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

용수철처럼 일어난다.

야간 근무만 하다가 인생은 마라톤이며 무능은 성실한 뒤 묵언하는 것이라

내 삶을 내가 설명하지 않는 나름대로의 시를 쓸 것이라 생각한지 10여년

보는 이의 관점을 나의 관점으로 모으기를 포기하면서 삶의 굴곡도 줄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힘에 부치는 것도 많고 난관을 즐기는 나이도 아님에

인생을 드라이빙 할 시기 또한  아니다.

안전운행.

내가 타에 불편을 주지 않는다면 나에게 돌아오는 불편을 되도록이면 감수하고

타협하지 않아도 개선을 명목으로 충돌을 피하고 좀 더 침묵하고 기다리는 삶

그것이 나 자신을 위해서도 가족에 대한 책임을 위해서도 의무가 되었다

한때는 나도 아우토반이었지만.

그러나 경우에 부딪치면 참는다 해도 아직도 주체를 못하고 숨고르기조차 힘들다.

수양 부족이겠거니 하는 것은 서로의 관점이나 환경차이를 이해 못하는 수준이고

이기적이고 오만과 아집 그리고 무식함에는 어쩔 수가 없다

오만과 아집은 상대성이라 되돌아 볼 수도 있지만 무식은 지식의 반대가 아니라

무지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무지를 감추려 하는 것이 더욱 역겨운 것이다.

모르는 채 있으면 무식하지 않아도 되던데.

세상은 오히려 무지가 아름다운 미덕으로 보일 정도로 영악해져 가고 있으니(본인관점)

정보화 시대에 이제는 안다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치열하게 살면서도 인간성 회복과 정서적 안정에 목말라 하는지도.

오전 9시.

한창 바쁜 시간이라 정신없이 쫒아 다녔다.

그런데 장거리 콜이 나에게 떨어지니 이게 웬 떡.

우렁각시에게 먼저 보고하고 고객님에게 전화를 건다.

(이때까지는 정상이니까. 그 이후론…….)

“안녕하세요.”

“호출 하셨습니까.”

인사말을 주고받고 위치를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주택가로 들어서니

한쪽은 공사 중이고 일부는 불법주차로 진입이 불가다.

원래의 코스로 진입하지 못하니 나비 아가씨가 이리가라 저리가라 난리다.

대충 감각으로 가장 인근에 도착하여 전화를 했다

(내비게이션이 근처까지만 가능하다는 것을 주지하고 싶다. 특히 주택가는.)

“죄송합니다만 여기 어디까지는 왔지만 내비게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네요.”

“제가 ㅇㅇ동사무소 사거리에 있습니다.”

“제 위치가 확인되시면 불편하시더라도 좀 나와 주시던지 아니면 제가 가겠습니다.”

우리는 장애우 들도 자주 모시니 나름으로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당신 몇 호요. 얼마나 됐어. 이런 경우 첨이네. 지금 어딘데.”

꿀꺽.

“네. 저는 동사무소 사거리에 있습니다. 내비가 여기까지만…….”

“그 참 말 많은 사람 보냈네. 다른 사람들은 내비 없어도 잘만 오더만.”

..................................................................

“거기서 남쪽으로 오시오.”

“ㄴ..........ㅔ ”

불과 30여m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10여분을 승강이를 했다

서비스.

요즘은 돌연변이가 되어 참 더러운 편리가 되었다.

인격이 바탕이 되지 않는 이들에겐 자기보다 무지한 이들을 대상으로 이기심을 채우고

도움이 되는 사람에겐 사지를 비틀며 염병 떠는 요가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라고 위로하고 받고 살지만 우리는 흔히 울분을 삼켜야한다.

몇 번의 통화를 하면서 코앞에 차를 들이대니 손가방 한 개를 들고 나와 문을 쾅 닫는다.

장애우도 아니고 짐도 없다.

계약은 청송 12만원인데 그래서 유세하는가보다 했더니 경산으로 가잔다.

청송 갈려고 불렀는데 기분도 그렇고 경산으로 가야겠다고.

내가 자기 마음에 안 들었다고 청송이 목적인데 바로 경산으로 간다고.

그러면 경산에서 다른 마음에 드는 차를 골라 청송으로 가겠다는 말이다.

대구에서.

말도 안 되고 계약위반이지만.

(내규 상 5만 원 이상이 아니면 고급차를 배정 하지 않는다. 잔머리를 굴렸다.)

그래야지 뭐.

