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내에 있는 호국사(護國寺)는 고려시대에 창건하여

산성사(山城寺) 또는 내성사(內城寺)라 하였다.
 
왜적의 침범이 심했던 고려 말에 이곳에서 양성된 승병들이 성 안의 장병들과 합세하여

왜적을 격퇴하였다고 한다.

또한 임진왜란 때에도 의승군(義僧軍)의 근거지가 되었으며

이곳을 본거지로 삼고 왜병과 싸워 격퇴하는 데 공을 세웠다.

그 때 왜병에 의하여 소실된 뒤 중건되었는데,

특히 제2차 진주성 싸움에서 왜적과 끝까지 싸우다 끝내 성과 함께 운명을 같이한

의승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숙종이 호국사라는 이름의 사액을 내려 중건하였다.

최근에 진주성을 정화하면서 일주문자리가 발견되어 새로 세웠으며

사찰의 건물은 모두 근년에 새로 이룩된 것이라 한다. (문헌참조)

흙은 줄기와 잎 그리고 꽃의 마음을 모른다.

혹여 염두에 둘지는 몰라도.

오직 뿌리의 어리광을 감싸줄 뿐이라 인연은 흙과 뿌리라 본다.

밖으로 들어내지 않는 둘의 오해를 디디고 줄기와 잎과 꽃은 세상을 말하고 있다

흙과 뿌리.

그들의 건강한 소통을 절절히 느끼며 또 그들의 대화를 세상에 알리면서도

꽃은 꽃으로 잎은 잎으로 말하고 세상도 그들로 소통한다.

우리가 인연을 모두 알지 못하는 이유이고 겸손하지 못하는 변명이기도 하다

인연에 대한 인내는 각자가 오해하기 나름이리라

일찍 다가와 빨리 사라지는가 하면 늦게 와서 여태 머물고 있기도 하고

아직도 나서지도 않았는가 하면 지금 오고 있기도 하리라.

인연이라는 땔감.

그것은 우리의 인내를 시험하고 결과에 겸손함을 가르치려는 것은 아닐까.

젖은 짚단 솔 갈잎에 눈물 콧물 흘려가며 지피기도 하고

인화력이 높은 땔감에 감당키 어려워 달아나게도 하고 모두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오해를 오해로서만 볼 것이 아니리라

내가 잘못 보는 것과 나를 지키기 위해 잘못 보려는 것.

그리고 잘못 보여주었던 것을 알아야 하고 오해는 바로잡아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데워가며 생기는 필연의 연기와 재와 같은 것이라 인내하고 감수해야 하므로

오해인지 아닌지를 먼저 알아보고 나부터 인정하고 상대도 그러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오해를 피해가지 않아야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는 게.

때로는 소나기를 만나 흠뻑 젖을 것이고 때로는 맑은 태양아래서도 흠뻑 젖을 것이니까.

여기 먼 옛날 그들만의 오해를 풀었던 곳을 거닐며 호국의 옷고름이라도 추슬러본다

김시민. 논개. 그리고 6만의 장렬한 의승군들.
그리고
시인과 벗과 우렁각시와 함께한 초여름날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촉석루)

                   (여기서 나는 하얀 나비 한 마리 날아오르는 환영을 보았다) 

논개는 진주의 관기였다.

계사년에 창의사 김천일이 진주성에 들어가 왜적과 싸우다가 성이 함락되자

군사들은 패배하였고 백성들은 모두 죽었다.

논개는 몸단장을 곱게 하고 촉석루 아래 가파른 바위 위에 서 있었는데

바위 아래는 깊은 강물이었다.

왜적들이 이를 바라보고 침을 삼켰지만 감히 접근하지 못했는데

오직 왜장 하나가 당당하게 앞으로 나왔다.

논개는 미소를 띠고 이를 맞이하니 왜장이 그녀를 꾀어내려 하였는데

논개는 드디어 왜장을 끌어안고 강물에 함께 뛰어들어 죽었다. (어우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