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각국의 환율과 주식시장은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일본이 국제사회의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가볍지 않았다.

비록 현재 큰 어려움에 빠져 있었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대마불사라고 하지 않던가.

내부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시스템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지 다른 나라들은 어렴풋하게 알고는 있었지만, 일본 국민들이 떠받치고 있던 국가 채권을 지방채로 대체해 버리는 일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 사건은 국제사회에 큰 반향과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위기보다 먼저 경제적인 파장으로 인해 모든 나라가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상황 변화를 파악한 유엔이 행동에 나섰다.

국제적으로 일본에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전략을 세웠다.

그린피스가 일본에서 활동 중임을 알고 있던 데이비드서 사무총장은 현장에서 봉사중인 사람들을 유엔총회에서 현지 상황을 브리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민설홍도 브리핑하는 그린피스 대원의 일원으로 유엔에서 일본의 현지 상황을 브리핑했다.

“제가 활동했던 곳은 오키나와입니다”

오키나와는 류큐왕국이 지배하던 곳이었다.

450년간 독립국가로서 주권을 행사하던 류큐왕국은 1879년 일본에 강제로 병합되기 전까지는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류큐왕국의 왕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을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던 국가였다.

민설홍은 학생시절에 방문했던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봉사에 참석하였으나, 폐허에 가까운 참상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사라진 오키나와는 토착세력이 대두되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으며, 중앙정부와 지방의 토호들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들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위험한 현실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일본 본토와 교류가 끊어지면서 생필품은 바닥이 났고, 토착세력 일부의 사람들이 모든 물류와 경제를 장악하면서 일반 시민들은 하루에 한끼를 먹을 수도 없었다.

약탈과 범죄와 질병은 오키나와 시민들을 하루가 다르게 옥죄어 왔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들은 범죄와 질병에 내일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민설홍은 자원 봉사중에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가지고,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의 대표들에게 오키나와의 참상을 브리핑을 하였다.

현장을 직접 경험한 민설홍의 브리핑은 유엔 총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세계의 언론은 오키나와 시민들이 처한 현실에 동정을 금치 못하였다.

세계의 언론은 또다시 한국인 민설홍을 대서특필하였다.

프리젠테이션의 대명사이자 정석인 스티브잡스의 재림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일본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일과 그린피스대원들의 증언, 특히 민설홍의 브리핑은 세계가 달의금 회수 작전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일깨웠다.

일본의 경제적 멸망이라는 현실은 드디어 세계 각국을 다시금 단결하도록 만들었다.

설민은 민설홍에게 전화를 했다.

“오키나와에 있었어? 연락 좀 하지”

“응,,,미안. 연락할 경황이 없었어!”

“그렇게 상황이 나빴어?”

“아비규환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곳이었어. 내가 브리핑할 때 사용한 영상과 사진이 현실이야~~”

“고생 많았구나! 그리고 유엔에서의 프리젠테이션 멋있었어. 네 진면목이 이제야 드러나는구나!”

“하하,,,고마워! 네 칭찬 들으니 굉장히 기분 좋은데!”

“한국에 들르면 꼭 한 번 보자! 그동안 고생 많았을테니 내가 맛있는 식사 쏠께!”

“응,,,,전화 고맙다. 이거 엄청나게 기대되는걸!
하지만 나는 다시 대원들과 함께 오키나와에 갈 것 같아~
그곳에 내가 필요하고, 내가 있어야 할 곳임을 깨달았어.
너도 혹시라도 틈이 나면 오키나와에 들러. 여행이 아니라 자원봉사 하러~~”

“그렇구나! 멋지네~~ 건강 유의하고,,,, 기회되면 나도 그곳을 도우러 가볼께!”

설민은 일본을 도우려는 민설홍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였다.

국가가 아닌 개인, 사람이 곤경에 처했음을 알고 있기에 인류애를 발휘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참여로 작전은 다시 진행되었다.

유엔은 처음의 계획에서 15일 정도 지체된 ‘달의금 회수작전’을 다시 진두지휘하였다.

각국은 약속된 장비와 인력을 집결 시키고, 달을 향한 출발 준비를 완료하였다.

각국이 처음에 지원을 약속했던 장비와 인력보다 훨씬 많은 지원이 되어서, 유엔이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장혁은 대한민국의 특수부대원과 장비를 이끌고 유엔에 도착했다.

다른 장성들이 참석해도 되는 일이었지만, 대통령의 특별한 지시와 당부가 있어서 참모총장 본인이 직접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장혁은 각국의 지휘관들과 자주 연락은 했었지만, 대부분 유선상의 연락들이어서 거의 모든 이들이 처음 만나는 얼굴들이었다.

반가운 마음이 앞서고, 앞에 놓인 작전의 중압감으로 긴장되었지만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모인만큼 모두는 곧 하나의 군대처럼 합심이 되었고 활기를 되찾았다.

장혁은 대한민국이 자체로 우주왕복선을 발사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미국의 스페이스X 화물우주선인 드래건에 탑승하기로 하였다.

이 우주선은 2015년 4월과 2017년 12월에 우주정거장 보급품을 실어 날랐으며, 최근에는 보급품 2.4톤을 우주정거장에 보급하기도 했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EU 등 인공위성을 발사할 능력을 가진 국가들은 모두 자국의 가용 자원을 총 동원하였다.

다른 나라들은 석영을 땅에 묻을 로봇을 제작하여 보내왔다.

15일 정도가 원래계획에서 지체되었지만, 로봇 장비는 그 기간 동안 더 많은 수량을 제작할 수 있었던 덕에 수천대가 지원되었다.

유엔은 매우 흡족했다.

각국이 예상보다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을 보내준 덕분에, 15일이라는 지연된 물리적 시간을 상당부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작전은 곧바로 실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