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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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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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론,이라고 한번 쓰고보니 사활과 정석이 그 다음으로 부각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간단한 것을 정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껴지니까 사활과 정석에 대해서도 한번 써보기로 한다.. 사활에서 가장 기억나는 말은 옛날에 임해봉 사활책을 볼 적에 처음 접한 내용이다. 궁도를 좁히고, 급소를 찾고, 그리고 순서를 잘 밟으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그다지 강하게 들어오지 않았는데 세월이 수십년 지나고나니 오히려 매우 중요한 골간이구나 싶다.. 두집을 내야 산다는 것인데 좁으면 두 집이 날 수가 없다. 그래서 매화육궁 같은 것도 생겨난 말일 것이다. 급소는 다같은 궁도라면 급소를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궁도훼방지점인 셈이다. 그리고 수순의 문제는 공간에다가 시간문제가 들어오는 느낌이다.. 묘한 구석이 있다.. 이런 사활을 언제 얼마나 공부해야할 것인가? 당장에는 기본이 필요하겠지만 나중에는 판짜기 전체와 연관해서 부분을 버리거나 할 수도 있고 여러 변수가 발생하고, 또 패가 되거나 하는 변수도 있으니 사활은 서둘러서 연습을 많이 해서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바둑을 오래 둘 것이라면 오래 함께 적당히 가야할 각론이 아닌가 한다. 고전들 중에선 기경중묘가 쉬웠지만, 요즘은 그보다 좋은 책도 아마 있을 것이다. 그러고나면 사활고전은 그다지 급한 주제는 아니지 않은가 한다.. 중요한 것은 집을 자꾸 세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노력의 낭비가 줄겠는가?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는 것은 형세판단과 계가를 안해버릇해서 그렇다.. 정석도 지금 생각해보면 서둘러서 많이 공부할 일은 아니다. 프로들이 둔 행마 중에서 정선된 것들을 보는 것인데, 이걸 제대로 익히려면 프로실력이라야 한다는 말이고 더 나아가서 포석과의 연계를 미리 알고 음미할 실력이 필요하니, 이걸 서두르다간 바둑판짜기의 기회는 도리어 줄어들고, 스무 살 서봉수의 야생적 기질은 반감되고 말 것이다. 상당한 기간에는 그냥 집을 세면서 판수나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럴 몰라서 나는 예전에 너무 일을 서두르다가 일을 망친 기억이 있다.. 포석에 관해서 가장 기억나는 책은 대죽영웅의 포석책이 하나 있었는데 패턴을 50개 정도 선정해서 설명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좋은 작품이었다. 실전을 가지고 해설하는 것은 기본윤곽이 잘 안나오므로 효과에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포석은 정확하게 잘 하긴 힘들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포석은 그 정당성이 미래의 실용에서 구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포석책이 하나 있더라도 쓸모가 생기려면 아마 열댓번은 보아야 조금 쓸모가 생겨날 것이다. 그러고나서도 또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대강 큰자리에 두면 된다. 바둑은 결국 집내기 게임이니까.. 핵심개념을 따라서 자꾸 하다가 보면 그 후에 각론의 원리가 생겨나는 것이므로 각론을 합쳐서 총론을 알려고 하면 대개 쓸모가 적을 것이다. 하긴 또 전체그림을 아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경우도 많으니 그럴 때엔 사이버게임의 단급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옛날에 비해선 좋을 것이다. 그냥 대략 적당한 급수를 만들어놓고 자꾸 두면서 한판에 하나씩 알아가면 한 삼백판 정도면 무언가 배우기도 하고 과제도 생기지 않겠는가? 그러면 그때 쯤에 새로운 과제를 한 계절 정도 익히면 될 것이다. 퍼트가 어떠니 티샷이 어떠니 하는 것은 모두 각론이다. 이런 논의가 쓸모있으려면 몇 타, 라고 하는 식의 어떤 잣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써보았지만 중요한 것은 집을 자꾸 세는 것이다. 예전에 바둑친구 한 사람은 틈만 나면 자기 집도 세고 남의 집도 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무언가를 알았던 것이다.. 단순한 핵심을 아니 행마와 판단에 어느 정도 힘과 기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같은 날림공사바둑에서 언제 집을 잘 세겠는가? 그러나 그래도 역시 집을 세어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수영은 물 속에 잠겼다가 떴다가 하는 동작을 팔운동과 더불어할 뿐이듯이 바둑은 집을 세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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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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