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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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옛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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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화가 났던 일이 있다. 무엇보다도 면전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거짓말을 하던 그 장면은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뒷집에서 공사를 하는데, 그 앞에 있는 우리 집의 담벽을 허물었다는 것이다. 세입자가 전화를 해서 하는 말이 허락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금. 시. 초. 문... 후닥닥 가보았더니 담벼락이 허물어져 있었다. 상황을 보니 그 집에서 집을 고쳐짓는데, 자기 집 통로가 좁으니 앞의 우리 집 통로를 허물었던 것이다. 포크레인 같은 것이 출입하기엔 길이 좁았다. 전화를 해서 허락을 구하고 하려면 상황이 복잡해지니, 집주인이 멀리 있는 것을 알고는 후딱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일은 논란의 와중에 그 안주인의 태도였다. 나와 단둘이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던 중에 하는 말이 "어제 밤에 하라고 허락하셨쟎아요?"라는 것이었다. 통화를 한 일도 없는데 무슨 허락을 했겠는가? 내 평생에 살심을 느껴본 일이 조금 있었는데, 이 장면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것도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내 눈 속을 들여다보던 그 더러운 마음 속이 지금도 기억난다.. 나는 세상을 살면서, 여성들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험을 몇 번 했는데, 이 사건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 집의 바깥주인은 그래도 미안한 기색이라도 있고, 또 할 말이 없으면 자리를 피하거나 시선을 피하거나 혹은 사정을 말하면서 뒷처리를 약속하거나하는 최소한의 양심을 보였었는데, 없는 거짓말을 면전에서 두 눈을 들여다보고 하는 경우는 정말 희귀하다.. 그것도 무슨 삼자대면의 상황도 아닌데, 둘이서 대화를 하는 장면에 그러다니, 아마도 언젠가부터 세상이 잘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된 데에는 그 사건도 일조를 담당하였다. 단지 그 여성의 경우만이 아니었다. 상황이 소란해지자, 경찰이 왔는데, 처음에는 내가 화를 내고 있으니 공정한 태도로 상황에 참여해주었는데, 처음 겪는 일이라서 대책을 숙고하는 사이에 파출소에서 왔던 사람들은 돌아갔다. 그런데 상황을 보아하니 조금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법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파출소를 갔더니, 왠 일인지, 그 사이에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아무런 그런 경험이 없었지만, 당시에 직감적으로 느껴지기에 뒷집 사람들이 무슨 공작을 벌였구나 싶었다.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태도로 경찰서로 가라고 하는 말만 할 뿐이었다.. 마땅한 대책이 없어진 나는, 나도 내 편을 한 사람 불렀고, 그런 후에 일단 공사를 한 후에 보상을 잘 하겠다고 하는 바깥주인의 태도에 일단 물러섰는데, 그 후에 확실히 담벼락의 보수공사는 제대로 되었고, 뒷집의 공사가 끝난 모습을 보니 왜 허락을 구하지 않고 일을 저질렀는지 대략 짐작이 갔다.. 단층집이 2층인지 3층으로 바뀌었는데, 대략 집의 가치가 상당히 높아졌을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아마 내 짐작으로는, 우리 집의 허락을 구하게 되면, 자기들이 얻을 이익에 따라서 상당한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 같으니까, 공사를 담당할 처남인지하고 말을 맞춘 후에 우리집 세입자에겐 거짓말을 하고 해치워버린 것이었다.. 담장은 잘 복구되어서 결과적으로 경제적 피해는 별로 없었다고 할 수 있었지만 가족 이기주의를 위해선 면전에서 무고한 거짓말을 하는 현장을 경험한 뒤로, 세상은 잘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알게 되었다.. 담벼락의 보수 이외엔 아무런 고마움이나 사과의 전화한통화도 없었던 것은 아마도, 더 이상의 나쁜 일이 없었던 정도로 만족할 일이었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제 끝난 드라마의 부분동영상을 보았는데 고현정이 정직을 받아서 학교빌딩을 나서면서 학부모와 만나서 하는 말이, 이따금은 희망이 현실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따금이 아니라, 항상 희망이 현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말하는 현실은 전체의 희망평균이라고 할 만하다.. 만약 다른 현실이나, 개선된 현실을 바란다면, 모두가 혹은 다수가 그런 현실을 원하면 되는데, 현실은 왜 잘 안바뀌는가 하면, 현실이 원래 잘 안바뀐다고 생각하는 인구가 대다수이기때문일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하면, 원래 날때부터 현실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여기고 대부분이 거기에 맞추어서 살아남느라고 바쁘기 때문이다.. 현실은 희망의 집합적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하려면, 단지 현실이 아니라, 현실형성의 기제,라고 하는 메타-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관심은 차유람이나 플라톤, 혹은 소크라테스 같은 경우에 매력이 있게 된다.. 국가도 원래 있고, 사는 방식도 원래 정해져 있고, 이래야 되고 저래야 되고 등등의 평균적 관념에 친숙하기만 한 사람들은 플라톤 같은 경우를 두고 그냥 인문학,이라고 부를 뿐이다. 하지만, 알고보면 플라톤도 다만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힘겨워했던 스물 여덟 살의 청년이었을 뿐이다.. 변명의 무대가 되는 그 재판에는 아마도 플라톤도 참석을 했을 것이다. 마흔 살에는 시라쿠스 라는 곳의 왕의 초대로 이상국가를 구현하기 위해서 갔다가 아마도 정변이었겠지만, 노예 신분으로 전락해본 경험도 있다고 한다.. 그가 일흔을 넘겨서까지 살았다는 것을 보면 맹자와 좀 닮아보이기도 한다. 맹자도 공자의 철환천하 비슷한 경험을 하였다고 하는데 그 과정을 기록한 것이 우리가 접하는 문서,인 맹자인데, 말하자면 양혜왕, 공손추 등의 인물 이름이 chapter제목이 된 것은 비유하자면, 플라톤의 책 제목들이 대부분, 사람이름으로 된 것과 비슷할 것이다. 고르기아스, 테아에테투스, 티마이오스, 메논 등등, 모두가 사람이름이다.. 맹자의 장 제목에는 만장,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것은 또한 만장이라는 사람이름이고 그는 맹자와 더불어, 작품 맹자의 주편집자의 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실이란 사람들의 생각의 집합일 뿐이라면, 그런 사정을 아는 입장에선 바꾸려는 집착력이 강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또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이 바뀔 수 있다면 그것은 나도 바뀔 수있다는 뜻이 되고, 무상한 것이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라면 나도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소위 현실과 자아가 이같은 견련관계를 가지게 되면, 바둑계에서 대체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소위 회광반조,라는 핵심개념의 뜻이 부각되게 되는 것이다. 바둑동네에선 이따금 회광반조,를 두고 죽기 전에 반짝 같은 뜻이라고 설명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근거를 잘 모르겠다.. 원래 불교쪽에선 대상으로 향하기 쉬운 인식능력, 혹은 마음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되돌리라는 뜻으로 보는데 대개 이것이 저 유명한 이 뭣고의 취지가 된다.. 맹자,는 맹자자신이 직접 참여하였기 때문에, 작품에 통합성이 좀 더 있다는 말도 있는데, 플라톤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도 스물 여덟 살에 일대 사건을 겪었던 청년 플라톤의 입장에선 이십대의 소크라테스가 정말 매력적이었을 것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를 만나려면 플라톤이어야 하고, 스무살에 플라톤이 되려면 이미 사춘기 시절을 수레바퀴 밑에서 고뇌해야 한다. 대개 글을 마칠 때가 되었는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냥 무우 자르듯이 잘라버릴 수도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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