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점의 돌을 들고 화점 어딘가에 놓을 때

우리는 눈에 익은 그렇게 지나치든 길 가려니 하지만

언제나 길 없는 길을 헤매는 한판의 바둑같이

호각의 정석 상생의 균형과 상식은 늘 비틀린다.

모두를 알지 못하면 선수를 빼기거나 패라는 후환을 남기고

쌈지 틀고 안위를 찾아야 하는 불안함은

중앙으로 한 칸 뛰어 날아가는 파랑새를 바라보아야 한다.

하수의 삶

지난 잘못을 후회하고

현실엔 갈등하고

내일을 의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는 않았는지.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고

내일은 다가올 오늘이니

이 모두를 신의 몫으로 돌리고

오늘도 우매한 수읽기에 집중할 수밖에

끊고. 늘고. 마늘모하고 또다시 치중하고.

온몸으로 수상전을 펼친 뒤

비로서 삶을 확인하고

대세는 가늠키 어렵지만 한 칸 뛰어두는 작은 여유로움에

한 잔의 술에 길게 담배 한 모금 들이키지만

어제와 내일을 애써 외면하고

오늘 하루를 치열하게 패로 버티며 살았다고

어둠이 오기 전에

내 의식이 흐려지기 전에

늘 다음을 기약하는 어리석음 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