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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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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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표현 중에 사랑에는 불만이 없다는 말이 있다. 좋은 말인 것 같다.. 이 표현과 연을 맺은 후에 세월이 흐르면서 보니 원효스님의 표현과도 통한다. 일체무애인은 일도로 출생사한다는 말이 있다..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으면 바로 생사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하긴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으니 생사에도 걸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만은 당연시하지 않고 보면 무언가에 대한 집착을 대변한다. 나의 불만을 당연시하여 대상을 비난할 수도 있고 나의 불만 자체가 문제라고 보고 불만이 어쨌든 없는 상황이 오기 위하여 나의 전제가 무엇인지 살펴볼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말들이 좀 있고, 경험도 있다. 이전에 그러니까 대학시절 쯤인데 어느 구도자 선배의 글을 보고 공감했던 적이 있는데 두려움이 생기는 곳으로 가라는 말이었다. 두려움도 말하자면 집착이나 견해 등으로 인해서 생기는 불만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조국사의 글에도 비슷한 권유가 있다. 망념이 일어나면 따라가지 말도록 해서 연습이 좀 되었다 싶으면 이전에 부담스럽던 상황에 참여해보라는 권유가 있었다. 부담스러운 상황 자체가 바로 불만이고, 걸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아무렇게나 시도하긴 좀 힘든다. 과도한 욕념을 내다간 생활 자체가 헝클어질 염려도 없지 않다.. 무식하게 전진하라고들 말하지만 그게 꼭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 무애라는 말은 바로 저 구절에서 나와서 몇 곳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옛날에 양주동 박사가 자기 호를 무애라고 쓰기도 했었을 것이다. 나도 고교 시절 쯤에 이름짓는 일의 유용성을 느끼면서 무애라는 표현에 매력을 느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원효의 표현은 알고보면 좀 심각한 문제이다. 그냥 무애가 아니지 않은가? 일체무애를 말하고 있다. 카이사르가 죽을 때에 부루투스가 암살단에 포함된 것을 보고는 아니 이 녀석아, 너까지 이러면 어떡해? 라고 비탄했었다는데 이게 바로 불만이 아니지 않다. 그런데, 양아들이 칼로 찔러서 죽이는데 야 이너마, 너까지 이러기냐? 라는 마음이 안들려면 이미 산 사람이 아니라야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인생에서 드라마를 좋아하면 이런 격언을 실천하긴 힘들 것이다. 세간사의 허망함을 이미 잘 알고서, 촛점이 오직, 불만없고, 일없고, 걸림없는 데에 있는 때쯤이라야, 겨우 가능할 수도 있고, 어쩌면 이렇게 걸림이 없을 정도가 되려면 이미 부루투스가 암살모의에 가담하고 있을 때에 조짐을 진작에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일체무애인, 일도출생사,라는 구절에도 일도,라는 말의 의미가 좀 석연치 않다. 一道라고 씌어졌는데 오랜 시간 문맥을 음미해보면, 바로,라는 정도의 뜻 같다. 즉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으면 바로 생사에서 벗어난다고 번역하면 대략 흐름이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자신이 없다.. 애초에 불만이 있는 이유는, 우리들 자신을 육신으로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노자님도 20장 언저리에서 나에게 근심이 있는 것은 오직 나에게 몸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파하기도 한 것 같다.. 노인네 들이 하는 말씀은 대략 다 통하고 있다. 노자나 보조국사나, 원효나, 서양수행자나 다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전술한 대학선배는 당시의 나이를 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사람이었다. 아마도 30대 초나 되었던 것 같은데, 당시에 그런 구절을 자기 언어로 말할 정도가 되었으니, 상당한 안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도 오래 살지 못하고, 그 이후에 연락이 뜸한 어느 시절, 30대 후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였었다.. 이미 오래 되었으니 어디엔가 환생이라도 했을지... 지금 생각해보면 지성과 덕성이 어느 정도 균형잡히기도 했었고 또 요즘 말로 하면 사회의식도 좀 있었던 분인데 당시로선 내가 아직 부족하여, 그의 장점을 제대로 흡수할 여건이 되지 못하였었다.. 한번 정리를 해보겠다. 두려움이 생기는 곳 그곳으로 가라 낯선 것은 친숙해지고, 친숙한 것은 낯설어지라. 사랑에는 불만이 없다. 일체무애인은 일도에 출생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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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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