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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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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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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에 실린 기사를 읽어보았다. 사안의 불투명성에 견주어보건대 아마도 그러리라고 짐작하던 내용들이 대략 다 거론되고 있었다. 물론 제눈에 안경이라고 글쓴이의 시각에도 부족한 점이 있어보인다. 그러나, 그럴 때에 만인의 지혜가 소통하라고 세상에는 제도가 있고 제도가 있으면 투명성이 있고, 합리성이 있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기원정관이나 기사회 규칙 등은 대외비가 되어 있다. 그러면서 한국기원의 총재는 대개 기업회장이나 정치권의 유명인이 해 왔고 그리고 딴지일보 기사에 실렸듯이 일견하기에 폭력적으로 보이는 가입서약서를 쓰고나서 프로기사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말해서 지금 한국바둑계는 정체가 불투명한 수상한 집단인 셈이다. 내가 보기에 지금 이 세돌이 제기한 이런 문제는 시대적 당위성에서볼 때에도 당연히 짚어서 합리화해야 할 문제이다. 돈을 얼마나 떼는가 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제도운영의 투명성이라는 측면에서 있을 수 없는 형태의 조직과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둑에 애정이 강해질 무렵, 그러니까 아직 조훈현이라는 이름보다 남철 조,라는 이름이 더 친근하던 시절 그 얼마 후에 내 눈에 든 일 중 하나가 한국기원 총재에 김우중이라는 인물이 취임하는 일이었다. 김우중과 바둑이 무슨 상관이건대? 라는 의문이 생긴 지가 오오래 되었는데 아마도 당시의 의문이 이번 사태와도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 애초에 한국기원이라는 곳 자체가 프로기사회 사무국의 스타일로 성립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그런 흐름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기원에서 요즘도 무슨 일을 하는 모습이 주체적인 활발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한국기원사무총장은 무얼 하는 자리이고, 부총재는 무슨 일을 하게 되어 있고 프로기사회와 기원의 관계는 어떻고 등등의 모든 문제에 애초에 아무런 답을 할 수가 없는 구조가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다. 한 마다로 역사와 전통과 관행과 관습이 있을 뿐이지 백년 대계를 위한 아무런 구조와 합리성과 회계의 투명성과 문제제기 등이 없는 대체로 비유하자면 어성기 시절의 일본바둑계보다 정체가 불투명한 동네가 아닌가 싶다. 돈이야 필요하면 더 낼 수 있다. 사람이 필요하면 콩 반쪽도 나누어 먹으면서 생존할 수도 있는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세돌 가족도 무언가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니 세상에 세금이 왜 있고,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감사라는 것이 있고 거짓을 말하면 벌금이 있고,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영업장폐쇄도 가능한 지 직접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프로기사들이 처음 평생직을 가지고 시작하면서 쓴다는 서약서라는 것 자체가 폭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그 법적 근거도 없다는 것이 날로 명확할 때에 과연 사회인으로서의 이세돌은 어떻게 양심에 떳떳한 일상을 누리겠는가? 이건 상조회 퍼센트의 문제를 넘어서 평생의 직업활동의 합리성과 스스로의 납득의 문제일 것이다.. 조훈현도 따랐고, 이 창호도 따랐다는 말에서 양건 기사회장의 사회경제적 인식이 이세돌보다 부족하리라는 것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가지 드러난 정보를 조합해볼 때에 지금 한국바둑계, 혹은 프로기사회는 제도적 합리성의 토대를 이제사 형성할 시기가 된 것이지 그간의 관행을 쳐다볼 단 한 순간의 여유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오래 가려면 합리성과 안팎의 감시체제가 필요하다. 시작할 때엔 대개가 몇 사람의 창안으로 성립한다. 서양에서 대학이 성립한 것이 1200년도 파리대학에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유사한 시기에 볼로냐대학도 성립했는데 이 두 대학으로 말미암아서 소위 말하는 중세의 암흑에 계몽의 햇살이 비쳐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세월이 더 흐르다보니 서양중세에도 영성의 빛은 더 잘 보존된 바가 있다는 견해도 있기는 하다.. 어쨌든 시작할 때엔 설립자의 아름다운 뜻에 의해서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가면서 그 제도가 오래 가려면 여러 측면이 보강되어야 하고, 회계감사를 비롯한 각종 감사, 그리고 그런 합리성을 보장받아서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각종 제도적 설비 등이 필요해지고, 그런 식의 부분적 개선을 통해서 해결이 안 될 때엔 그 제도적 틀 자체가 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재건되기도 하는 것이다. 