랑하고 있다.

그렇게 넘나들던 경계에서 꽃은 피고 있다.

문득, 내 안의 문턱을 넘어 내가 아닌 경계에서 누군가를 즐겁게 불러 보았던가

생각해본다.

등에 딱지짐을 짊어지고 "친구야 노올자아 !! " 부르면 "잠깐만, 밥 덜 먹었어 !"

하고 울리던 메아리. 그 즐거운 기다림이 잠시 마음이 고였다 사라진다.

나의 삶의 허함이 유목민처럼 떠돌며 코뮌을 형성하지 못한 나를 노마디즘을

추구했던 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위해 나의 문턱을 넘어 달려가련다.

고성의 나작모임에서 얻는 것이 사람 이름자 석자 몇 사람이 아니듯

 대구의 모임은 혜성이 충돌하며 폭발되는 불꽃 놀이의 즐거운 장을 만끽하리라.

하여 나의 문턱에 피는 온 가지 꽃과 향기를 탐익하고 중세 연금술의 비법처럼

간직하고 있는 나의 싯구들에 어깨를 들썩이고 땅위에 솟구치는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리라. 설사 허사의 노랫말이 음표속으로 사라진다고 하여도.....

나의 형식이 만남을 규제하지 않는 그것은 나의 의지로 넘을 수 있는 선언이다.

내게 지금 소중함이 무얼까?

                                                         저니

내가 지금 집착하는 욕망을

내일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저 그것은 버려진 휴지 조각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걱정하는 생각에

오늘을 잠들지  못하는 바보되지 말자.

해결 안되는 걱정은 아무 문제가 아닌지 모른다.

내게 지금 소중함이 무얼까?

사랑을 받았고 사랑을 주었다는 마음. 

오직 그것이 기억될 유일무이한  흔적이 되리라.

내가 지금 살아있는 오만에

사랑을 가두고 욕망을 소유하지 말자.

그저 그것은 스스로 불러 들이는 죽음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