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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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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어버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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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니 관련된 소감을 조금 적어보려고 한다. 돌이켜보면 두 분에게서 기억나는 장점이 두어가지씩 있었다. 두분이 잘 맞는 편은 아니었지만 각각의 장점은 있었다. 성년 이후에 돌이켜보면 함께 살던 20년 간 아버지가 욕을 하는 것은 한번도 못본 것 같다. 이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요즘처럼 이상해진 세월에 비추어보고, 또 그 기간이 20년에 달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장점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생활에 질서가 있는 점도 장점이었다. 어려선 아침 일찍 다 함께 일어나는 것을 혐오했지만 가족 간의 공동체적인 측면을 도외시하고, 그 개인의 질서라는 점을 보면 장점인 것으로 기억된다. 어머니를 돌이켜보면 기억나는 일 중 하나가 예전에는 거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하루는 그 거지가 우리집에 와서 밥을 달라고 했고 요즘의 거실에 해당하는 마루에 그 걸인을 들여서 제대로 밥상을 차려서 주었다. 혹은 대접했다. 당시 그 밥상은 어린 우리 형제가 먹는 것보다 좋았던 것 같다. 나는 놀라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그 장면이 기억나는 것을 보면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따금 돌이켜서 생각케되는 것은 그 다음 장면이다. 그 걸인이 식사를 잘 하고 돌아가는 길에 어머니는 문간에서 배웅하면서, 이제 다시는 오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좀 놀랐던 것 같다. 그 단호한 말투를 듣고, 우리 모친에게 저런 단호함이 있었나 싶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마음 한 편에서 왠지 어머니에게 섭섭한 느낌이 있었다.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할 게 뭐있나 싶은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은 과연 다시는 안 왔는데, 세월이 수만년 쯤 지난 지금도 이따금 그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다. 아마 이야기짓기를 잘 하는 사람이라면 이 하나의 일화를 실마리로 해서 소설을 지어낼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을 이따금 하였다. 사람이 덕 있게 사는 데에는 두 측면이 있다. 어머니는 과연 사람을 덕있게 대하는 편이어서인지 어려서의 내친구 하나도 그런 면을 언급해주어서 이미 사고사로 세상을 떠난 그 친구도 덩달아 고마운 추억이 되고 있는데 문제는 아마도 덕있게 행동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친절하고 덕있음이 아름다운 것이지만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면 그 자신을 다친다. 장기간의 투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은 외형의 이유이지만 그 속내는 달리 있다고 지금 나는 이해하고 있다. 가끔 부부들 간의 관계와 그들의 생활모습을 보면 그런 내부적 인과가 눈에 선히 보이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착함을 어쩌지 못해서 병이 든 사람들이 보인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 애처로움에 휘말리면 그 착한 사람과 同情하는 사람도 마음이 왜곡되기 쉽다. 그 왜곡을 피하게 되면 그 선량한 사람은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다들 어쩔 수가 없게 된다. 어쩔 수가 없을 때엔 어쩔 수 없는 줄을 알아야 하는데 외부적 명분으로 사람들을 묶으려고 하면 그 중에서 다치는 사람이 생겨난다. 병이 들거나 사고가 생기기 쉬울 것이다. 그러면 선량하게 살지 말아야 하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선량하게 살면 다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 또 사람이 간교해질 염려도 있다. 이 둘을 묘합하려면 상당한 배경과 기량이 필요할 것이다. 백포졸이 한 도둑을 잡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 판을 깨는 것은 쉬우나 평화를 보존하는 것은 스물 두 배나 힘들다. 왜나하면 평화를 보존하기 위해선 전쟁을 감내할 단호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R_NEwTxxQ8 김 현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강정호처럼 내쳐 휘두르다가 실패하면 기회가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맞히는 것을 주로 하니 타구가 제대로 뻗지 못한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이럴 때에는 장기간의 처방이 필요하다. 참고 또 참고 연습하고 연습하면서 기다리지도 말면서 기다려야 한다. 만물이 모두 변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변화가 생겨나게 된다. 주역에 대한 공자의 학습 리포트가 부록으로 10개 붙어 있는데 흔히 10익이라고 부른다. 그 중 가장 체계가 잡힌 것이 계사전인데 거길 보면 유명한 말이 있다. 궁즉변, 변즉통이라고... 지금 외형으로 변화가 별로 없지만, 만물은 항상 변하고 있다. 궁과 통 사이에 변이 개입되어서 형이상과 형이하가 연결되고 있다. 여기에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변화를 아는 사람은 참을 수 있다. 왜냐하면 변화 자체가 언젠가의 통,을 보장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난 명리학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왜나하면 명리는 기본 틀 자체가 성리학의 종속변수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명리학의 책 중에 궁통보감이라는 책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 궁통이 바로 이 궁통이다. 즉 궁즉변, 변즉통에서 따온 개념일 것이다. 다만 technically 참고해보면 궁함에서 통함으로 가는 길에 변화가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양산하는 것은 대개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종류를 따지지 말고, 필요한 분량의 변화를 생산하다가 보면 활로가 생겨날 수 있다. 바둑으로 치면 흔들기, 혹은 절처에 봉생과 같은 개념이다. 끊는 데에서 활로가 생긴다는 말은 변화를 초래하겠다는 의사표시이다. 이렇게 바둑에서도 이미 궁즉변, 변즉통을 활용하고 있다. 변화의 원리, 즉 명리가 어디에서나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런 변화원리가 불변원리와 결합되지 못하면 토대가 없다.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사랑없인 못사는 셈이다.. 왜냐하면 그 모오든 재주들이 결국 일없음과 사랑만 있음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타계한 지가 오래 되어서 이미 한 세대 정도가 되었다. 어디에 이미 환생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어떻든 다음 생에는 친절함과 단호함을 묘하게 결합하셔서 아름다운 생을 구가하셨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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