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상량문에서 발견된 아도화상 창건설대로 라면 마하사 초창연대는 어림하여

5세기경으로 올라가는 고찰이 된다.

마하사가 있는 산을 금련산이라고 하는데,

이 산의 명칭유래를 살펴보면,

산이 연꽃 모양을 해서 금련산이라 했다는 말도 있고,

부처님 앞에 공양을 올리는 것을  황금색 찬란한 금련화(金蓮花) 같다 해서

금련산이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만일 금련산의 산명이 금련화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라면

마하사의 창건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래부읍지’에는 금련산과 이어져 모(母)산 격으로 불리는 황령산을

‘거칠 황(荒)의 황령산(荒領山)으로 쓰면서 ’화지산으로 뻗어나 있으며

그 속에 마하사가 있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뒷받침해 준다.

황령산에는  1425년(세종 7년)이전에 설치된 봉수대가 있다.
 

이 봉수대 아래를 금련산이라 하는데 마하사는 정찰임무를 맡은 호국 사찰로서

역할을 하였으며, 특히 대나무가 많아 전시 때 화살 재료를 공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임란 때 마하사가 전소된 까닭을 이 때문으로 추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싶다.

응진전을 짓고 16나한님을 모시면서 마하사는 나한도량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마하사의 창건 연대를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마하사 에 대한 많은 설화가 전해지고 있어 그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헌참고)

설화.

임진왜란 이전, 즉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의 어느 동짓날의 일이었다.

스님이 새벽에 일어나 보니 화덕에 늘 살려두는 불씨가 꺼져 있었다.

불씨를 구하려 황령산 봉수대로 가서 불씨를 구하고자 했으나 봉수꾼이 말하길,

조금 전에 동자승이 와서 불씨도 주고 팥죽도 먹여서 보냈다고 하였다.

절에는 동자승이 없다고 말하니, 틀림없이 마하사에서 왔다고 하며 내려가 보라 하였다.

급히 절로 돌아와 보니 화덕에 불씨가 살아 활활 타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해 나한전에 들어가 보니 오른쪽 3번째 나한의 입술에 팥죽이 묻어 있었다.

그것을 본 스님은 자신의 나태함을 부끄러워하며 나한님의 신통력에 크게 감읍하였다 한다.

선한 얼굴이 너무 인상 깊었고 대나무 빗자루로 눈길을 열어주는 자비심이

중생을 인도하는 듯했고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선한 얼굴을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본려스님(__)

바로 턱 밑 산 아래는 고층아파트와 봄비(?)가 내리는데

산모퉁이만 돌아서니 인적 없는 깊은 산중에 눈이 내리고

목탁소리와 염불소리만 들려오니 사바세계와 불국토의 경계를

긴가민가 헤매였다.

머리가 큰 사람이 있어 가슴도 넓고 따뜻하며 발도 튼튼하고 빠르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신세지고 안기고 믿고 맡기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가까이 할 수 없어

바라보기만 해도 둥근 달처럼 넉넉하고 여유롭고 따뜻할 테니까

하지만 달처럼 넉넉한 이 드문 것은 그의 오만도 내 모난 탓만도 아니더라.

그 모두를 갖추면 자연스러우나 인간으로서 그것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장점만으로 모두를 말하고자 하고 충돌 또한 피할 수 없다

자신의 모자라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양해받기도 어렵지만

인정하면서 장점을 더 강조하는 사람은 기다려주는 이 없어 더 안타깝다.

어디선가 머리는 냉정하고 가슴은 따뜻하고 발은 성실하라고 했던가.

당연히 생각을 일으켜야 마음을 움직여 실천함으로 결과를 만들지만

생각만으로 모두를 대신함에 항상 경계하지 않으면

독사 혀에 독을 더하고 잔머리 쥐 대가리에 경륜을 보태는 것에 더할까.

가슴은 누구나 따뜻하나 누구에게나 따뜻하기가 쉽지 않음 또한 문제고

튼튼한 다리도 머리와 가슴이 임하지 않음에 말뚝에 더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머리에게 침착하고 신중하라고 하지만 때로는 경망하라고도 한다.

스스로에게 긴장을 늦추고 동시에 상대에겐 경계를 푸는 계기가 되니까

그리고 가슴은 하얀 눈처럼 무심으로 밟히라 한다.

상대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그리고 그 발자국을 보듬고 새기어

나에게 남겨진 자신의 모습을 또렷하게 보여주라고 한다.

그리고 발은 성실하여 어느 곳이던 달려가라 한다.

그래야 궁금해 하는 이에게 나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 할 수가 있으니까.

허나 오란다고 명분 없이 나서거나 무엇을 밟고 넘어 서두르지 말 것이며

길을 따를 것이나 지나 온 길과 갈 길을 자주 쳐다보지 말라 하는데

판단은 환경의 몫이고 결과는 나의 몫이니 예측하지 말아야 순응할 수 있다.

도인이 앉아죽고 서서죽고 하늘을 날고 물위를 걷기위한 것이 아니라면

세상 모든 이는 모두 나름으로 도통했다고 본다.

삶이 곧 수도라 생각해보면 세상을 등져야만 깨닫는다고 보지 않고

그 가늠이 무엇이든 살아 있다는 것이 인고의 과정이라 보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 그리고 성실한 발을 다 가지지 못한다면

나는 머리를 버리고 가슴과 발로 살아가려 한다.

무지하여 매사가 더디더라도 가슴으로 느끼고 발을 독려하면서.

내 앞서 보낸 임이 있고 보낼 임도 있다.

그리고 내 뒤따를 임들과 가난한 작은 울타리 안에서 함께하는 시간

따스한 달빛이 우리 움막을 자주 찾아주지 않은들 어떠랴

문틈 새 스며드는 찬바람에도 받아든 찻잔의 온기 서로 다르지 않고

좁아서 마주하는 얼굴 정겨워 서로 행여 하는 안타까움만 넘쳐나니

울타리 높여 가리고 눈 부라려 지킬 일 없다

가끔씩 마구들의 장난질로 꿈과 생시를 오가지만

어느 달빛 찾아 온 평화로운 저녁 날엔 CD에 비교되지 않더라도

다소 거친 LP음반이 되어 진솔한 사랑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면

생시라면 버티고 꿈속이라도 달려가 내 작은 꿈 뺏어 오리라

우리가 세상에 목숨 걸고 지킬 게 가족 말고 또 있을까.

삶.

그것은 좀 더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면서

죽어 좋은 곳 가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살아 좋은 곳 만드는 울력이라 생각한다.

2012년 2월13일 마하사에서 法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