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들이 누적되어서 큰 일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흔히들 몸에 말썽이 생기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대개 작은 일들이 큰 일을 이루는 과정을 해설해주는 곳이 없어서이다.

가령 구강구조나 이빨의 문제를 생각해보아도 그렇다.

대개 사람이 어려서 이빨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체중도 표준체중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몸의 균형에도 조금씩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빨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음식을 씹을 때에도 한쪽으로 씹게 되는데, 그러면 고개도 한쪽으로 조금 치우치게 된다.

단기간에는 이런 일들이 그다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면

한쪽으로 치우친 이빨 사용은 고개를 치우치게 하고, 또 턱관절도 균형이 조금 어긋나게 한다. 그러면 그런 상황이 고정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고개가 조금 치우친 상태가 지속되면 그것은 곧 척추의 치우침을 의미하게 되는데, 척추에는 내장기관으로 가는 신경들이 늘어서 있다.

그러면 치우친 척추로 알게 모르게 내장기관의 활동에 차이가 있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상황에 따른 영향의 치우침도 생겨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치우친 척추에선 항상 추간판, 즉 디스크가 탈출하기 쉬운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데

그런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보면, 추간판이 탈출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그럴 경우에 만난 정형외과의사가 돈이 궁하다든가 양심이 충분하게 형성되 않았다든가, 혹은 몸에 대한 대세관이 약한 하수바둑이라고 치면 대개의 경우 디스크를 없애버릴 것이다. 그러면 하나의 디스크가 줄어든 만큼 몸 전체에 변형이 오게 되고, 그렇다고 해서 척추의 균형이 제대로 회복된 상태도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턱관절도 이빨상태도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개 이런 상황이 되면 나이도 어느 정도 들었기 때문에, 설혹 추간판을 없애지 않았다 해도 몸 전체를 반대순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게 된다.

그리고 몸의 부조화는 마음의 번뇌를 가중하게 되고, 이런 일들이 합해지면 감정부조화, 인식의 균형상실 등으로 생활 자체가 안목이 적어질 수 있다.

이빨에서 시작한 이야기이지만, 중간의 어느 과정에서 보아도 동일한 문제의식을 볼 수 있다.

마치 바둑에서 외형적으로는 포석에서 시작하지만

형세판단을 할 때엔 언제든 이미 형성된 전체를 문제삼는 것과 같다.

이전에 대학시절에 도인술을 보면 고치법이라고 해서 상하이빨을 두드리는 것이 있었고, 요가에도 사자자세라고 해서 턱관절을 민망하게 쫙 벌리는 동작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 이런 종합적 안목에서 생겨난 작지만 의미로운 안목이었던 것 같다..

승부수가 필요하지 않았던 소년 이창호의 바둑은 그래서 아마도

경이로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은 차이를 볼 줄 알았던 서봉수의 안목도 얼마나 생생한 것이었던가?

설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