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석영을 묻고 금을 수거하는 작업을 개시한지 40여일이 흘렀다.

유엔은 작업이 순조로움에 안도하였다.

다만 처음에 추정한 금의 양보다 각국이 수거 후 유엔에 보고하는 수량이 적었다.

유엔이 달에 분포되어 있을 금의 수량이 추정이었던 탓에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농후했다.

달에 예상보다 석영의 비중이 높았을 수 있다.

달빛도 확연하게 약해져서 월사량이 45%정도 감소하였다.

아직은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작전이 종료되고 나면, 거의 예전의 달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웅은 설민의 도움을 받아 달의 변화를 매일 관찰하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월사량이 줄어드는 모습에 안도를 함과 동시에, 달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각국 인력들의 노력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민아! 오늘이 45일째인가 달에서 각 나라의 인력이 작업을 시작한 것이”

“응~ 맞아. 생각한 것보다 무난하고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지?”

“다행이 그런 것 같다. 지구가 받는 월사량의 감소 폭이 눈에 띄게 줄었어.”

“웅아! 이 정도면 지구가 예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이미 지구가 받은 영향이 너무 커서 쉽지는 않을거야.

그렇지만 나는 두가지 측면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하나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작동하는 지구의 자기 정화력이야.

위대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지구의 복원력은 환경가인 나도 항상 감탄을 하고는 하거든.

너도 잘 알지만 몇 번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있었잖아!

모두가 자기 정화력의 산물이야. 그만큼 지구는 복원력이 강해.

참 감사한 일이지!

또 하나는 인류의 생존 욕구야.

모든 생명체가 생존 욕구가 있지만, 인류는 그 욕구를 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야. 만약 이번 일을 계기로 환경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기만 한다면, 전화위복 이 되는거지. 아마 모든 지구인이 지금껏 환경을 소홀히 한 점을 크게 반성할걸!“

“웅이 너답지 않게 오늘 말 많이 하는데? 하하하!

그만큼 현재의 상황이 만족스럽고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 거야?“

“너 눈치 무척 빠르다,,,,맞다 임마! 하하하”

“짜식! 내가 너를 모르냐!”

두 사람은 모처럼 기분 좋게 웃었다.

유엔에서 보고 있는 상황도 현웅의 판단과 다르지 않았다.

달에서 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유엔은 향후 지구의 기후 정상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각국의 정상들과 긴밀하게 조율 중에 있었다.

미국이 환경 피해에 크게 노출된 경험으로 가장 적극적이었다.

일본이 가장 큰 피해국이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국가가 아닌 각 열도의 섬들이 독립국가로 행세하고 있어 지구상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사실상 사라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온실가스 감축을 기본으로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의 대폭적인 확대, 식량 자원에 대한 공동체적인 관리 등 지구상의 인류는 과거에 비해 한결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었다.

상대적으로 저개발 국가의 피해가 적었던 만큼 복구도 수월하였다.

저개발 국가의 도약은 다른 선진 국가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인류는 공동의 번영에 대한 기대와 전망에 점차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었다.

달의 상황은 표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각국은 자신들의 구역에서 작전을 착오없이 수행하고 있었다.

매일 매일의 석영 매립 지역과 수거된 금 수량을 유엔에 보고하였다.

표면적인 안정은 그러나 그 내부에는 치열함을 감춰두고 있었다.

달에 있는 금은 각국에게나 개개인에게나 기회였다.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의 각국이 아마도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깃발을 꼽고 내 땅이라고 선언하면 되는 신대륙!

달에 있는 금도 수거하는 자의 몫이었다.

이곳에는 욕망이 있다.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욕망은 내적으로 혼란이 잠재되어 있다.

국가는 국가대로 욕망을 추구하였고, 작전에 참여한 개인은 개인대로 욕망을 갈구하였다.

장혁은 수거된 금이 사라진 현재의 상황을 두가지로 생각하였다.

내부의 시도이거나 외부의 시도이거나,,,,,

어떤 경우든지 위험한 상황이고 자신이 해결해야할 사건이었지만, 두가지의 상황에 따른 대처방안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장혁은 차라리 다른 국가나 조직에서 금을 훔쳐간 것이기를 바랬다.

자신의 조직원들이 저지른 일이라면 그들을 색출하고 처벌하는 일이 너무도 힘겨울 것 같았다.

장혁 자신도 가끔 유혹에 빠지는데, 다른 조직원들도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마음의 갈등을 잘 알면서 처벌해야만 하는 것이 자신이 없었다.

장혁은 각 보관창고에 대한 정밀한 점검을 은밀하게 시작했다.

추정된 바로는 25톤 정도가 사라졌다.

자신이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각 보관창고에서 장시간에 걸쳐 소량씩 빼돌려진 것이다.

그렇게 훔쳐 내려면 불행히도 내부의 동조자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또한 대한민국의 주변 4개국 중에 한나라가 관여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의 구역에 다른 나라의 구역보다 금이 많았음은 비밀이었지만, 그 비밀이 오랬동안 유지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주변 4개국중 가장 금이 적은 베트남이 우선 떠올랐다.

다른 나라도 대상에서 제외 할 이유는 없었지만, 장혁은 우선 베트남을 주시하였다.

베트남에 대한 정보를 모으던 장혁에게 특이한 단서가 잡혔다.

일본의 야쿠자가 합류했다는 정보였다.

장혁은 베트남과 야쿠자와 대한민국 내부의 조직원 중 누군가가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