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도 없는데 바둑이나 두러 갈까.

새벽에 일이 연결이 되면 좋은데 공백시간이 길어지면 차는 집으로 향한다.

그날 컨디션도 중요하지만 책임감 집중력에 인내력 등등이 합성 되어야 유종의 미를 거둔다.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지만 원하는 직업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며 실상 그것이 충족 된 직업이라 해도

적성에 맞는지는 본인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나는 적성에 맞는 직업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5%도 안 된다고 본다.

나머지는 여타 이유와 적응력으로 살고 자학과 위로를 오가며 사직서는 늘 넣고 다닌다.

삶의 직장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서민의 삶에 술과 담배는 필요악이다

접하지 않은 사람이나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예외겠지만 일단 접하고 나면 끊기 힘들다

그 지출과 병폐가 만만찮은데 왜 그러는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잣대에서 차이난다

건강과 상식으로 보는 시각과 감성적으로 보는 시각의 차이라 생각하는데.

울컥하는 마음을 담배 한 대 피우며 삭히고 가끔은 휴식과 안도와 만족의 시간을 가지고

술 한 잔으로 영웅호걸이 되고 선인도 되고

그렇게 자신을 자학도 하고 위로하며 자기변명과 합리화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반성의 공간을 만들어 내일에 대한 이유를 찾는다.

사람이 배려하며 살기도 힘들지만 자기 뜻대로 살기도 힘들지 않는가.

내가 섭섭한 일은 나도 저지른다.

그러나 내가 한 일에 대해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열악한 환경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겉모양으론 상당한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돌아보면 얼굴 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도 큰 틀에선 내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 큰 틀을 만든 장인은 아니라 생각한다.

억지춘향이가 시류의 덕으로 인사 듣고 나의 오류를 덮는다.

예전엔 너무 힘들어 술을 마시곤 했는데 요즘은 나의 허물이 가위가 되어 마시곤 한다.

숙면을 못해 한 잔씩 하다 지금은 매일 마시니 심각한 상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도 무기력증에 빠지면서 우울증 증세도 보인다.

하루 종일 바둑을 두고 그러다 또 한 잔하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뭔가 일을 만든다.

집안일을 벌리거나 오로에서 이벤트를 벌리거나.

사람을 만나 하소연하기엔 이제 나이가 부담스럽고 또 마시면 무너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오로에서 바둑 두면서 한 잔하고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 것이다

실수를 줄이고 절제도 되고.

자꾸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창 너머로만 바라보게 된다.

술 한 잔으로 흔들리고 흔들릴 때마다 한잔하고

시름 빨아 당겨 불사른 담배 연기 한 모금

텅 빈 마음속 채워도

야윈 옷걸이엔 무엇 하나 걸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