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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이벤트 하느라 나의 상념의 다락방을 한참 비워 놓았다

오지랖 넓은 팔자소관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역마살까지 끼어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천지를 돌아다니는 직업이니

돈하고는 거리가 멀고 안타까운 놈의 눈에는 안타까운 사람만 보이나.

지금은 낮술을 한잔 한다

선달이가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게 뭐 새삼스런 일도 아니겠지만

오늘은 명분이 다르다

어머님이 안타까워 주변을 맴돌다 고등어자반을 가져다주신다.

소주 한잔 짭조름한 고등어구이 한 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나섰다가 대학생 방학에 수능 끝나고 나니

영업이 영 아니다.

뭔 데모는 그리 오래해 길을 막고 사람 살길 막아 놓는지 모르겠다.

일당 챙기든지 아니면 먹고 살만하든지 아니면 구국일념이든지 다 좋단 말이다

살 사람은 살게 하면서 해야 되지 않겠나.

이리저리 산만한 생각 탓인지 분명 확인하면서 차를 뒤로 움직이는데 씽하고 달려든다.

범퍼끼리 살짝 닿았다

그래도 저래도 일방은 아니지만 의도에서 내가 진다.

간단한 일이다

“미안합니다. 내가 조심스럽게 움직였지만........ 수리하시고 연락 주세요.”

내가졌다고 생각되는 사고엔 이설을 달지 마시라

일방이 아니라도 몇 마디 한다고 자존심은 살릴지 몰라도 상황엔 악영향을 준다.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내가 잘했을 때 상대가 고분고분하면 별생각 없이 해결하려하지만

이런저런 사설이 많으면 괘씸죄가 추가되는 게 인간의 심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3자로 상황을 보는 눈과 당사자로 보는 눈은 다르다

그 차이는 이기심과 은연 중에 몸에 밴 자기합리화와 무엇보다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밝힐 건 밝힌다. 이게 사건도 아닌 걸 사건으로 만들기도 하니까.

예전엔 차를 보면 사람들이 도망갔다

이제는 사람들이 차를 무시한다.

사람 우선이니 그 생각이 뭐가 잘못이냐고 한다면 나는 무식하다고 말한다.

네 말이 옳다고 목숨까지 담보로 하느냐가 이유다

적당히 다치고 보험 받아 여행도 가고 돈이 없어 못했던 아쉬운 일 채울 수만 있다면야.

어쨌든 차는 사람 위주로 운전해야 되고 사람은 자신을 위해 차를 무서워해야 한다.

우리는 늘 사고의 위험을 안고 산다.

차와 사람 사람과 사람 그리고 차와 차.

지금 다행스런 마음으로 낮술 한잔 하는 건 내가 참 잘했다는 것이다

분명 상대의 잘못도 있지만 쿨 하게 인정하고 잡친 기분 어머님의 고등어자반과 소주 한잔.

그리고 바둑 한판. 더 바랄 게 없다

그런데 포인이 없어 양오의 결승에 배팅을 못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