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입니다”

어둠속에서 낮은 목소리가 말했다.

곽영은 소리나는 쪽으로 움직였다.

몇일 전 달에 도착하고 작업을 시작한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자신이 일본인임을 밝히는 사람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것이,,,

곽영은 의아했다.

일본은 이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 다른 나라에 용병으로 온 것일까?’

달에서 일본 사람을 본다는 것이 타향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반가움이 일었다.

별로 일본을 달가워하지 않는 곽영이었지만, 사람 개개인의 감정은 또 다른 것인 듯 했다.

밤에 만나자는 제안이 개운치 않았지만, 달에서의 생활이 무료해지던 터에 승낙을 해버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대한민국의 구역에는 다른 나라의 구역에 비해 금이 많았다.

해야할 일이 많은 것은 작업자들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다.

지휘자들도 일이 많아지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곳에 금이 많다는 것은 장혁과 곽영등 대한민국 수뇌부 지휘관들만 아는 사실이었다. 다른 나라나 유엔이 알 필요가 없다.

장혁의 재량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곳의 금은 임자가 없다.

수거한 사람이 임자다.

일정량만 유엔에 보고하면 된다.

장혁은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할 계획이었다.

어둠속으로 더 걸어가자 어슴프레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건장한 남자였다.

상대방도 혼자 나왔다.

그는 말없이 앞장을 섰다.

잠시 후, 약한 불빛이 흘러나오는 움막이 하나 나타났다.

그는 움막 안으로 먼저 들어서더니 곽영에게 손짓을 하였다.

움막 안으로 들어서니 한사람이 더 있었다.

“어서오세요!”

자신을 꾸앙이라고 소개했다.

곽영을 안내한 일본인이 말했다

“모리입니다”

곽영은 꾸앙을 본적이 있다.

장혁과 같이 참석했던 주변국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였다.

‘그를 이런 곳에서 다시 보다니,,,,’

“곽영입니다”

자신을 소개한 곽영은 비어있던 의자에 앉았다.

잠시 어색한 적막이 흘렀다.

모리가 입을 열었다.

모리의 말을 듣고 난 곽영은 두가지 생각이 동시에 머리를 스쳤다.

‘불온한 목적으로 온 자들이 이들이구나! 장혁 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 이곳에 온 뒤로 늘 유혹이 일었었는데 이들이 내게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회다’

곽영은 어렵게 자랐다.

다시 태어나서 똑같이 어린 시설과 성장기를 겪으라고 한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항상 되뇌이던 그다.

가난은 그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동시에 극복하고 싶은 열망도 항상 가슴에 품었다.

처절한 노력으로 주변에게 인정받고 남들보다 빨리 장성이 되었다.

처절한 노력을 하며 살아온 삶에 대해, 보상받고 싶었다.

그의 가슴에는 욕망이 숨어 있었다.

잠자코 앉아있는 곽영을 꾸앙과 모리는 인내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꾸앙과 모리는 곽영이 점점 흔들려가고 있음을 눈치 챘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곽영은 말없이 일어섰다.

막사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은 봤다.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찬란한 하늘이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