고조선 말고 이씨조선의 말기에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서원을 철폐할 때에 한반도의 공식비공식 서원의 숫자가 1,000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미 서원의 운영 자체를 정부에서 감시할 여력이 없어서 서원 때문에 정국운영의 통합성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수십 개만 빼놓고 모두 없애버렸다고 한다. 당시엔 서원이 얼마나 제멋대로 였는가 하면 동네주민들을 서원에서 잡아다가 형벌을 주기도 했다고 하니 형벌 이전의 경제적 착취도 있었을 수 있다. 가령 한 해에 경제활동의 몇 퍼센트를 우리 서원에 기부하지 않으면 서원의 권력을 이용해서 동네에서의 생활이나 생존이 위태롭게 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게 교육기관도 합리성을 갖추지 않으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서원이 시작한 것은 당 나라 현종 시대의 집현전 서원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당 현종은 양귀비한테 놀아난 바보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에는 상당한 총명을 가지고 국가운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근간이 된 것이 바로 현인들을 모아서 R and D를 하느라고 만든 서원이었던 것이고 그것을 revival한 것이 바로 주자, 주 희의 백록동 서원이라고 한다. 주자가 1200년 파리 대학이 성립하던 시절에 타계했으니 흥선군 이하응까지 대략 700년 간을 버틴 셈이나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시작할 때에야 주희의 학문적 정열 이외에 무엇이 필요했겠는가? 그러나 시작할 때의 inspiration이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이고, 세월이 가면 그에 맞추어 제도화가 필요하고 합리성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이 세돌 탈퇴건을 단순히 더불어사는 삶을 모르는 이기적 실력자의 땡강으로 볼 필요가 없다. 이미 제도적 투명성과 합리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다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이세돌 개혁으로 인해서 모든 프로기사 뿐 아니라 전문적 아마추어들도 함께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도록 하면 되지 않는가? 프로기사회가 중심이 되면 아마추어 바둑직업인들은 평등하게 대우받지도 못하고 단순히 말해서 열등민족처럼 취급되기 쉽다. 그러나 가령 예를 들어서 한국기원을 사단법인화에서 프로와 아마추어가 대등하게 참여하도록 하고, 사원총회가 있고, 이사진 비율도 평등하게 한다든가, 혹은 프로기사들 중에서도 바둑성적을 내기 힘든 사람들이 제도 운영에 더 참여할 길을 터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하면 천하의 현인이 모이는 집현의 전당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현인 중에는 구글의 이사진이 한두명 참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기원 안에 국제사업부도 생겨날 수 있고 정부의 2원 4처 16부처럼 다양한 활동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냥 돈으로 타먹는 연금이나 퇴직금보다는 이렇게 자체적으로 자신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가 얼마든 생겨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번 이세돌 탈퇴건의 저변의 의미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한국기원 정관도 프로기사회 규약도 우리는 남이라면서 안보여주겠다는데 누가 애정을 가지고 창의적 발상을 제시해주겠는가? 이번 사건은 서둘러서 무마하려고 하지 말고 조금 글로발하고, 유니버설하고, 갈락틱허게도 인내심을 가지고 제도적 합리성을 통해서 바둑 내부구성원들도 살고, 사회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는 그런 틀을 만들어내는 단초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글과 바둑알파가 주는 공짜떡을 먹기에 급급하지 말고 좀 스스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19로의 마법사, 즉 바둑판처럼 그런 좋은 제도가 탄생할 수도 있다. 한번 총회를 함으로써 말썽 끝, case closed.라는 식으로 접근하지 말고 시간이 몇 년 걸리더라도 꾸준히 한번 논의를 해보기 바란다. 회의를 한 두어번 하지 말고 바둑 100판 두듯이 한 100회 정도 논의를 해보라... 세상에 바둑이 100판 있는 것은 바로 논의와 대화를 100회 할 수 있다는 징표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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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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