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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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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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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호가 연타석홈런을 친 것을 보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마치 정근우가 기대되는 장면에서 여지없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과 같다. 불교에선 자량이라는 용어를 쓰곤 하는데 자산과 양식이라는 말이다. 요즘 용어로 하면 자동차에 기름이 만땅이라는 말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데에 필요한 연료가 부족하거나 상황이 애매하면 중간에도 문제가 생긴다. 상황이 애매하면 조마조마해서 마음껏 운전하지 못하고 부족하면 중간에 쉬면서 탱크를 채워주어야 한다. 그러나 출발지점에서 만tank로 가면 필요한 것은 다만 지도를 따라서 주의깊게 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 주의라는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소위 멘토의 존재이다. 지도도 유용하지만, 만약 이미 길을 아는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가게 되면 위험부담은 확 줄게 된다. 도반이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보지 않았다는 점에선 동일하더라도 운전경력이 많은 사람들은 운전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식견이 있으므로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 이건 도반의 존재를 상징하는 셈이다. 그래서 지도와 도반과 멘토를 합하면 소위 3보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멘토가 있어도 도반이 있어도, 지도가 있어도 자동차를 타고 갈 길이라면 기름통이 차지 않으면 걸어가는 데에 자동차관리까지 덤의 부담이 있는 셈이므로 일이 거꾸로 될 수 있다. 그래서 자량을 말하게 된다. 이 대호의 경력을 보니 프로입문연도가 01년이다. 추신수와 함께 16년의 경력이 되고 있으니 대략 잡아도 남은 선수생명은 대략 5년 언저리이니, 이 정도로 잘 할 필요도 있는데, 기대만큼 잘 해주고 있다. 야구야 어느 나라이든 다같은 야구인 점도 있다. 공의 빠르기나 폭력성이 아무래도 미국쪽이 더 강하겠지만 이대호의 체격을 보니 키가 190이 넘으니 키도 그들보다 작은 편이 아니고 체중도 그러니, 문제가 될 것은 다만 직구의 스피드일 뿐인데, 빠른 공을 항상 던질 순 없다. 놀란 라이언이 160킬로를 던졌다고 하지만, 그건 최고구속이지, 100개의 투구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니 평균적으로 보면 한국의 프로들도 체격만 받쳐주면 그다지 문제될 장면이 없는데, 이 대호의 경우 키 자체가 더욱 큰 편이라서인지 미국간 이후엔 몸놀림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니 도리어 장점, 즉 경력이 말을 해준다고 할까? 정근우와 이대호의 타격을 보면 스타일이 다르다. 어제 정근우의 타격폼이나 며칠 전 three run을 칠 때의 폼을 보면 bat이 수평으로 단순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정근우는 키는 선수로선 작은 편이나 수비나 타격이나 그 야구하는 모습을 보면 모든 면에서 본질을 꿰뚫는 느낌이 있다. 왜냐하면 둘 다가 모두 매우 간결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담백하다. 그에 비해서 이대호의 타격은 그의 키가 커서인지, 퍼올리는 형태가 된다. 박병호는 좀 밀어치는 느낌을 주고 강정호는 좀 공격적인 느낌이 있다. 빠른 공과 맞부딪는 느낌이 오도록 갖다 때리는 것이다. 타수 당 홈런 수를 생각하면 이 대호의 실력은 정말 대단하다. 경력이나 체격에 어울리는 실력을 정말 보여준다. 게다가 늦은 나이에 새로운 영토에 진출한 새로움이 가미되어서인지 어떤 열정 같은 것이 가미되었을 것이다.. 열정이란 일종의 사랑에너지 비슷한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상황을 만나면 그 새로움의 정체를 만나고 싶어서 우리 안에서 욕망이 요동한다. 그래서 주객이 만나는 환희를 맛보고 싶은 것이다. 이 세돌이 알파대전 이후에 승률이 좋았던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고 기사회 탈퇴를 하겠다는 것도 나에겐 그런 측면으로 이해된다. 그는 돈이 아깝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해주는 것도 없다는 말을 했었다. 돈은 돈일 뿐 아니라 돈을 버는 과정에 투입되는 우리들의 열정이고 인생이기도 하다. 내 인생을 사랑하지도 않고 존중하지도 않으면서 돈만 가져가는 사람에겐 왠지 사랑받지 못하는 자의 심리 같은 것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일종의 부조리를 느끼게 되고 그러면 사람이 나이들수록 견문이 넓어지면서 저렇게 조리있게 살 수도, 할 수도 있는데, 왜 우리는, 나는 이런 부조리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기왕이면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 형태로, 돈을 써도 쓰고 싶은 것이 소위 인지상정인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래서 나에겐 이 탈퇴건이 돈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기사회의 사무국으로 출범한 한국기원의 제도적 입지에 관한 문제로 추측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공제금 뿐 아니라 누군가가 이세돌과 길고 오랜, 그리고 속깊은 대화를 해보면 이건 내 추측인데, 이 프로기사집단이 어떻게 하면 살 길이 있고, 그것을 위해서 어떤 제도를 갖추어야 하는지 나름 구상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물론 로마는 하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망한 것도 아니다. 필요한 시기에 제도변혁을 해주지 않으면 무엇이든 망할 수 있다. 로마도 망했고, 당나라도 망했고, 고구려도 망했고, 봉건중국도 망했고, 군국일본도 망했다. 그래서 나도 이전에, 이제 70년된 한국기원이라면 향후 30년의 구상 정도는 갖출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적도 있다. 나 자신이 그런 발상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거듭되는 이세돌의 논란, 즉 09년 사태와 함께 이번 탈퇴건을 보면서도 그런 측면과 연관해서 생각이 추측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아마 가장 답답한 것은 기사회가 주인인지, 한국기원이 주인인이 모든 의사결정의 주체가 애매해서, 책임소재나 대화당사자가 없어보인다는 점일 것으로 추측된다.. 과거가 없이 현재가 없었다는 말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창설 70년이 되어서 미래를 보아야 할 시기가 되면 과거가 있어서 현재가 있는 방식으로만은 안된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미래가 있어서 현재가 있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미래가 현재를 이끈다고 해서 과거를 치지도외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미래를 근거로 현재를 구도한 이후에 다시 과거를 결합하여 일정 부분의 타협을 하면 된다. 이 세상은 임자가 따로 없다. 잘 운영하는 자가 세상의 임자가 되는 것을 두고 바로 대의 정치라고 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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