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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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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카스탈리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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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헤세에 대한 글을 쓰고나서 유리알유희를 검색을 해보았는데 이전에 읽은 기억과 눈앞의 글들을 조합해보니 대략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이 되었다.. 말하자면 유리알유희라는 것은 일종의 보편언어 같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사는 문명은 언어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또한 거기에 다양한 양태의 추상과 감각들이 교차하면서 복잡성이 생기고 또 그것을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하기도 하는 등으로 해서 구상과 추상이 서로 얽혀 있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선 이들 모두에 대한 초월을 획책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수평과 수직이 서로 교직하면서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인생의 기간을 점령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에 대한 통합성을 얻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추상을 토대로 하는 보편기호학 같은 것이 될 수 있을텐데, 이리되면 세간의 소위 분야라는 것은 경계가 조금 약화되기도 하고 장래적으로는 소멸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카스탈리엔에 말하자면 그런 보편언어를 근간으로 하는 비젼공동체 비슷한 것이라는 말이 될 것이었다.. 그 내용 중에 주역의 괘상풀이가 두어번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괘상을 일종의 보편언어의 사례로 거론한 셈이다.. 거기에 무슨 대나무숲도 나오곤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전에 유리알유희를 읽을 적에 무슨 소린지 파악이 잘 되지 않았던 이유가, 과도한 기대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대개 노자나 불교의 관점은 유명과 무명의 경계선 혹은 그 융통한 어우러짐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거기에 비하면 헤세가 그리는 공동체의 이념은 문제의 현실적 해결을 위해선 한층 그 난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지금은 이해된다.. 가령 노자 같은 사람의 논지는 도덕경 제 1장 근처에 있는데 유명은 만물지모요, 무명은 천지지시라고 해서, 이 둘이 동출이지만 이명이라고 하는 식의 일종의 불이법문에 가까운데, 주역이나 보편언어의 추상론은 음양의 잣대를 가지고 소위 현실에서 사용하려는 욕구가 조금 강하다.. 말하자면 뿌리를 제대로 파기도 전에 써먹으려는 생각이 앞선 느낌이 좀 있다. 주역 같은 것도 내 짐작으로는 64괘의 수준에선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약하고, 적어도 모든 괘상을 음양의 주 code로 풀어낼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작역자의 취지에 근접할 것이다.. 즉 흔히 알려진대로 태극이 무극이라는 정도가 되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바쁜 세상에 더욱 복잡성이나 신비의 망상을 가중할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대체로 지금 생각해보면 카스탈리엔이 그리는 유토피즘이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에 필적하긴 힘들지 않나 싶은 생각이 지금 든다.. 물론 소위 세속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문제가 사회의식으로는 고찰가치가 있겠지만, 그러나 이런 것은 지금 대략 생각해보면, 그가 그 이전에 썼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라든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 같은 곳에서도 이미 전개된 바가 있었지 않나 싶은 것이다.. 하긴 이렇게 쓰다가 보니, 혹시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이라는 것이 카스탈리엔에 대한 비젼과 닮은 것이 아닌가 짐작되기도 한다. 도식적으로 추론해보면 헤세의 경우 데미안이나 싯달타에서 유리알유희로 규모를 조금 확장했다면 토마스 만의 경우 토니오 크뢰거에서 마의 산으로 확장했던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마의 산,은 유리알 유희와 비슷하게 두어번 읽어보다가 중단했었는데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다가 보니 일종의 가설 같은 것이 생겨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고보면 바둑이 유리알유희와 조금 닮은 구석이 있다.. 바둑은 세간의 흥망성쇠를 추상하는 측면도 있어서 사회성을 갖춘 듯도 하지만 그러나 그 구조적 특징으로 보면 조금 보편언어적인 기하학을 근거로 하는 듯도 하기 때문이다. 문용직 박사의 접근방식이 대체로 이런 식의 접근과 조금 닮아보이기도 한다.. 19로의 고찰 등이나 수법의 발견에서의 그 구조적이고 기하학적인 접근 등이 아무래도 보편적인, 그러나 언어가 상징하는 이원성의 문제는 그다지 많이 문제삼지 않는 듯한 느낌 등이 조금 그렇다.. 이렇게 보면 프로기사들은 구조적으로 카스탈리엔에 거주하는 공동체멤버에 가까운 셈인데, 그런데 시절이 묘해서 도리어 지금 스포츠로 공인되어서 예산집행에서 유익이 있을 것을 반가와하는 논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도 하니 조금 묘한 구석이 있다.. 크네히트도 결국 순일을 지향하는 카스탈리엔이 결국 그 활력부족으로 생기를 잃을 것이라고 체념하고 자신이 리더로 있던 공동체에서 스스로 탈퇴를 하고는 세간의 어떤 인물의 어린이를 교육하는 것으로 새로운 생을 시작하는데 그 얼마 후에 어린 아이와 함께 호수에서 수영대결을 하다가 익사하게 된다.. 바둑의 스포츠화와 크네히트의 환속을 대비해서 생각해보면 요제프 크네히트의 환속에는 긴긴 불면의 밤이 전제되었던 것으로 느껴지는데 비해서 바둑은 적어도 조금은 서둘러서 편하게 살고자 하는 다소의 성급한 욕심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유리알 유희는 문학작품이고, 바둑행정이라는 것은 소위 생존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직접 비교하긴 어려울 것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왠지 무엇이든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추측대로 생각해보면 노상 지기만 하는 일본바둑이 그래도 여전히 모종의 매력을 보존하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생존이유가 있기도 하다는 생각을 적어도 지금 시점에선 버리고 싶지가 않도다... 우리는 반도적 지형때문에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었지만 바둑에선 오히려 일중중일의 특성을 잘 흡수해서 성공한 바둑공동체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여겨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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