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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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면운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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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구절 중에서 정서적으로 가장 와닿는 것은 면운와석이다.. 운석을 벗삼아서 누워서 잔다는 식인데 한자성어들 중에는 붙어있을 것을 떼어놓는 경우가 많다.. 가령 면운와석의 경우도 그냥 읽으면 구름에서 자고 돌에 눕는다는 말이 되지만 순서를 바꾸어보면 면와운석이 된다.. 하늘엔 구름떠가는데, 돌위에 누웠다가 소슬바람에 잠드는 풍경이라고 여겨진다... 선시들의 경우 풍경을 의탁해서 심정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훈 9단의 구절이 그런 맥락인지, 혹은 그 필체 자체도 무겁지 않아서인지 끌리는 매력이 있다.. 구현,의 경우 현묘한 것을 낚는다는 말인데 의미가 너무 생경해서인지 조금 낯설다... 현묘한 것이 있고, 또 그것을 내가 낚아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인생고가 아니겠는가? 설혹 힘든 일일지라도 과정 상에는 어느 정도의 즐거움이나 행복감이 동반해주어야 한다.. 현묘함을 낚다니... 정말 피곤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무오,의 경우 의미는 참 지극하다... 깨달음조차가 없다니.. 무지역무득을 말하는 심경의 그 구절과 닮았다... 깨달음이 있다면 깨달은 나가 있을 것이고 깨달은 나가 있으니 곳곳에서 부딪힐 것이다.. 차라리 깨닫지 말았더라면 깨달은 나도 없어서 인생고는 덜할 터인데 해필 깨달아가지고 처처에서 전쟁을 치르게 되었더라... 하지만 깨달음조차 없다는 그 표현양식은 역시 구현처럼 조금 생경한 느낌이 있다.. 저렇게 의미를 그대로 드러내버리면 그 의미가 갖는 장중함때문에 쳐다보기가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당의가 필요한데 그래야 먹을 때엔 단 맛이 있어서 먹고 막상 씹다가 보면 조금 쓴 맛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이미 들어간 데다가 건강에 좋다는 미래가 있어서 이래저래 먹을 만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면운와석을 보면 구름이 있고, 너럭바위에 드러누운 일없음이 상징되고 있고 그러다가 잠잘 수 있는 휴가가 있기도 하다.. 돌부처를 말려서 다한증 환자로 만든 저 매몰찬 스포츠바둑의 세계가 없다... 현장의 바둑이란 일단 생계의 문제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러나 면운와석의 심경이 없다면 스포츠도 정치도 경세와 제민도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 원시공산사회로의 회귀를 위한 폴 포트의 광대한 살생 사회주의의 개별국가화가 가져온 스탈린 시대 마오의 머리 속에서 나온 대단한 기근사태 아마도 면운와석의 심경이 없다면 남는 것은 부실한 근거를 토대로 한 오직 깃발, 그것에 불과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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