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어렵게 돌아간다

내 나이를 잊고 살지만 실감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좀 어렵게 살았다 해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에

가슴 여민다.

모두 그렇게 살지 않는가.

누구의 아픔은 공감하지만 나를 알아주지 않아 외롭고

나는 너무 힘드는데 당연하거나 모자란다고 말할 때 떠나고 싶다.

도피가 아니라 나의 빈자리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피부로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무의미한 이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평가에 그럴 수는 없었다.

화도 나고 괘씸하기도 한 그 모든 것이 절실한 사람에겐 치명적이었다.

그것이 고마운 줄 몰라도 바라지 않아도 내 자리를 지키는 이유였다.

사랑하면 문제없다고 말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무심한 작은 섭섭함에 모든 의미를 잃어버리고

달을 보며 별을 보며 하소연한다.

가치가 없는 미물이라도 내치지 못하는데 인연이라면 천륜이라면.

많은 것을 하고 싶었다.

나만큼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에게 나처럼 살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주고

범죄자의 길을 거쳐 선한 길을 찾는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

모범은 상식이었다.

그것은 보시행이고 오해의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지금은 엄니만 남았는데

30여 년 간병 전우 엄니도 내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내 욕을 한다.

백수 하시고 가신 할머니 가산 탕진하고 30여 년 애먹이다 가신 아버지

할머니 치매 10년. 아버지 중풍 30여 년 서로 위로하며 간병했지만

고맙다 고맙다 하시면서도 그러신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라겠지만 내가 백발이 되니 섭하다.

20살부터 했는데.

호사꾼들이 무슨 말을 해도 경험한 분들은 알 것이다

같이 죽고 싶고 달아나고 싶은 심정을.

그래도 술 한잔에 의지하며 취하고 싶은 대로 마시고 내 인생도 찾겠다고

그렇게 망가지고는 다음 날 다시 뭐를 해야는지 찾는다.

효자 효녀는 스스로 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존경한다.

그들은 누구의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의연하며 자연스럽다.

그런데 나는 억지로 했다.

책임감 때문에 했고 엄니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 엄니가 누군가와 전화하면서 일 안 하고 술 마신다는 말에

너무 섭섭하다.

내가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다 설명 못하니 .........

그래도 면전에 못한다.

불효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좀만 더 살다가 나중에. 정말 나중에.

엄니 보내드리고 영전에서 실컷 하소연하고 싶다.

엄니 정말 섭섭했습니다.

나 열심히 했거등요.

내가 그 세월을 버틴 건 미치지 않은 건 엄니 때문이었고

엄니가 도리를 지키려 함에 제가 도운 겁니다.

그 말 꼭 하고 싶다.

지금 면전에서 말고 영전 앞에서.