시간도 지체 되었고 지금에 취소하고 일반차를 배정한다는 것도 도리가 아니고

내가 감수하기로 하고 가려 했지만 그 사람의 잔머리가 뻔히 보인다.

요즘은 신규 바이러스가 만연한다.

선달식으로 이름하여. (신 소비 권위주의 균이다.)

여러 곳에서 일어나지만 우리 업계에도 여지없이 파고들었다.

전화 한 통화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차를 타고 가면서 우리를 배려한다고.

자기가 우리를 먹여 살려주니까 네 마음 꼴리는 대로 한다는 족 들이 늘어가고 있다

도대체 세상이 어찌되려고 이러는지 서로가 신세요 숙주라는 걸 잊고 권리만 찾는가.

하긴 나라 꼬라서니가 권리 찾아 먹는데 판. 검사고 의무는 미꾸라지가 된지 오래지.

“내가 당신네 호출을 10년 넘게 불렀어.”

........................................

“당신도 그러고 보니 고참 같은데 그래서 되겠소.”

......................................................

“당신네 호출 10년 넘게 불러도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 만났소.”

...........................................................................

“아니 내말이 말 같지 않소.”

......................................................................................................

“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저보고 하신 말씀인가요.”

“저도 죄송하다고 했지만 기계적인 문제도 있었다고 양해를 구하는데.”

“그 사람 진짜 말 많네. 또 기계 탓 만하네.”

..........................................................................................................

..........................................................................................................

(얀마 그러면 무엇은 입 다물고 무엇은 대답해야 되지.

무조건 핑계된다하고 말이 많다고 하면 더 이상 소통이 어려우니 입 다물었고

그리고 나 보고 아버지에게도 그러느냐다가 형님뻘이라며 나이까지 들먹였고.)

아이고. 다. 내 업이로다.

동인동 골목에서 타서 수성교를 건너며 이어지는 말.

“내 당신 회장 잘 알아. 신고해 말아.”

..................................................................................

“내 전화 한 통이면 당신 같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잘 알아. “

..................................................................................

“진작 회장 말 꺼낼 걸 대꾸만 꼬박꼬박하고 변명만 늘어놓고.”

“회장에게 전화 한다니 조용하네.”

욱.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하.

“그러세요.”

“제가 경우에 없었고 우리규칙을 어겼다면 합당한 대가를 치르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너무 그러시는 게 아닙니다.”

“내가 뭘. 이 사람이 이제 나를 훈계하려하네.”

“오늘 경우도 장거리 간다고 고급차 부르는 자체가 잘못 되었고요”

“일정이 변경 되었으면 취소를 하셔야지 지금 얼렁뚱땅 나보고 가자는 것 맞죠.”

“나도 길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한 점 양해 차원에서 그냥 모시는 겁니다.”

그리고.

“이 업무 20여년에 상은 두루 받았지만 민원 한 번 없었던 놈입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으며 기분 나빴다면 이해하시라고 까지 했고”

“그리고 기계...................”

“허 그 사람 진짜 말 많네”

욱.

“당신이 언제 나에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어. 기계 핑계만 늘어놓았지”

“당신 같은 사람이 상을 받았다고. 이제 거짓말까지 하네.”

“이차도 모두 녹화되지.”

“그럼요”

“우리 대화가 모두 녹화 되었겠죠.”

“의심스러우면 방법이 있을 테니 알아보세요.”

“대구시청과 경찰청 리스트와 우리단체 회장에게요.”

...............

”당신 같은 사람이 상을 받았다니 할 말 없네. 차 세워요. 당장. “

“기분 나빠서 도저히 더 못가겠으니까.”

하하하.

“그러시겠다면 세워 드리죠. 그래도 저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니 차비는 두세요.”

“이 사람이 끝까지 나를..... 차비를 왜 안 받아. 내가 그렇게 경우 없이 보여.”

(안 그럼. 경우 있다고라.)

“굳이 주신다면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쾅.

이크.

10여분 헤매고 5분여 승차한 사이에 일어 난  일이다.
순간은 그동안의 내공으로 넘겼지만.

30분 뒤 소주잔을 들이키며 타자를 두드리고 있다.

조금 전 일어 난 따끈따끈한 이야기지만 그 반대의 경우를 당하신 분들도 있으리라

하여. 

상식을 거스르는 모든 허우대 멀쩡한 정신장애우 들이 새해에는 쾌유하기를 빌며

본인도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액땜하는 차원에서 계획에도 없이 자판을 찍어댄다.

내친김에 새해 인사나  미리 까듯이 하잣. ^^&

 

새해 福 많이 받으시고 책임지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모두 부~~~~~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