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주가에 애연가이다

말의 느낌 그 뉘앙스론 뭔가 친밀감에 약간의 낭만도 깃들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술과 담배는 우리의 정서상 대중적으로 성인임을 공인하는 기호품으로

멋스러움에 대화의 맥을 이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생활환경과 사회적 도덕성이 많이 변해 현실적 가치는 달라졌다

담배는 건강상 백해무익하고 상대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혐오 품으로

술은 정도와 일상과 연계해 범죄행위로 까지 연결 되었다.

직업상 이제 술과 담배는 근무공간에서 배제 되었지만

예전엔 일상공간이나 노동력 증가를 위한 필요불가분의 매체였었는데.

일을 하다보면 남녀노소의 음주 자들을 모시게 되는데 냄새도 다양하다

마신 술 종류의 영향도 있겠지만 건강상태에 따라 다른 것 같았다

젊은 사람들 특히 여자분들 과 아가씨들의 냄새는 뭔가 새콤달콤한 듯 수줍은 냄새라면

나이 든 남자는 역하고 거북한 냄새가 나는데 말까지 많다

군대이야기에 축구까지 했다나.

가장 역겨운 냄새는 대구에서 유명한 막창을 안주로 먹은 사람들인데

마늘 냄새까지 버무려 놓으면 술을 좋아하지만 전날 과음하여 속이 거북할 때는

바로 욱하고 올라 올 정도다.

먹을 때는 맛있었는데 동안에 옷에 배인 냄새가 이렇게 역겹다니.

그래서 나는 술 마시고 귀가할 때면 목적지만 말하고 차비 넉넉하게 드리고 침묵모드다.

늦은 시간에 그런 정도로 역겹지는 않지만 술 냄새가 유난히 많이 나는 분을 모셨다

집근처에서 시지까지 가는데 제법 장거리니 대박인 셈이었다.(12000원이면 대구선…….)

기본 인사를 주고받고 다행으로 침묵모드가 이어졌는데

술 냄새 난다고 고객을 모시자마자 창을 연다는 건 자칫 모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운행을 하면서 적당한 환경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조절해야 원만한 주행이 된다.

백미러를 조작 한다거나 닦는 척을 한다거나.........

신호 대기 중 동료를 만나면 더 자연스럽고.

시지지구 끝지점에 경부선 철도가 가로지르고 경산시와의 경계다

넘어서면 시외요금이 적용 되는데 인근에 사는 분들은 요금 문제로 자주 시비가 있다

생활권은 대구지만 행정적으론 경산시민인데 필요에 따라 편의대로 적용한다.

택시요금이 그중 하난데 그들은 거리를 따지고 기사는 행적 적으로 따진다.

“몇 백 미터도 안 되는데 1분 만에 가는데 요금을 더 내라니 강도여 뭐여”

“그럼 대구 끝가지 수십 키로 외각지로 온 우리는 손해 보란 말이요”

서로의 주장이 틀린 것도 아니지만 법적으로 기사의 말이 맞다

예전에 심했지만 요즘은 어느 정도 서로가 양해되는 선에서 절충하고

법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소송절차를 거쳐 법으로 한계선도 정해졌다

하지만 부당요금도 요구하면 안 되지만 강제로 고객 취향대로 요구해서도 안 된다

이기주의자들이 법 많이 따지지만 시내주행과는 달리(승차거부)

시외는 요금이 절충되지 않으면 기사에게 거부권이 주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경계선 임박한 곳은 내리막이라 경산 쪽으로 가는 차는 시야에 가리고

경산서 대구로 오는 차도 다리 높이에 의해 시야가 가린다.

그 움푹한 곳에서 곧잘 음주단속을 한다.

경산서 나오는 차를 단속하고 있어 반대편에서 무심코 바라보며 지나갔다

그때는 내가 1분 안에 음주운전자가 되어 체포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런데 고객이 다리위에서 돌려서 세워 달라고 한다

다리 위에 내린다면.

그렇다.

그 외진곳에 내린다면 경산 시경계 넘어가는 요금이 아까워 걸어 간다는 말이였다

야심한 시간이고 멀리 왔는데 양해 구하면 그냥 모셔 드리는데

좀 비상식적인 기사를 많이 만났거나 심하게 당했거나 아니면 내 인상이 그랬거나....

여튼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요금을 계산하는 사이에 뒤에서 뽁뽁소리와 함께

사이카 한 대가 달려왔고 앞에선 전경 2명이 헐레벌떡 달려와 양쪽을 에워쌌다.

그렇게 잠깐이지만 나는 그들에 의해 체포 된 것이다.

어이 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사유는 이랬다.

다리위에 돌려 세운 나를 아래서 보던 단속경찰 눈에는 오다가 단속을 보고

도주하려는 차량으로 오인했고 바로 무전으로 경산쪽에서 잠복중인 사이카에 연락

그리고 앞에서도 2명이 달려 온 것이다.

일단 하차 명령에 내렸고 경찰 한명이 내차를 몰고 단속반이 있는 곳으로 가고

나는 임의동행으로 걸어갔다

차를 운전한 경찰관이 손싸래를 코 앞에서 하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고

이어 나는 “더 세게”

소리를 세 번이나 들어야 했다.

나는 마취되어 잘 몰랐는데 경찰관이 탔을 땐 술냄새가 진동했다는 제스쳐 였다.

서로 양해를 하고 헤어진 것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았다

잠깐이었지만 그 상황을 지나다 본 지인과 동료들의 입으로 천파만파 퍼진 상황을

수습하고 해명하는데 한참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