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밖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 왔다. 온몸이 온통 흙투성이였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에 더럽기도 해라! 어서 목욕탕으로 들어가지 않고 뭘 하는 거니!”

아이는 어머니의 말을 따라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 봐도 씻는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상한 생각이 든 어머니가 목욕탕 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너, 씻지 않고 뭘 하고 있는 거니?

그러자 아이가 어머니를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엄마도 참, 목욕탕에 들어가라고만 말했지 씻어 라는 말은 하지 않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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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기독교인들은 성서야 말로 신의 계시에 의한 것이므로 한 치의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믿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성서를 ‘바이블’이라고 대문자로 표기하며 구구절절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기독교가 삶의 가장 중심자리에 놓여있고, 그 기독교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기 때문에 한자라도 더하거나 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는 무지이고 큰 해악이다. 위에서 보듯 목욕탕에 들어가라는 말에서 당연히 내포하고 있는 ‘씻어’,라는 말을 빼먹은 경우와 같다. 주제를 놓치고  빼먹은 꼴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경전은 일종의 코미디 서 일 수 밖에 없다. 상징과 비유의 언어를 문자 그대로만 해석한다는 것은 그 뜻이 엄청나게 변질된다.

그런대도 이들이 그토록 문자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무지하기 때문일까? 언어에 대한 통찰력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무시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작금의 기독교인들이 해석하는 성서는 요절복통의 코미디이다. 상징과 비유의 언어를 문자로만 해석하기 때문에,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예수가 제시하는 세계는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성서는 날이 갈수록 요상해지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 또한, 주는 것 없이 미운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목사들의 수가 그 흔한 다방 마담 숫자보다 많아 졌다고 하지만 세상이 변하지 않고 오히려 타락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