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蕭)소(蕭)락(落)엽(葉)성(聲)
착인(錯認) 위(爲)소(疏)우(雨)
호(呼)승(僧) 출문간(出門間)
월(月)괘(掛) 계(溪)남(南)수(樹)

낙엽소리 소소해서
가랑비 내리는 줄 알았더니
승을 부르기에 문간으로 나가보니
달님이 시내 남쪽 나무에 걸렸더라..

** 소소는 소리를 표현한 것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가랑빗소리 같다는 것이다..
우리집에도 가끔 바람이 나무를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데
정말 훌륭하다.. 마치 계시와 같은 느낌이 든다.
내용은 다르지만, 아담아, 너는 어디 있었느냐? 라는 말과 비슷하게
번역이 되기도 한다..
낙엽지는 소리는 누구의 음성입니까? 라고 질문하던 시인 스님의 말씀을 알 수 있다.

紙被[지피]生寒 佛燈暗
沙彌一夜不鳴鐘
應嗔宿客 開門早
要看庵前 雪壓松

종이이불에 한기들고 등불은 어둔데
사미는 밤새도록 종을 치지 않는구나
숙객이 새벽부터 문을 연다고 화를 내도 할 말은 없는데
보라...
암자 앞 눈더미에 소나무가 잔뜩 눌려 있구나..

月落烏啼 霜滿天
江楓 漁火 對愁眠
姑蘇城外 寒山寺
夜半鐘聲 到客船

달은 떨어지고 까마귀 울제, 서리는 하늘을 가득 채우고
강에 단풍과 고기잡이배에 등불, 근심을 마주하고 잠잔다..
고소성 밖 한산사
야반종성이 여객선에 이른다..


** 우리 동네 뒷산에도 가끔 종소리가 들린다..
종소리는 왜 그렇게 색다르게 들리는지...
그대들아, 생사의 드라마에 고생이 많구나..
이제 마이묵었으니 고마해라마..
요렇게 말하는 것 같다..
서리가 가득한 가을 날에 여객선에서 근심을 벗삼아 자는데
멀리 한산사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근심은 어디로 간 것일까?

秋陰漠漠 四山空
落葉無聲 滿池紅
立馬溪邊 問歸路
不知身在 畵圖中


가을의 녹음, 혹은 구름 막막 하니, 사방의 산이 고요하기만 한데
낙엽은 소리없이 온누리를 붉혔다..
시냇가에 말세우고 귀로를 묻다보니
도대체 여기가 어디냐? 난 사람인데, 어째서 그림 속에 있을까?



** 대학교 초년 생 시절에 소백산맥에 종주를 하러 갔었다.
산과 친하지 않다가 무거운 짐까지 지고 가려니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마침내 낙오해서 사방을 돌아보니
천지가 나뭇잎으로 덮였다.. 뛰어내려도 그 쿠션에 얹혀서 다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선행자들은 간 곳을 모르는데 나도 그림 속에 있었다..
산에 올라가면 묘한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런 일도 없는데, 왜 바쁜 개미처럼 사는 지
승부사라니... 개미도 아닌데, 승부사개미가 따로 있을까?
하지만 오늘 오정아는 이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