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계가

친구들과 기원에서 바둑을 두면서 중국식 계가법이 화제가 되었다. 한 친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식 계가는 흑을 기준으로 바둑판에 놓인 흑돌 수와 흑의 집수의 합계가 185 이상 이면 흑이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흑이 진다고 하였다. 우리들의 관심은 과연 이 계가법대로 했을 때와 한국식으로 계가를 했을 때 승패가 뒤바뀌는 일이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바둑이 끝나고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그 화제는 유야무야 내 머리에서 잊혀졌다.

아침에 잠이 깨서 뒤척거리다가 그 계가법이 생각이 났다. 잠도 안 오고하여 곰곰이 그 문제에 몰두해보았다. 결국 결론을 얻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론은 [승패가 뒤바뀌는 일은 없다.]였다.

가장 첨예한 반집 승부만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 한국식으로 계가하여 흑이 반집을 이긴 경우

중국은 7호 반 공제이므로 흑의 집이 백의 집보다 8집이 많아야 됩니다. 이 때 마지막 공배는 흑이 메우게 됩니다.(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이제 심판을 등장시켜서 흑의 집과 백의 집에 흑돌과 백돌을 하나씩 동시에 메우게 합니다.(돌 수가 똑 같이 증가하니까 서로 불만은 없겠지요?) 이렇게 메우다 보면 백의 집은 다 메워지고 흑의 집 8집만 남게 되겠지요. 이제 흑돌 8개로 이 집마저 메웁니다. 그러면 반상은 흑돌과 백돌로 완전히 메워졌지요. 메워진 흑돌과 백돌의 돌 수의 합은 361이 되어야합니다.. 반상에 놓여 진 흑돌 수를  n (실제로 이 수는 흑돌 수와 흑의 집수의 합계입니다)이라고 하면 반상에 놓여 진 백돌 수는 n-9 입니다. 이 둘을 합하면   2n-9가 되고  2n-9=361 이라는 방정식이 얻어집니다. 해를 구하면  n=185 가 구해집니다. 결국 중국식 계가로도 흑이 승리하게 됩니다.

아까 보류했던 마지막 공배를 흑이 메우는 이유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만약 마지막 공배를 백이 메우고 흑이 반집을 승리했다면 위와 똑 같은 과정을 거쳤을 때 반상에 놓인 흑돌 수를  n 이라고 할 때 백돌 수는  n-8 이 되고 이 둘을 합친  2n-8은 짝수이므로 361이 될 수가 없습니다.

2. 한국식으로 계가하여 흑이 반집을 진 경우

7호반 공제이므로 흑의 집은 백의 집보다 7집이 많습니다. 이때는 마지막 공배를 백이 메우게 됩니다. (이유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확인하실 수 있겠습니다.)

똑 같이 심판을 등장시켜서 흑의 집과 백의 집을 하나씩 메워갑니다. 백의집이 다 메워졌을 때 흑 집은 7집이 남게 됩니다. 이 집을 흑돌 7개로 메웁니다. 이제 반상에 놓인 흑돌의 수를 n (이 수는 흑돌 수와 흑집 수의 합계입니다.) 이라고 하면 반상에 놓인 백돌 수는 n-7입니다.  2n-7=361이라는 식이 얻어지겠지요. 이 식을 풀면  n=184가 얻어집니다. 중국식 계가로 하더라도 백이 승리하게 되겠지요.

3. 중국식 계가로 6호반 공제를 하는 경우

위와 같이 계산 해보면 흑의 돌 수와 집수의 합계가 184이상이면 흑이 승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5호반 공제인 경우도 흑의 돌 수와 집수의 합계가 184이상이면 흑이 승리하게 되어서 중국식 계가로는 6호반 공제나 5호반 공제나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또한 8호반 공제인 경우도 흑의 총 수가 185이상이면 흑이 승리하기 때문에 7호반 공제인 경우와 차이가 없습니다.

이상으로 저의 글을 마칩니다. 비록 허접하지만 저의 글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