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화의 야구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왠지 한화팀의 승률이 5할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게임이 끝난 후에 어느 선수가 김태균에게 메달을 걸어주는 모습이 나온다..
나중에 인터뷰를 보니, 튜수인 유먼이라는 선수가 직접 만들어서
그날의 수훈투수와 야수에게 매일 건네주기 릴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전에 꼬엘료라는 작가가 쓴 연금술사라는 작품 속에, 우리가 발심을 하면, 실은
항상 발심을 하고 있지만, 그러면 온 우주가 그를 돕도록 conspire한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메달을 걸고 인터뷰를 하는 김태균을 보니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잘 되는 집안은 어떻게 해도 되는구나 싶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고
명심보감에서도 2인동심에 기리가 단금이라고 하는 말을 본 기억도 난다..


그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이고, 유먼 당사자가 더 잘해야 하지만
이런 일은 정말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지만, 실제론 5할의 기준을 유지하는가 못하는가를 결정하는 묘한 역할을 해준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진여의 작용이고, 성경책 식으로 말하면 성령의 은총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사실 이번 시즌 한화의 운명은 아직 애매하다..
두달 째 5할을 버티고 있지만, 투수진이 조금 나아지려고 하자 타자군에서 부상이 나오고 있다.
4월에는 정신력으로 겨우 버텼고, 5월에는 분위기로 견뎌내는 과정에 조금씩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그래서 이제 부상선수가 복귀하면 지금보단 나아질 전망이나
그러나 당장에는 5할을 유지하는 선에서 과연 얼마나 진보할 지는 미정인 상태이다..
그런데, 유먼의 창작메달과, 김태균의 적시 홈런을 보고 있으면
아직은 망할 집안은 아니고, 오히려 잘될 집안의 조짐이라고 느껴졌다..


사실 이승엽의 홈런수는 400이라고 하긴 힘들다..
8년이나 뺀 기록이라고 하는데, 400이 기록이 아니라
그 긴 기간을 뺀 동안에 다른 선수들은 무얼 했나라고 묻고 싶을 지경이다..
자질이 다를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 많은 통산 선수들이 8년이나 외유한 선수가 물리치도록 방치했다는 것은 정말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선수의 기록은 한일통산으로 보아서 내년 쯤까지 600호는 기록해주었으면 하는 느낌이다..


이승엽의 홈런수를 보는 느낌은 조훈현의 랭킹을 보면서도 적용된다..
60대가 된 조 국수의 랭킹은 젊은 기사들의 무책임에서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아니 조훈현의 랭킹이 문제가 아니다..
젊어서야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평생을 아직 이기지 않고 방치하는 시니어기사들은 조금 문제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라도 소위 시니어 중에서 조 훈현 9단의 랭킹보다는 앞서는 기사가 눈에 띄어주어야 마땅하다는 느낌이 좀 있다..
최정의 랭킹도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최정이 아니라
여성들의 실력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하고, 또 하나의 소그룹으로 발언권을 갖고 싶다면, 적어도 두어 사람은 조 국수의 지금 랭킹보단 나은 사람이 포진해야
인간사의 상식에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후생이 가외라는 말은 사실의 진술일 수도 있지만
또 어떤 면에서 그런 흐름이 있어야 된다는 미래지향적 타당성을 말하는 것으로도 이해되는 것이다..


요즘 새삼 야구기사를 보다 보니 미국리그의 특성에 대해서도 조금 이해가 되는 면이 있고, 따라서 한미일 3대리그를 조금씩 비교도 해보게도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서건창의 작년 200안타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만약 금년 이후의 200안타로 넘어왔다면 그 가치가 반감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리그의 게임수가 162게임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128게임에서 200안타라고 하는 서건창의 기록이 새삼스럽다..
어쩌면 서건창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약을 해보아준다면
이번 시즌에 진작 마이너한 부상으로 쉬게 된 것은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만약 연속으로 잘 하다가 후반기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공산이 큰데, 이미 한번 쉬어가게 되었으므로
이제 재기해서 돌아오면 그 이후론 더욱 안정적으로 실력을 보여줄 기대감을 갖게도 되는 것이다..


서건창이 빠지고 한화가 매력적이어지는 바람에 이용규라는 선수도 새삼 알게 되었다.
투수에게 control이라는 개념이 있다면 타자에게도 있다는 것을 그가 알게 해준다..
이전에도 장효조 등에게 달인 개념이 있었지만
이용규는 보니, 아예 bat control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고 있다.
수비진의 상태에 따라서 공의 방향을 직접 조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의 기록의 흐름이 대략 200안타의 흐름이라서 그것도 관심을 조금 갖게 되었다..


우리사회에선 지금 개인의 활약보다 제도적 안정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개인들이 자신의 일에서 창조성을 보여주는 것이 요긴할 수 있다.
김태균이 수시로 그러하듯이
필요할 때에 필요한 호무랑, 안타, 장타, 적시타를 쳐주는 선수라면
공동체를 위해서도 그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왜 아니겠는가?


사회가 성장기에 있을 때엔 틀을 잡아야 하지만
일정규모 이상이 되었을 때, 가령 프로바둑의 지금처럼
300인 이상의 프로집단이 되었을 때엔
각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해주어야 그 사회의 점착성이 유지되고 강화될 수 있다. 요즘 구경하다가 보니, 미국사회가 저렇게 요즘 말썽도 많은데도
그래도 mlb의 시스템을 보고 있지만, 저게 일종의 미국의 제도적 안정성과 연대의 상징이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 바둑동네도 이제 300인 시대를 열었고
제도적으로도 몇 그룹마다의 특성을 보존할 토대도 형성되었고 마침 70주년이라고 미래를 보겠다고 전망도 하고 있으니, 원려하고 심모(conspire deeply)해서 안팎으로 잘 되도록 하려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