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은 좋은 뜻에서 만났다는 말이지만 지속성은 보장할 수 없다

악연 또한 동기가 나쁘지만 불변일 수 없다

인연이라 만났지만 동기가 지속되지 않음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체감온도가 다르고 적응력 또한 다르기 때문이고

악연으로 만났지만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하여 모든 허물을 덮기도 한다.

인연은 쉬 상처를 받아 동기마저 외면하고

악연은 동안의 상처를 가볍게 보고 연의 가치를 멀리 두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인연으로 만나길 바라고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여의치 않고

악연이 인연이 되면 좋겠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래서 오는가보다 가는가보다 하면서 살아야 상처를 덜 받고

요행에 기대어 실없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사이버에서나 일상에서나 늘 언행일치를 추구하지만 일상보다는 사이버에서 더 성실하다

이유는 한 가지.

일상에서는 제재가 많고 오해도 많지만 사이버에선 그 메아리가 늦고

내가 가꾸고 싶은 이미지를 유지함에 도덕적 법적 자유로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자의반 타의반 몸에 밴 일상에서 일탈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직접적인 이해관계에서도 일상보다는 자유롭기 때문이라 본다.

하지만 경제적 압박이 없고 도덕적 법적 구속에서 일상보다 자유롭다고 방종하면

일탈이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되어 일상마저 흔들어 놓을 수 있다

사이버는 모래성이라 생각하여 잠시 바닷가에서 파도에 밀려갈 나의 성을 쌓는다 생각하고

집착하지 않는 성을 만들어 기사가 되고 공주의 마중도 받고

관중들에게 호연지기도 발휘하면서 잠시 위로 받는 곳이라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하다

파도가 밀려오면 아쉬워 말고 보내고 마지막엔 내손으로 파도 한줌 떠서 작별하자.

그리고 멀리 보이는 별과 달 아래서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승강이도

잠 못 이루는 자갈과 조개껍데기들의 아우성도 모두 낭만이 되려면 내가 시비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늘 있는 그대로고 나는 나그네니까.

나는 그들에게 줄 것이 없고 그들 또한 나에게 주려 하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 주니 내가 받아 안타깝지 않으면 나그네는 한시름 내려놓는 것이다

인연이 악연 되든 악연이 인연되든 우리는 나그네다

인생은 길이 있어도 알아도 그 길만 가게 하지 않기 때문에 삶은 무지개가 아닐까.

나를 스쳐가는 인연과 악연에 일희일비하면서 나에게 술 한 잔 따른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사랑할 수 없으면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나에게 세상의 허물과 용서와 배려와 겸손과

그리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우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