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과 현웅은 자신들이 몰두해서 만들어진 계산이 산출된 자료의 결과물에 아연실색 했다.

하지만 몇 번을 다시 계산하고 추론해도 결과는 비슷하게 도출 되었다.

피로감으로 전신이 물에 젖은 솜 같았다.

하룻밤을 새운 피로감 보다는 앞으로 지구상의 생명체에 닥칠 가혹한 운명이 몸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두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허망한 웃음을 지었다.

달에는 계산상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넓이에 해당하는 광범위한 면적에 석영과 금조각이 흩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석영으로 약 95% 정도를 차지하였고, 금조각이나 금덩이가 5% 정도를 차지하는 계산이 도출 되었다.

달의 지명인 폭풍의 바다와 증기의 바다, 비의 바다에 집중되어 흩뿌려졌는데, 이곳은 태양빛의 반사가 적어 보름달이 떴을 경우 가장 어두워 보이는 부분들이었다.

그중에서도 케플러 분화구, 코페르니쿠스 분화구, 에라스토테네스 분화구는 이제 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곳들이 될 것이다.

기존에 상대적으로 밝았던 부분의 3배~ 5배 정도의 밝기를 갖출 것으로 계산되어졌다.

물론 모든 것은 계산상의 수치들이다.

다시금 보름달이 떴을 경우, 드러나게 될 확정적 현실과 상당히 다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지구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고, 행운일 것이다.

설민은 우선 전에 통화를 한 적이 있던 유엔의 데이비드서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본인들이 만든 데이터를 설명하고, 자료를 넘기기로 현웅과 상의 하였다.

현웅도 자신들이 만든 데이터에 오류가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었다.

“사무총장님! 저 설민입니다”

“네 오랬만입니다, 설민씨! 그간 안녕하셨죠?”

“네! 혹시 지난 밤에 달을 보셨는지요!”

“아뇨! 난 보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본 사람들의 말이 이번 보름달이 수퍼문일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설민은 어젯밤에 현웅과 자신이 만든 데이터에 대해 데이비드서 사무총장에게 설명을 했다.

아직은 계산상의 숫자들임을 밝히면서, 유엔에서도 다른 학자들이 검증과 연구를 해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무총장에게 부탁을 했다.

사무총장은 반신반의 하면서 데이터를 건네 받고, 관계 전문가들과 협의를 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믿지 않았고, 소집된 전문가들 중에는 어제밤에 초승달을 본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설민이 보내준 데이터의 산출 방법에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미 인터넷에는 어젯밤의 초승달 사진이 수없이 게시 되어 있었다.

전문가들도 긴장감을 높이는 가운데, 향후의 여파에 대해 말을 아꼈다.

데이터의 자료는 가공할 위기를 예고하고 있었는데, 이를 인정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현실이었다.

데이터의 신뢰도는 높은데, 그 신뢰도가 몰고 올 파장이 너무도 두려웠던 것이다.

유엔은 곧이어 지구에 재난이 닥칠 것을 확신하였다.

유엔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최악의 상황과 최상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책을 협의하였다.

우선 데이터의 자료를 기초로 지구에 미칠 파장이 얼마나 큰지 산출되었다.

다음에 뜨는 보름달은 지구로 열기를 보낼 것이다.

창백하게 실루엣처럼 보이던 보름달이 아니라, 열 에너지를 품은 빛이 전달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구는 밤낮없이 열 에너지에 노출되고, 기온은 급 상승할 것이다.

일사량이라는 단어에 앞으로 월사량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겨날 것이고, 이 단어는 앞으로 큰 재앙을 의미하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 단어로 쓰이게 될 것이다.

IPCC(기후변화국제협의체)는 2050년까지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1.5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을 해도, 지구는 커다란 홍역을 치르게 된다.

지구에 있는 물은 바닷물이 97.2%를 차지하고, 빙하 및 지하수와 지표수가 2.8%를 차지한다. 바닷물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으로 열팽창이 발생하면, 해수면이 높아져 해발 2m인 몰디브섬이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바닷물의 증발량 증가에 따른 수증기 증가는 빨라진 공기의 흐름과 함께 태풍이나 허리케인등 자연 재해의 증가로 이어진다.

세계 인구의 40%가 해안선에서 100km 이내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해발고도 1m 이내의 지역에 1억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유엔은 달에 떨어진 석영과, 금조각들로 인하여 당장 지구의 평균 기온을 2.5도 올릴 것이라는 설민과 현웅의 자료를 공식 인정했다.

앞으로 시간이 흘러 월사량에 의한 열기가 지구에 축적된다면, 평균 기온이 얼마나 더 오를지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는 지구의 생태계가 대 변혁을 맞는 것을 의미한다.

대 멸종과는 다른 대 변혁은 생명체들의 멸종과 신종 출현을 예고하는 것으로, 어떤종이 살아남고 어떤 종이 사라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인류조차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생명체에 의지해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인류도,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중 하나인 존재에 불과하지 않은가.

각 국의 미디어와 매체들은 앞다투어 이 소식을 내보냈다.

세계는 다시금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모든 이들이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걱정은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이 아니고, 불행이 닥칠 나 아닌 다른 존재들에 대한 걱정이었다.

인간은 커다란 불행 앞에 늘 자신이 아닌 타인을 둔다.

매우 어리석게도,,,,,

타인의 불행을 애도하며 자신은 안도한다.

그렇지만, 아직은 시작되지 않은 위기일 뿐이고, 어쩌면 아주 다행스럽게도 한낱 기우에 그칠수도 있다.

지구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