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을 거듭하던 데이비드서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날 더글러스 미국 대통령과 다케지마 일본 수상과 비밀 회동을 하였다.

지금의 정황으로는 달의금 회수 작전은 지연이 불가피했다.

만약 작전이 지체되어 골든타임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미래는 없다.

데이비드서가 미국과 일본의 지도자와 비밀 회동을 결심한 이유다.

“두 분 정상들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대한민국의 현웅 학자의 보고서는 이제 더 이상 비밀문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야합니다.”

양국의 두 정상도 데이비드서의 의견에 공감을 했다.

지구 미래에 대한 예언서와 같은 보고서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가 확보하고, 각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의 시기를 조율할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이를 인정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

데이비드서는 처음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두 정상을 만나, 신속한 공조를 요청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임을 자신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작전 개시 시기만 더욱 늦춰지게 될 것이다.

데이비드서는 미국과 일본 두 정상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저는 두 나라가 국제사회를 향해 어떤 방식이든 메시지를 제시하기를 원합니다.”

더글러스 대통령이 물었다.

“우리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 무엇을 제시할 수 있겠습니까”

가장 다급한 일본의 다케지마 수상이 입을 열었다.

“우리 일본의 자위대는 세계 최강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카미가제를 다시 부활시켜 중국 총서기와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겠습니다.”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대통령이 눈살을 찌프렸다.

아무리 다급해도 일국의 수상이 지금 상황에서 꺼낼 말이 아니었다.

일본이 작전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일이 너무 지체되어 이미 지구의 환경 재앙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케지마 수상은 머쓱해져서 입을 다물었다.

데이미스서 사무총장이 말을 이어갔다.

“경제력과 군사력 모두 세계 제일인 두 나라가 국제사회를 향해 무엇이든지 제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국제사회의 공동 번영을 위한 대규모의 자금을 기금으로 출연한다든지 국제사회에 공헌을 통하여,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속히 작전 수행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데이비드서의 요구를 받은 두 정상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미국은 회복력이 강한 나라다.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외부의 충격에 잠시 흔들리더라도 강력한 회복력을 바탕으로 쉽게 안정을 되찾는다.

지금 당장은 사막화 진행과 토네이도와 허리케인등 자연 재해에 노출되어 허둥대고 있지만, 머잖아 극복해 낼 것이다.

그렇지만 일본은 차이가 많다.

국가 운영 시스템이 너무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탓에 회복력이 부족하다.

이는 국민성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탓에, 다양성을 잃어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잠시 뒤 고민에 빠져 있던 다케지마 일본 수상이 말문을 열었다.

“예! 사무총장님의 말씀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더글러스 대통령님과 깊이 상의를 한 후에 사무총장님께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일본에게는 더 이상 퇴로가 없었던 것이다.

사무총장 집무실을 나온 미국과 일본 정상은 다시 회의를 진행했다.

미국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던 일본 정부는 미국이 같이 곤경에 빠지자 더 이상 미국만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더글러스 대통령은 미국의 회복력을 자신하기에 자신들의 재정을 일부 출원해도 국가의 근간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일본의 상황이 걱정이었지만, 다케지마 총리로서도 다른 대안을 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중국과 러시아를 공격하고 싶을 것이었다.

잠시 후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 더글러스 대통령을 향해, 다케지마 수상은 고통에 가득찬 외마디 비명을 지르듯 내뱉었다.

“국제사회가 인정 할 만큼의 기금을 출연합시다!”

더글러스 대통령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다케지마 수상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다음날 오전.

미국과 일본은 국제 사회의 공동 번영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공동기금 형식으로 국제사회에 기부할 것을 천명했다.

이 기금은 달의금 회수 작전이 종료된 후에, 지구가 다시 안정을 찾는데 사용 될 뿐만 아니라, 저개발국가의 주거환경 개선과 소득증대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자금은 다음날 유엔의 계좌에 입금 되었다.

데이비드서 사무총장은 유엔 계좌에 입금된 자금 규모를 유엔 게시판에 올렸다.

국제사회가 깜짝 놀랄 만큼 어마어마한 자금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같은 금액을 출연했다면, 일본은 이제 곳간이 텅 비었을 것이다.

이를 본 러시아의 볼프 대통령은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미국과 일본이 몹시 다급하군!’

‘우리가 국제사회에 달의금 회수작전이 우리로 인해 실행되지 못했다고 낙인이 찍힐 필요는 없다’

러시아와 중국의 두 정상은 핫라인을 통해 의견을 교환 한 후, 데이비드서 사무총장에게 약속된 일정대로 달의금 회수 작전에 투입될 장비와 인력을 제공하겠다는 연락을 했다.

데이비드서 사무총장은 깊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