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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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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생각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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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생각법을 한벌 읽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재미가 있고 내용도 알찬 것 같다. 대부분의 야사들도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내가 모르던 내용도 있고 무엇보다 이제 3대를 다 겪은 조 국수의 전모가 보이는 것 같아서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은 느낌은 세고에 선생의 깊은 마음이다.. 특히 파문사건은 나도 이전에 들어본 것도 같지만 예사롭지가 않다. 내기바둑을 하게 된 맥락을 두고, 조 9단 자신도 말하길, 지금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어쩔 수가 없었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매서운 자극을 당했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매우 컸던 것 같다..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는 말을 나도 이해한다. 대개 젊기만 한 사람들은 좋은 게 좋은 줄만 안다. 이건 단순히 연령에 관한 문제 만이 아니다.. 세상을 살다가 보면 반드시 위험이 있다. 기회가 세번 있다는 말은 위험도 세번 있다는 말이다. 문제는 위험한 장면이 안위험한 일의 모습을 하고 나타날 때에 따끔한 경책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상황에 미혹되어서 오류를 범하여, 자신과 타인을 함께 망치기 쉽다는 것이다. 호랑이 굴에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는데 문제는 과연 그 장면이 호랑이굴인지를 어떻게 알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미묘한 판단을 위해선 엄하고 강한 경책의 경험이 있는 것이 좋다.. 물론 엄부만으로 인격이 형성되지는 않는다.. 후지사와 같은 사람이 세상에는 필요하다. 격의없는 교류와 사랑의 경험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좋은게 좋은 줄로만 연습된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타락하게 된다. 그게 왜 문제일 수 있는 지 모를 가능성이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혹은 잡스런 상황들이 있다. 위기에 처하면 생존을 해야 하고, 생존에 쫓기다가 보면 일단 모면하기 위해서 간교한 마음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럴 때에 죽을 것인가, 아니면 이상하게 사는가 하는 것을 결정짓는 것은 만인이 다 내기바둑을 두라고, 그것도 동료의 탈을 쓰고 사람을 꾀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단은 내가바둑을 두게 되었고, 그것도 여섯 판을 이겼다. 조훈현의 자질을 찬탄해주느라고 바둑을 진 선배 6단이 동네와 방네를 소란하게 했다.. 그로써 파문당했는데 이후의 경과를 보면 소년 훈현의 타고난 성품이 순수했음이 드러난다. 내기바둑을 둘 적에 함께 했던 동료들이 모두 세고에 선생을 찾아서 구명운동을 펼쳐준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사이에 묘하게도 조훈현은 어느 식당에서 허드렛을을 봐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묘하게도 그러면서 전화는 날마다 꾸준히 한 모양이다.. 사람이 일이 되려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변수들의 하나라도 없었으면 이창호도 잉창치배도, 이세돌도 차민수도 없거나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 정작에 위태로운 사람은 세고에 노인이 아니었겠는가? 그가 조훈현을 들인 것은 80대였다고 한다. 그처럼 역사적인 자질을 가진 사람이 연세가 여든이 되었다면 모든 면에서 매우 섬세하고 노파심이 절,할 것은 불을 보듯이 명확하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인생의 작품을 만들려고 들인 제자가 기본계율을 어기면 그건 그 노년의 모든 인생에 대한 비방과 모욕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사람에게 하늘이 무너져도 그 하늘이 얼마나 높겠는가? 그러나 온 세상을 다 알만한 노인네의 하늘은 그보다 8만 4천배는 더 높다.. 그 하늘을 그렇게 쉽게 무너뜨렸으니, 파문이 아니라 파파문을 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 선배기사들이 몰려와서 사정설명에 사죄를 부단히 해주었던 것을 보면 거기에 조 훈현의 타고난 복이 있었고 그런 그의 인복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봉수, 김인, 차민수, 잉창치, 이창호, 이세돌, 그리고 가족들... 사실 이런 모든 복들이 단지 그에게 주어진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단 한번이라도 그 기회와 복을 그가 잘 활용하지 않았으면 바둑황제도, 돌부처도, 어쩌면 중국리그도 없었을 수 있다.. 견인불발의 투쟁심과 기백을 그에게 도와준 서봉수와 차민수 두 분도 멋지게 묘사되고 있다.. 재미가 있고, 음미할 부분도 매우 많다... 거의 모든 성공담에 나올 만한 상투어도 절반 쯤 있지만 그런 것은 아마도 모든 바둑은 같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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