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소원은 들어 준다는 삼츰석탑과 약사불에 합장하고.()()()

김룡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해우소가 있다

300년 쯤 되었다하니 그동안 수많은 근심들이 모여 있으리라

무지와 가난의 근심과 풍요와 오만과 그리고 선지식의 근심들까지.

왠지 두려움과 꺼림칙하여 망설여짐에 나는 사진만 찍었다

입구에서부터 진동하는 냄새로 딸내미도 엉거주춤 물러섰는데

우렁각시는 직접 근심을 놓아 보리라 들어갔다

그렇게 당당(?)하게 들어갔는데.

“아……. 하면서 사색이 되어 나온다.

“안 보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내려다보게 되더라고........”

짐작이 되었다.^^

요즘 산사 해우소도 근대화 되어 이런 곳은 드물다

그러고 보니 운문사 해우소는 아침에 내려놓은 근심 떨어지는 소리를

저녁에야 들을 수 있다고 하고

팔공산 성전암 해우소는 장판을 깔아놔 신발을 벗고 들어갔었다.

요즘은 비우소도 있다고는 하지만^^ 


설화.

옛날 아기스님 한 분이 김룡사에서 수도승들과 함께 지냈는데 하루는 주지가 상추를 씻어 오라고 해서 아기스님은 냇가에서 상추를 씻고 있었다. 상추를 씻던 중 아기스님의 눈앞에 갑자기 활활 타는 절의 모습이 나타났고 자세히 보니 산 너머 대승사였다. 아기스님은 불을 꺼야 한다는 생각에 염불을 외면서 시냇물을 불길을 향해 퍼부었고 이때 상추도 함께 날아갔다고 한다. 불이 꺼진 뒤에 보니 상추는 몇 잎 남지 않았고 부랴부랴 주지승에게 남은 상추를 갖고 갔지만 호되게 야단만 맞았다. 아기스님은 자신이 겪은 일을 얘기해 봤자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매를 맞으면서도 말하지 않다가 잠자리에서 옆의 스님이 묻자 자초지종을 밝혔고 다음날 새벽 절을 떠났다. 아기스님의 이야기를 들은 스님은 다른 스님들에게 전했고 사실여부를 놓고 서로 옥신각신하다 대승사에 가서 직접 확인해 보니 절은 불타있었고, 어디선가 상추가 날아와 불을 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기스님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으나 아기스님은 이미 떠난 뒤였다. 아기스님은 아마 아기스님으로 몸을 나투신 부처님이 아니었을까.
(자료참고)

 

한때 그림 같은 절을 꼭 찾아보리라 했었다

걸망 끈을 부여잡고 흥얼흥얼 귀에 익은 노랫말을 읊조리며

“산모퉁이 바로 돌아........”

누군가가 찾았던 고즈넉한 산사에 올라 달빛 내려앉은 풀잎사이로

밤벌레 소리 들으며 별빛 바다에 조금 선해 진 마음 띄우고

풍경 끝에 매달린 둥근 달을 보며 이슬로 심신을 씻으리라고.

아.

그 달콤한 염원이 무지의 소치인 줄 몰랐고

여태 미루어 오던 길을 나서려는 순간에야 깨달았다

내가 그렸던 실체는 없었고 지금에 있는 것은 허상이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에 있었던 것이다

그 깊은 곳에 있었고 그리고 온 세상에 늘려 있었다.

나에게 있었다는데 그렇게 먼 길을 헤매고 돌아 왔는가.

그래서 왜 깊은 산속 헤매느냐고 물었던 것인가.

그랬다.

특별한 것이 이유가 없고 하찮은 것 또한 예사로운 게 없다

모두가 나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을.

우리는 틀을 만들고 스스로를 구속하다 못해 틀의 매무새나 따진다.

그리고 불필요한 울타리만 쌓아 경계를 만들고 구분을 짓는다.

그저 동화되면서 순리를 배우고 공생하면 될 것을 우열을 따지나

그것이 삶의 방편이 되었어도 의식하지 않으면 무심할 수 있을 걸

빗대어 스스로를 음양으로 자극하지만 결국은 학대하는 것이다

내 비록 논리도 경험도 미비하지만 행함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기를

반성의 숫돌에 마음을 갈아 저 맑은 물에 씻고 깨끗한 공기에 말려

매사에 감사하고 부끄러워하는 촉수의 날을 예민하게 하려 한다.

2013. 2.17 김룡사에서 法印.

5리길 남짓한 철길을 왕복하는데 전동식 페달인데도

이 몸이 부실한 탓인지 좀 힘든 것 같아서 뒷좌석에 느긋한 여시들에게

할 수 없이 체면불구하고 지원을 요청했는데 가여히 여기사 힘차게 밟아줬다

훨씬 나아진 마음에 역시 가족은 이런 것이구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앉은 좌석만 전동기가 있고 뒷좌석 페달은 헛발질이었다.

ㅡ.ㅡ

날씨가 쾌 차가웠지만 비수기라 한적해서 즐기기가 좋다는 역장님의 말씀대로

성수기 때는 한나절을 기다려야 탈수 있다는 레일바이크로 가족 추억 만들기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3태극에 대해 이채로움을 느꼈다

역장님이 손가락으로 가르치는 성 누각에 올라서면(이름은 까먹었음)^^:

3태극이 보인다고 했다

강과 오솔길과 산세가 그림같이 3태극을 이룬다고 했으나 나서지는 못했다.

칡흙같은 어둠속으로 들어가면서 은근히 .....

뭔가 희망이 보이고.

드됴......

그래도 명색이 철로를 달리는데 건널목에 이르니

지나는 차들을 조심하라고.

철마가 서행을 하면서 통행차량이나 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다. ^^"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